[뉴스의 2면] 신인문학상 위협하는 ‘AI 소설’

2026년 신인문학상 계절을 맞아 한국 문단이 미묘한 긴장감을 안고 움직이고 있다. 시원한 여름이 막바지에 이른 시점, 올 신인문학상 심사에는 예년과 다른 ‘불청객’이 끼어들었다. 바로 AI 기반 창작 소설 작품이다. 해당 기사에서는 문단 내부의 혼란과 논쟁, 그리고 변화의 싹이 터지는 현장을 담아냈다.

AI 소설의 문단 진입 현상은 단순히 기술적 진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AI가 만든 텍스트’에 대해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은 사회문화 전반에서 예술의 본질, 창작의 정의, 저자의 진정성 논의까지 번진다. 심사위원 중 일부는 “문장 완성도만 보면 구분이 쉽지 않다”는 소회를 밝힌다. 실제로 다수 문예지에 투고된 소설 중 AI 기반 창작 도구(예: GPT 기종, 카카오브레인, 네이버 HyperCLOVA 활용)가 쓰인 사례가 보고됐다. 익명을 요구한 예심 위원은 “작품 선정 뒤 맞춤법과 문체, 흐름 모두 이질감이 없었다. 심층 검색을 거치면서 알고 보니 AI로 작성된 것임을 확인했다”고 털어놨다. 올해만 벌써 신인상 예심장에서 이런 일이 네 차례 이상 있었다는 것이다.

문단의 기류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우선 AI 기반 작품의 후보 선정 자체에 강한 거부감이 있다. 한국소설가협회 한 임원은 “신인문학상은 인간 작가의 첫걸음을 기리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AI 활용은 본질적으로 이 문화적 전통을 흔든다”며 제한 필요성을 주장했다. 실제로 일부 문예지에서는 투고시 ‘AI 전면 금지’ 조항을 신설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또다른 목소리도 있다. 변화 앞에서 ‘두려움’보다는 ‘실험적 수용’을 강조하는 쪽이다. 일군의 현직 심사위원들이 “AI도 인간의 질문과 설정, 창작 의지, 편집 과정이 개입되는 이상 전적으로 배제하는게 오히려 구시대적”이라며 ‘결과 중심’ 평가를 고수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경계의 문제는 어디까지 인간 의지가 작동했는지, 그리고 그 경계가 얼마나 명확해질 수 있는지로 이동한다. 여기에 AI 작품 일부가 ‘인간의 완결된 소설’만큼이나 감각적이고 독창적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예술의 진입 조건’ 논란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

이 변화 바람의 배경에는 AI 기술의 지능적 문장 구성력, 그리고 그 기반이 된 ‘방대한 문해력의 축적’이 있다. 최근 AI 창작 도구들은 단순한 자동 문장 생성기 수준을 넘어서, 플롯 구조, 정서 코드, 스타일 변주까지 그럴듯하게 흉내낸다. 이미 세계 주요 출판계에서는 AI 도구가 쓴 단편소설이 소규모 문학상, 웹소설, 팬픽션에서부터 정식 종이책 출간까지 이뤄진 전례가 있다. 한국 문단 역시 장기적으로 이 변화를 거부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인상 예비작가 지원 프로그램에서도 ‘AI 리터러시’가 강조되는 추세다.

그러나 ‘창작의 진정성’이라는 화두는 여전히 양 진영의 첨예한 논쟁점이다. 기사에 인용된 현직 소설가는 “AI가 가상화된 자기복제 문장을 쓴다 해도 인간 고유의 경험, 상실, 고통, 바람은 여전히 인간만이 쓸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편, 일부 독자들은 이미 AI가 인간의 공감 능력, 서사적 깊이마저 빠르게 습득 중이라고 본다. 한 온라인 문학 동호회 운영자는 “심지어 요즘은 인간 작가가 AI보다 더 딱딱한 문장, 간결한 구조를 쓰는 역전 현상도 벌어진다”며 의심과 혼돈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제는 ‘심사’의 실효성에 있다. ‘익명의 창작자’가 인터넷에서 쉽게 AI 도구를 통해 대량 작품을 제출할 수 있는 현실에서, 심사자(인간)가 AI 여부를 100% 가려내는 데 근본적 한계가 있다. 대회마다 ‘AI 콘텐츠 감별 프로그램’ 개발이 논의되나, 표절 감식에서처럼 기술-기술의 무한 추격전이 반복될 공산도 크다. 기사에선 문단의 일부가 이를 ‘창작에 대한 신뢰와 믿음의 문제’로 바라본다고 소개한다.

한편 AI 창작이 신인문학상에 끼친 영향은 청년 신인 작가층에서 더 극명하다. 몇몇 예비작가는 “AI가 실은 동료이자 경쟁자라는 감각, 그리고 ‘나 역시 AI처럼 기능적 창작자가 되는 게 아닌가?’라는 불안”을 토로하며 창작 동기 자체를 재점검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서는 ‘기술의 예술 침식’ 논란이 일면서 이 문제를 신속하게 제도적·윤리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촉구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궁극적으로 AI 창작물의 신인문학상 진입은 인간 창작 노동의 가치, 문학상이라는 제도의 본질, 그리고 미래 창작자의 역할까지 뿌리에서 다시 묻게 만드는 거대한 일대 전환점이다. 출판계, 문예지, 그리고 젊은 창작자까지 모두가 이 변곡점을 어떻게 통과할지, 그 과정에서 더 혁신적인 실험과 더 섬세한 논의가 이어질 수 있길 바라본다.

— 이상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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