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정치 실험’에 등장한 지역 맞대결, 정치권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다

2026년 8월 28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전국적 파장을 일으키는 새로운 포석을 던졌다. ‘이언주·강득구 지역에 후보 투입’ 공식 선언을 통해 이른바 ‘정치 맞불’ 작전을 본격화했다. 특히 강득구의 지역구인 ‘안양’을 명시적으로 겨냥하며, 강 의원에게 ‘안양으로 오라’라고 압박하자 지역 정가와 여의도 전체가 출렁이고 있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두 가지다. 첫째, 조국이 과감히 새로운 정치 블록의 세력화 실험에 나섰다는 점이다. 둘째, 여야에 고루 비판적 행보를 해온 이언주를 지목, 강득구 내리꽂기에 맞서 각을 세운 모양새가 갈등 구도를 한층 첨예하게 만든 것이다.

이보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조국 신당 측은 기존 거대 양당 구조를 정면으로 흔들기 위해 ‘정책 대결’보다 ‘인물 대전’을 미는 듯 보인다. 여기에는 이언주·강득구 모두 정치적 내력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점이 작동한다. 이언주의 경우 탈여권 및 탈야권 캐릭터로 최근까지도 ‘중도실용’을 표방해왔고, 강득구는 민주당 내 대표적 온건 진보 색채에 행정경험까지 두터운 편이다. 이런 이들과 부딪힐 수 있을 인물을 공천하거나, 최소한 격돌 프레임을 만들고 자신들의 존재감·의제를 전국적 이슈로 끌어올리겠다는 노림수다.

조국은 이미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국 비례대표 교두보, 그리고 주요 도시권 전략 지역구에 집중하며 ‘기존 질서로는 한국사회 변화 불가’라는 인식 하에 반(反)기득권 이미지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안양은 묘한 전장으로 남았다. ‘안양으로 오라’는 도발은 단순한 선전포고 이상의 상징을 가진다. 거대 양당제의 게토를 일부러 침탈해 파열음을 내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를 두고 다른 정치권 관계자들은 “지역 텃밭의 안정을 스스로 흔드는 위험한 도박”이라고 비꼬기도 한다. 그러나 조국의 전략은 본질적으로 정치판의 이권 구조, 인물 독점 구도, 기득권 카르텔이 뿌리박힌 지역구 시스템의 교란 그 자체를 노린 것으로, 그 파장은 짧지 않을 전망이다.

뒤집어보면, 조국발 지역 대결 구상은 사실 현재 한국 정치구조의 비민주성, 즉 금권·조직선거에 의존한 지역구 고착화의 산물을 문제 삼는 데에도 역할을 한다. ‘와해’를 노리는 게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승부수다. 본격 선거 시즌이 오지도 않았건만, 지역별로 재편되는 진영의 동향과 후보 영입전까지 예열되고 있는 것도 곁가지로 놓치기 어렵다. 일부 기성언론들은 겉으로 ‘신당 힘겨루기’ 내지는 ‘정치권 변방의 몸부림’이라는 여전한 폄하 프레임만 쓰고 있지만, 실제로 보수야권 대다수 인사와 민주당 주류 모두가 이 움직임에 일제히 간접적으로 대응하며 긴장감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대목에서 구조적 문제 역시 짚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0년간 수도권 지역주의 카르텔은 이름만 바뀐 정치인들의 교체와 일부 세대 전환으로 채색돼 왔으나, 실제 당선자들의 구성이 의미 있게 바뀐 적은 거의 없다. 창당과 신당 돌풍, 신진세력 바람이 슬로건에 그치던 이유다. 정치판은 “기성정치에서 지역구의 사슬이 풀렸던 적이 있는가?”라는 묵직한 의문을 여전히 안고 있다. 조국이 직접 ‘맞불’을 놓아가며 강서부터 안양까지 지역구 세력 균열을 공공연히 요구하는 상황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지역정치의 벽이 높고, 견고하며, 카르텔화되어 있음을 폭로한다. 지금까지 수많은 정치개혁 운운이 실상은 권력 다툼의 변주였음을 증명하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조국이 선택한 이언주·강득구 타겟팅 공천 전략도 의미심장하다. 개혁주의 코스프레에만 머물렀던 기득권 구도가 실체적으로 근본 변화에 대한 공포, 혹은 변화를 흡수해 자기 것 만드는 소위 ‘내부연성화’ 전략으로 대응해왔음을 비판하는 방식이다. “공천=지역 장악=권력 관리”라는 공식이 영구 반복되는 정치사에서, 신당이 밀어붙인 ‘인물 직접 충돌’ 시나리오는 최소한 파동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충격파가 진짜 변화로 확산될지, 아니면 기존 세력에 의해 상수로 다시 환원될지다.

결국 이번 조국 신당의 지역구 공천·배치 전략은 본질적으로 두 축을 흔든다. 하나는 유권자, 다른 하나는 정당 조직. 전자는 ‘지겹도록 반복되는 얼굴’에 대한 실증을, 후자는 ‘지역 기득권공천’에 대한 관성적 포기와 방관을 각기 맞부딪힐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서 신당 측의 진정성·저항성·명분이 실제 유권자 표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사회 전반에 던지는 호출 효과와 충격요법만큼은 언론·정치권의 반발만큼이나 이미 성공적이다.

단계적으로 보자. 신당에 투입될 후보는 지역에서 실제로 뿌리내릴 여력이 있느냐, 기득권 정당 인물들을 실질적으로 위협할 만한 ‘소구력’이 있느냐가 변수로 꼽힌다. 이언주·강득구 모두 지역 사회와 오랜 인연이 있고, 조직표+지지층이 두텁다. 제대로 된 토론과 시민 공개검증의 장 마련 없이는 표면적 ‘충돌 마케팅’ 이상의 분기점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전망도 맞서나온다. 또한 사실상 중앙정치의 대리전으로 그치는 게 아니냐는 견제구도 잇따른다. 이미 뉴스판에서는 각 정당의 공천 전략, 사천 논란, ‘아웃사이더 프레임’ 작동 여부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궁극적으로 남는 바는 여전히 정치의 중심이 지역 유지, 조직, 금권에 갇혀 있는 현실, 그리고 이 구조를 누가, 어떻게, 무엇으로 깰 것인가에 대한 탐색전이다. 조국 신당의 승부수가 새로운 정치세력을 인증 받고 실질적으로 구도를 흔드는 실효성을 증명할지, 아니면 또 하나의 ‘묻지마 신당’으로 남을지—그 결과에 따라 지역정치의 미래, 나아가 대한민국 정치판의 혁신 가능성까지도 실험대 위에 올랐다. 변화에의 두려움이 혁신을 삼키는가, 아니면 낡은 질서에 균열이 시작되는가. 이 질문이 해답 없이 남겨진 채, 정치판의 여름은 의심과 위태로움, 그리고 시험대 앞에 서 있다. — 강서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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