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기조 재확인에 담긴 정부의 복합적 고심

한국 정부는 최근 미국 하원 내 중국특위(Select Committee on Strategic Competition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the Chinese Communist Party)가 한국의 대중(對中) 관계 개선 움직임에 우려를 표한 것에 대해 ‘한미동맹이 외교정책의 근간’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동맹 기조를 재차 확인하면서도 주변국과 실질적·실용적 교류 역시 병행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국내 언론과의 통화에서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와 안보, 국익의 중심축”이라며 “동맹국 내부 우려의 맥락을 이해하나, 한국 외교는 상호 이익과 동북아 안정을 우선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한중 고위급 채널 복원과 경제협력 접촉이 재개되는 상황에서, 미국측 우려와 중국의 회유적 언행 사이에서 ‘균형외교’의 실제 구사가 요구되고 있다.

미 하원 중국특위는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의회를 중심으로 한국의 대중 정책을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특위 보고서에는 한국의 대중 경제 의존도가 최근 완화되는 듯 보이나, 화합적 메시지와 함께 실제 교역·협력의 재개 신호가 동반되고 있다는 취지의 분석이 있었다. 미국 내 일각에선 동맹국이 미·중 전략경쟁 국면에서 이중적 태도를 취할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안보 동맹 체계는 확고히 유지하면서도 중국과 경제·문화교류의 기회가 있다면 실용적으로 접근한다는 의사를 공식화하고 있다.

정부 내부에서는 동맹 관계의 ‘불가역성’에 근간을 두되, 경제·공급망 등 복합위기 속에서 유연한 실익 추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2025년 이후 미·중 간 갈등의 양상이 기존 군사·안보에서 첨단산업, 기술경쟁, 첨단 인재 유치로 빠르게 확장된 점을 고려하면, 한국 역시 단순히 한 진영에만 치우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포괄적 국익 관점에서 작동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 역시 “우리 정부는 전략적 모호성이 아니라, 국익에 기반한 능동적 실용외교를 지향한다”며 “각 정책 현안별로 균형감 있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중 관계를 바라보는 국내 시각도 복잡하다. 한미동맹 중심의 보수진영은 ‘대중 접근’에 대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크고, 경제계에서는 공급망 관리와 양국 간 경제이익 균형을 강조한다. 주재국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의 적극적 ‘양자관계 회복’ 요구 신호가 꾸준히 입수되고 있지만, 정부는 실제 국정운영 최우선순위를 첨단산업, 국가안보, 인재유치 등 실질적 이익에 놓고 있는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이전 수준의 성장 동력을 보장하지 않는 만큼, 한미동맹에 근거한 장기 전략과 단기적 실익 사이 현실적 절충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향후 한미 관계의 지속적 강화와 더불어, 중국과의 실질적 협력도 다각도로 모색될 전망이다. 최근 외교부, 통상부, 과학기술 부처 등 5부처가 참여하는 대중국 정책 실무조정회의가 확대 편성된 점도 주목된다. 대미 외교와 대중 실익이 상충하는 현안별로 세밀한 조정 작업이 필요하다는 정부 내부 지침에 따라, 각 부처는 ‘투트랙’ 접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무적 차원에선 미국 측 공공외교 채널과의 소통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과는 민간 경제협의회·문화교류 채널 확대를 통한 중간지대 확보 전략이 병행된다.

이와 같은 대응은 한미동맹 기조의 외교안보적 기반 천명과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 첨단 과학기술, 인적자원 확보 등의 국가적 과제를 동시적으로 해소하려는 복합전략으로 볼 수 있다. 대외환경이 복잡할수록 의사결정은 다원화되고, 각 부처·정부기관 협조가 더욱 긴밀해지는 역동적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책 당국은 한미동맹 기조를 흔들림 없이 견지한다는 메시지와 동시에, 현장 중심의 유연한 실익외교 및 차세대 글로벌 협력을 병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국정운영의 중심축은 여전히 동맹 기조에 있지만, 실제 정책 추진과정에서 나타나는 미묘한 조율과 절충이 국가 경쟁력의 향배를 결정지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박지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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