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의 현장, 실리와 명분이 교차하는 국회: 김형동-최기상 간사의 대화가 주는 신호
19일 국회에서 김형동 국민의힘 야당 간사와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여당 간사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시점상 국정감사 일정과 예산정국이 맞물려 여야의 의견 대립이 첨예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두 간사의 공식적이지 않은 접촉은 단순한 인사 이상의 시그널을 가질 수 있다. 주요 정책과 예산, 각종 정치현안에서 벼랑 끝 공방이 길어지는 가운데 여야 실무 창구인 간사가 동선을 맞춘 대화 장소가 보도된 배경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국회 절차상 간사는 각 당의 실무 조율책이자 원만한 의사진행을 위한 핵심 중재자다. 김형동 의원은 의정활동 내내 보수 정책기조와 원칙론을 강조해왔으며, 최기상 의원은 법조인 출신 답게 절차적 정당성을 내세운 타협 어법이 두드러진다. 정치적 계산과 장외 여론 모두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자리다.
최근 정부예산안과 각 상임위의 핵심 법안 처리가 줄지어 있고, 특히 전자정보보호·경제안보 강화, 사회분야 예산 조정, 노동시장 이슈 등이 여전히 대치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상임위에서는 상임위원장, 간사의 비공개 조율이 교착 국면의 숨은 변수로 떠오르고 있지만, 공개된 물밑접촉은 좀처럼 드물다. 이 점에서 오늘 두 간사의 대화 장면은 메시지성이 있다.
실제 여야 내에서는 최근 연금개혁 등 거시이슈와 더불어, 지역 예산 배분, 공공기관 혁신안, 그리고 인공지능·디지털 신산업 육성 정책을 둘러싼 입장차도 작지 않다. 야당은 정부여당의 정책 강행을 견제하는 입장이지만, 대국민 신뢰와 내년 총선 전략까지 고려한 절충점 모색이 불가피하다. 여당 역시 집권 2년차에 접어든 만큼 정책 연속성과 정치적 실익, 당내 기류 관리라는 복합적 고민이 엿보인다.
또한 최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주요 이슈별 여야 태도에서도 간사라인의 실무협상력은 핵심이다. 대정부질문, 경제 정책 질의, 언론 법안 등 각종 현장에서 실무진 간사 간 커뮤니케이션이 일종의 신호탄 역할을 할 수 있어, 언론 역시 두 인사의 직간접 접점을 주목하고 있다. 오늘 장면 역시 이 논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같은 현상은 국회 협치의 구조적 한계와 가능성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정치적 공방의 전선이 넓어질수록, 실무자 간사의 접촉 빈도와 진정성, 비공개 조율의 내용은 실제 국회 안팎 조율력의 성패로 이어질 수 있다. 동시에, 비공개 협상 구도에 대한 국민 불신 역시 누적되고 있다. 두 간사가 공식 석상에서 대화하는 순간조차 의도와 효과가 투명하지 않다는 해석도 많다. 이른바 ‘물밑 협치’가 진짜 국민 이익 실현과 일치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뒤따른다.
과거 사례를 볼 때, 간사급 조율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언제나 여야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에 최종 판단이 좌우됐다. 실무선 합의가 지도부 및 원내 의총을 통해 뒤집히는 이중구조 역시 여전하다. 현 시점에서 두 간사의 실질적 소통이 실제 정책 변화나 예산 합의로 연결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단순한 허례와 형식에 머물지 않고, 국민적 의제에 대한 실질적 논의와 협상력 강화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그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결국 오늘의 대화 장면은 국회 내부의 셈법과 정치역학, 각 당의 전략적 의지, 그리고 국민적 신뢰의 함수가 중첩된 표상에 가깝다. 협치의 진정성에 대한 물음과 함께, 간사 조율의 현실, 그리고 무엇보다 공공정책의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면밀한 검증이 요구된다. 단발적 만남을 넘어 국회 정치의 정상화, 실용적 입법 조율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성과와 국민 신뢰가 최종 평가의 기준이 될 것이다.
— 박희정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