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홈쇼핑, ‘부실·방만 경영’이라는 경고음과 변화의 신호
공영홈쇼핑의 경영 구조에 대해 국회의원이 여야를 막론하고 부실과 방만함을 지적하며 통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김원이 의원은 공영홈쇼핑이 애초에 공공성과 공익성을 기반으로 소비자의 일상생활에 긍정적 가치를 더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드러난 운영상의 문제로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발언했다. 실제로 홈쇼핑 채널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 비대면 소비 활성화의 수혜자였으나, 그 ‘기회’는 충분히 살리지 못한 채 시장에서 점차 존재감을 잃고 있다. 업계 내외에서 불거진 부실한 재정관리, 경직된 운영문화, 다수 사업 부문의 중복 등은 공영홈쇼핑이 가진 ‘공공성 브랜드’에 오히려 상처가 되고 있다.
흐름은 명확하다. 홈쇼핑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창구가 아닌,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심리 변화를 가장 먼저 읽어야 하는 ‘트렌드의 최전선’ 위에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 공영홈쇼핑은 지역, 중소상공인, 농민, 소비자 각 계층이 체감할 수 있는 가치 제시를 놓쳤다는 평가가 줄을 잇는다. 홈쇼핑의 과거 역할이 수동적 상품 중개에 머물렀다면, 현재 소비자는 경험·가치·스토리를 쇼핑에 요구한다. MZ세대의 부상, 다채로운 미디어 채널 등장, 구독경제와 개인화 소비 확산이라는 2026년 소비 지형도 속에서, ‘공공성’만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설명하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이제 소비 트렌드는 ‘꼼꼼한 비교’, ‘윤리적 소비’, ‘로컬&공정 무브먼트’, ‘가격 외에 스토리와 철학까지 구매하는 심리’로 만개했다. 대세 브랜드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나에게’ 의미 있는 소비가 무엇인지, ‘왜 이 가격이며, 왜 이 채널을 통해 사는가’가 현실적 판단 근거가 된다. 공영홈쇼핑의 방만 경영은 곧 소비자의 신뢰 하락과 직결된다. 예를 들어 최근 홈쇼핑 업계 공통의 ‘기간 한정 골라담기’, ‘공동구매’ 트렌드조차 자체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던 점은 경영진의 트렌드 미감이 시대를 따라가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반면, 민간 홈쇼핑의 경우 데이터 기반 재고관리, IT와 협업한 신규 서비스(실시간 피드백, 알고리즘 추천 등), 맞춤형 콘텐츠 큐레이팅 등을 빠르게 적용하며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올해 들어 공영홈쇼핑은 영업이익률이 정체됐고, 낙후된 비용 구조, 상품 편성의 단조로움, 전략성 부족이 드러났다. 다양한 지역-산지의 생산자들이 최저가 경쟁으로 내몰리거나 프로모션 부담만 떠안는 환경 역시, 본래 ‘공익적 역할’과 어긋난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조직 통합’, ‘연계 플랫폼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타 홈쇼핑사는 스마트스토어, 라이브커머스, 숏폼 커머스 등 스마트 디지털 전략으로 신시장 개척에 앞장서는 반면, 공영홈쇼핑은 낡은 운영 틀에 머물러 변화를 거부했다. 여기에 각종 감사 및 감사원 지적, 국회 보고서 랭킹 하락 등이 합쳐지며 공영홈쇼핑의 혁신 필요성은 단순한 경영진 책임론을 넘어, 산업 및 정책적 전환점으로까지 부상했다.
실제로 해외 공영 유통 플랫폼들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첨단 기술과 파트너링에 과감하게 투자한다. 일본의 NHK쇼핑, 유럽 공영채널 연계 마켓의 경우 소비자 피드백 실시간 반영, 친환경·로컬 특화 상품군 활성화, 다각적 고객참여 캠페인으로 ‘신뢰’와 ‘질주력’을 동시에 얻고 있다. 우리 공영홈쇼핑 역시 ‘공익성’을 표방하되, 현대식 유통 트렌드, 소비자 경험 분석, 재무 투명화, 콘텐츠 혁신이 수반되어야만 브랜드 가치가 새롭게 살아난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왜’ 공영홈쇼핑을 찾아야 하는지 분명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정치·행정 논리에 그칠 일이 아니라, 시장과 일상 변화에 민감하게 초점을 맞추는 소비자 중심적 혁신만이 해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공영홈쇼핑의 통합(인력, 자원, 콘텐츠 협업) 및 조직 슬림화, 그리고 ‘로컬 특화 커머스’와 ‘옴니채널 전략’이 병행될 때 진정한 공공 플래그십으로 거듭날 수 있다. 2026년의 소비자는 정보를 빠르고 깊이 있게 흡수한다. 가격, 품질, 친환경, 로컬, 공정, 그리고 미디어적 재미까지 한 번에 누리고 싶어한다. 여기서 답을 찾지 못한다면 공영홈쇼핑은 금세 시장에서 도태된다. 결국, 공영홈쇼핑 과제의 본질은 ‘방만 경영’이 아니라 ‘방만 사고방식’의 혁신이다. 시장과 트렌드 변화가 요구하는 스피드, 기민한 소비심리 공략, 그리고 시민 참여의 플랫폼화 추진이야말로 공영홈쇼핑에 지금 가장 필요한 변화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