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의 선명한 도전, J팝과 한국음악의 낯설고 설레는 조우

저녁빛이 도시의 굽은 풍경을 어루만질 무렵, 음악 씬에 조용한 파장이 일었다. 신인 아티스트 온오(ON:O)가 정식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첫 데뷔 앨범의 이름은 직설적이면서도, 반복의 리듬이 살아 있는 ‘따따따’. 밀려오는 J팝의 뉘앙스로 자신의 색을 덧그리며, 최근 변화하는 K음악 무대에 또 하나의 물살을 더한다. 후끈한 조명과 미묘하게 울려 퍼지는 베이스, 어딘가 일본 대중음악 특유의 청량한 멜로디에서 호흡이 이어진다. 온오의 보컬은 마치 투명한 아지랑이처럼 공기 속을 떠다닌다. 이 신인의 첫 트랙에선 일본적 아이돌 팝의 무해함과 한국 대중음악의 정교한 기획력이 뚜렷하게 교차한다. 앨범은 아직 온전히 대중의 평가를 기다리는 중이지만, 사운드 감각에서는 이미 새로운 감촉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2-3년 동안 일본 문화, 특히 음악 요소가 자주 수입되고 변주된 경향은 여러 씬에서 감지된다. 뉴진스, 아이브, 르세라핌 등 영향력 있는 팀들의 최근 사운드나 안무에서도 일본 J팝의 어법은 세련된 직물처럼 포개져 있다. 그럼에도 온오가 던지는 파장은 조금 더 직접적이다. 첫 곡부터 작법, 편곡, 보컬 처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J팝’이란 거울 앞에 스스로를 세웠다. 흐릿하게 베껴진 그림자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만의 그림자로 재조합한, 조금은 낯선 듯 또렷한 시선. 데뷔 앨범 ‘따따따’에는 아이러니가 묻어난다. 가요계에서 익히 경험한 감상의 익숙함과, 갑자기 쏟아진 일본 팝 비트의 이방성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대 퍼포먼스 비디오에서 온오의 표정 연기, 강약을 오가는 군무, 어딘가 만화적인 동세마저 J팝 특유의 미학을 따르지만, 이질감과 동경 사이에서 아슬하게 줄타기를 한다. 자주 들리던 K팝 특유의 강한 사운드나 군더더기 없이 정리된 곡 구조와도 달리, 앨범 곳곳에는 헐거운 듯 자유로운 고동이 머문다. 음악 평단은 새로운 신호에 신중하지만 호기심 어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SNS와 음원사이트 댓글을 보면, “이게 진짜 K팝인가, J팝인가”라는 수군거림이 뒤섞인다. 일본 스타일의 가벼움, 소년 혹은 소녀의 섬세한 정서, 그리고 약간은 귀여운 스웩. 온오의 음악엔 국적의 경계에 선 혼종미가 존재한다. K팝 산업은 갈수록 더 복잡해지는 크로스오버와 실험을 선택하고 있다. 이미 많은 신예 그룹과 솔로 아티스트가 ‘글로벌’을 표방하지만, J팝적 요소를 전면에 내세운 사례는 여전히 낯설다. 온오의 시도는 도전이자 질문이다. 우리는 아직 일본 음악적 취향과 한국 대중음악의 코드가 얼마나 가까워지거나 멀어질 수 있는지, 2026년 이 순간에도 답하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따따따’는 한일 대중음악 교류의 새로운 첫 페이지가 아니라, 현재의 선명한 표식이 된다. 자연광처럼 투명하고 흔들리는 음색, 과감히 흔드는 일본식 무드, 경계 앞에서 망설임이 보이는 미완의 기운. 그러나 동시에 ‘따따따’는 기성 K팝과 J팝에 동시에 신호를 보내는 새로운 머리글자 같기도 하다. 덜 정제된, 그러나 신선한 시도 앞에서 대중 역시 숨을 고른다. 음악계가 이번 신예에게 덤덤하면서도 기대를 거는 이유는 아마도 ‘따따따’ 그 반복을 통해 틀을 이탈하려는 시도에 있다. 늘 같아 보이던 K뮤직의 파도 위에서, 약간은 비껴난 박자로 천천히 물결이 일어난다. 온오의 음악적 모험이 앞으로 어디로 흘러갈지, 그들의 첫 장은 조용히 그리고 선명하게, 이 밤 도시의 습기처럼 번지고 있다. — 서아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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