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 ‘시민건강체육센터’, 낡은 공간에서 피어나는 건강한 일상

한겨울의 매서운 바람에도 맨몸으로 재래시장 골목을 걷던 김순희(74)씨는 동네 작은 공원 앞에 붙은 공사 안내문을 몇 달째 호기심 가득하게 지켜보고 있다. 그곳에 곧 들어설 ‘광명시민건강체육센터’는 노후 청사를 새로 단장해 시민의 건강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광명시가 ‘운동·여가 한곳에’라는 슬로건과 함께, 지자체 내 유휴 국·공유 자산인 옛 창업지원센터를 운동·여가 복합시설로 거듭나게 하는 결정은 최근 노후화된 관공서 활용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와 시민 삶의 질 향상 요구가 만난, 시대적 흐름의 자연스러운 대답으로 읽힌다.

20여 년 간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던 창업지원센터 자리에 들어서는 체육센터는 건강의 시작점이 될, 그야말로 새로운 ‘지방행정의 실험’이다. 전국적으로 고령 사회에 접어들면서 신체활동 저하로 인한 만성질환, 우울증, 고독 등 복지 문제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광명시는 출산율 둔화, 핵가족가정 증가와 맞물려 공동체의 목소리가 점점 사라져가는 상황을 체험해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로 촉발된 건강·생활 복지의 중요성이 시민 사이에 깊게 파고든 최근, ‘운동’은 외로운 이웃에게 삶의 희망이 되기도, 아이와 부모가 다시금 만나는 공동의 언어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광명시민 2만2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건강실태조사에서도 ‘체계적인 운동공간’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 어르신은 ‘걷거나 가벼운 체조를 할 공공장소가 너무 적다’고 말했고, 청소년들은 ‘공부에 지쳐 몸도, 마음도 관리받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몸이 아프면 어디라도 튼튼해야 한다”는 현장 목소리가 모아진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세대가 같은 공간에서 ‘운동’이라는 언어로 묶여 소통할 수 있는 체육센터의 필요성은 현실적인 문제의식 위에 서 있다.

광명시는 이 노후 청사 리모델링에 국비와 시비 포함 총 6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구체적으로 헬스, 요가, 댄스, 재활운동을 위한 체력단련실, 그룹운동실은 물론, 노인들을 위한 고령친화형 운동공간, 아동 맞춤 활동실, 장애인을 위한 무장애 공간 설계까지 반영했다. 지역주민 중 장애가 있는 40대 남성의 어머니 황혜정 씨는 “기존엔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물리적, 심리적 장벽이 너무 컸는데, 동네 안에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센터가 생긴다면 모두에게 진짜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현장 취재를 이어가며 만난 또 다른 시민 김호식(38) 씨는 아이를 데리러 가던 중 “요즘 누구나 체력 저하를 걱정한다. 아이와 함께 뛰놀 수 있는 곳이 집 앞에 생긴다는 건 농담이 아니고, 그야말로 생활의 혁명”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시민들의 바라는 바는 결국 ‘내 삶의 반경 안에서’ 일상의 변화를 경험하고, 마을과 함께 성장하는 건강권을 누리는 것이다. ‘체육센터’라는 물리적 장치가 단순히 운동장소 이상으로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소매 역할을 하길 바라는 이들이 많았다.

최근 비슷한 사례는 다른 도시에서도 이어졌다. 서울 구로구, 부산 사상구 등 노후한 공공건물을 리모델링한 복합체육센터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사상구의 경우, 운동 프로그램에 치매예방, 심리지원, 가족참여형 프로그램까지 도입해 “시민의 정신·사회 건강까지 어루만진다”는 반응을 얻었다. 광명시 또한 단순 스포츠를 넘어서 다양한 세대와 계층의 소통, 복지, 심신 치유를 목표에 두고 있어 지역사회 내 ‘건강 복합콤플렉스’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도 있다. 인근의 유사체육시설이 방치·운영부실 사례로 ‘예산 먹는 하마’가 됐던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시설 유지·관리의 계획성, 전문 프로그램 기획 담당 인력 확충, 시민참여형 공간 운영 등 ‘이용률을 높이고 모두가 만족하는 방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지속적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 체육센터 입구를 지키던 경비 아저씨의 “처음만 요란하고, 금세 썰렁해지면 어떡하냐”는 걱정 어린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시민이 진짜 지도자이자 주인이며, 그래서 ‘시민 건강권’이라는 말의 무게는 단순 정책 키워드를 넘어서야 한다.

광명시민건강체육센터가 아이는 물론 어르신, 가족, 장애인, 사회적 약자 모두에게 따스한 온기가 흐르는 마을 사랑방이 될 수 있을까. 낡고 쓸쓸했던 공간이 운동화와 미소로 채워지는 그 순간, 우리는 또 한번 ‘작은 변화가 만드는 큰 기적’을 곁에서 목도하게 된다. ‘운동·여가 한 곳에’라는 짧은 구호 뒤, 실제적이고 따뜻한 변화가 삶의 현장에서 연길 바란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광명시 ‘시민건강체육센터’, 낡은 공간에서 피어나는 건강한 일상”에 대한 5개의 생각

  • 이거 진짜 혁신인데? 광명도 뭔가 달라지네 ㅋㅋ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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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시설이야말로 시민 건강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실제로 얼마나 많은 프로그램과 전문 인력이 체계적으로 운영될지, 형식에 그치진 않을지 우려도 있습니다. 도시마다 유사 사례가 있음에도 유지관리가 쉽지 않았던 점도 고려됐으면 하네요. 자주 이용하게 될 공간이 보다 실용적으로, 안전하게 운영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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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명에 이런 시도가?… 실제로 주민 이용도가 올라가야 성과겠죠… 말뿐인 공간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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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명시민의 일상에 점진적인 변화가 일어날지 지켜보고 싶네요. 이런 센터에 사회적 약자도 자연스럽게 함께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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