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여행 가려 했는데”…30대 직장인, 마음 바뀐 이유
이른 여름의 바쁜 도심, 오후 사무실 창가에 볕이 남아있을 때 그는 잠깐 컴퓨터 화면을 멀리했다. 30대 평범한 직장인은 지난달만 해도 상하이행 비행기표를 검색하며 설렌 마음으로 미리 즐길 맛집과 이국적 풍경을 찾아 적어두었다. 하지만 그가 끝내 목적지를 다른 곳으로 틀게 된 표면 아래에는,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여행의 진정성과 일상의 의미가 조용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끈적이던 계절, 유명 여행 플랫폼들은 앞다투어 상하이 특가 항공권과 호텔 패키지를 내걸었다. 올봄부터 상하이를 비롯해 중국 각 도시가 외국인 관광 유치에 힘을 써, 코로나 시기의 엄격했던 입국 절차와 영업 제한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먹거리와 문화 공간에 민감한 소비 성향을 가진 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번화한 상하이의 새로 문 연 레스토랑, 로컬 시장, 이색 바&카페 투어는 ‘지금 아니면 못 가본다’는 초조함이 뒤섞인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직장인은, 마음 한편에 문득 찾아온 ‘이 부담대로 떠나도 괜찮을까’란 생각에 연필을 멈췄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회의와 야근 속에서 잠깐씩 눈을 감으면, 실제로 상하이 골목에 서 있는 듯한 환상이 머릿속을 스쳤지만, 막상 비행기표 결제를 앞두고는 숨이 막히듯 마음이 무거워졌다. 단조로운 도시의 속도에서 벗어나려는 욕망과, 지나친 ‘가치 소비’ 피로감, 그리고 현지에서의 언어 불편이나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한 걱정이 의외로 발목을 잡았다.
최근 여행 업계의 자료와 소비자 여론에서 확인되듯, 여행의 선택은 더 이상 ‘해외냐 국내냐’라는 이분법을 넘어서고 있다. 여행은 ‘지금 내 삶에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다. 직장인 A씨는 인터뷰에서 “상하이도 매력적이지만, 혼잡한 여행 인파와 소셜 미디어에 쏟아지는 수많은 추천 콘텐츠, 부담스러운 예약 경쟁에 이어서까지도 쉼 없이 움직여야 한다는 게 오히려 마음을 막았다”고 털어놓았다.
첫 여행지로 계획했던 곳을 버리고, 그는 곧 집 근처 한적한 해안 마을을 목적지로 삼았다. 소박한 숙소와 우연처럼 다가온 바닷바람, 방파제에 앉아 음악을 듣는 시간. 상하이의 화려함을 내려놓고 나니, 여행은 화려한 인증샷이나 인기 맛집이 아니라 사소한 호흡과 휴식의 틈 사이에서 진짜 의미를 찾게 되었다. 맛집을 찾아 헤매는 대신, 어릴 적 친구와 함께 먹었던 길거리 옥수수와 해산물 뚝배기가 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중국 주요 도시의 급격한 개방과 디지털 마케팅 경쟁으로, 무수히 많은 젊은 직장인이 매달 해외 여행을 고민한다. 하지만 여행 비용과 안전, 언어 장벽, 현지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싹트면 한 걸음 물러앉을 수밖에 없다. 온라인상에서는 여행 ‘FOMO(놓치면 안 된다는 두려움)’가 공기처럼 번진다. 유행하는 옷과 음식, 여행지를 따라가다 지친 마음이 선택한 ‘조용한 장소에서의 쉼’은, 오히려 사색과 재충전에 가까웠다.
올해 들어 젊은 층의 여행 패턴은 확연히 바뀌었다. 새벽 비행기를 타고 낯선 도시로 나가는 대신, 일상의 경계에서 가까운 소도시ㆍ자연ㆍ동네 로드트립에 만족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 속에는 “누구를 위한 여행인가”라는 질문이 깊이 자리 잡았다. 옛 친구가 추천해준 군산의 커피숍에서 망설임 없이 시키는 주문, 바삭하게 구워진 바게트의 소리, 투박한 그릇에 담긴 해산물 한 접시. 휘황찬란한 도시의 스펙터클 대신, 작은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나지막이 미소 짓는다.
상하이 여행을 최종적으로 포기한 그 선택은, 결코 소극적이거나 타협이 아니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과 타인의 기대, 그리고 소셜 미디어 속 자극적인 콘텐츠와 적당한 거리를 두는 용기이기도 하다. 익숙하고 작은 것에 스며있는 평온함, 본질을 놓치지 않는 자기만의 여행법이 오히려 현재 세대에게는 진짜 쉼이 된다. 우리는 아직도 여행의 의미를 끊임없이 묻고, 또 다시 각자의 방식으로 대답한다. 당신에게 여행이란, 무엇인가요.
— 하예린 ([email protected])


해외 대신 동네여백 ㅋㅋ 이해된다 ㅋㅋ
역시 요즘은 집 근처 뚜벅이 여행이 대세! 돈 굳고 마음 편함👍
익숙한데서 쉰다고 욕하지마 ㅋㅋ 나도 그렇게 삼
소박한 여행이 뭔지 공감!! 돈 아끼고 마음도 편하고!!
총알 같은 여행 특가만 보면 꼭 나만 가만히 있으면 큰일나는 줄 알았는데, 결국 결국엔 나한테 맞는게 뭔지 직접 부딪쳐 보니까 알겠더라구요. 상하이 대신 해안 마을이라… 은은하게 와닿는 선택이라 생각들어요🤔 다들 자기만의 여행을 못 찾으니까 불안해지죠. 멋진 기사네요.
요즘 여행 FOMO 진짜 심하지. 다들 SNS 보면서 안 가면 뒤처지는 느낌 들고… 근데 한적한 곳에서 쉬는 거, 이게 진짜 힐링 아닐까 싶다. 해외도 좋지만 결국 어디가든 마음이 편한 게 먼저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