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디지털헬스법’ 중복 없앤다
몇 해 전 아버지의 당뇨 관리를 위해 선택한 건강 앱. 매일 혈당을 기록하고 식단 정보를 입력하기 위해 하나의 서비스를 썼지만, 막상 보험 청구나 의료 상담이 필요하면 전혀 다른 앱으로 이동해야 했다. 중복된 정보 입력과 헷갈리는 데이터 관리로 혼란을 겪은 이 경험은, 디지털 헬스케어가 우리 삶 가까이 다가오면서 생긴 시대의 작은 단면이다.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디지털헬스법’이 바로 이런 혼선을 해소하기 위한 한 걸음이다. 해당 법안은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의 기준을 정비하고, 정부와 기업, 의료기관이 중복 없이 정보를 교환하도록 만드는 데 방점을 두었다. 기존 관련 법령이 난립하고, 개인정보보호·의료법·정보통신망법 등 여러 법의 적용을 받는 복잡한 현실에서, 이용자 한 사람의 데이터가 분산되고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컸다. 이번 ‘디지털헬스법’이 중복 규제를 줄이고, ‘하나의 통합 뼈대’로 헬스케어 산업을 끌고 가겠다는 신호탄이 된 셈이다.
지난 5년, 디지털 기반 건강관리 시장은 말 그대로 빅뱅이었다. 코로나19가 원격 진료, 모바일 건강관리(모바일헬스), 인공지능 의료서비스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고, 정부·지자체·대기업부터 이제는 스타트업, 동네 의원까지 ‘헬스케어’란 이름의 서비스로 달려드는 중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진료정보, 검사결과, 보험 정보 등이 사업자·의료기관·공공기관별로 따로 놀았다. 플랫폼 사업자는 비슷한 기능을 반복 개발했고, 이용자들은 매번 앱을 바꿔가며 같은 정보를 입력하는 수고를 감내했다. 이 과정에서 대형 플랫폼의 독점적 위치, 개인정보 유출 등 또 다른 문제들도 싹텄다.
‘디지털헬스법’은 ‘중복’이란 한국 의료 디지털화의 두통거리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금융위원회 등 여러 부처 각자의 디지털헬스 관련 사업과 법령을 엮어 통합 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이 체계 아래에서는 한 번의 인증과 표준화된 방식으로 개인 건강정보를 관리하고, 진료·보험·생활 건강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의료 현장에서는 중복검사, 불필요한 종이서류, 힘든 기록 정리의 시간이 줄고, 이용자들은 ‘내 건강정보 한눈에 보기’가 현실이 되는 식이다.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책임성’과 ‘신뢰’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빠르게 커지면서 정보 유출, 오진, 부적합 앱 난립과 같은 진짜 위협도 현실화됐다. 새 법이 시행되면 등록·인증 절차를 갖춘 사업자만 시장에 들어올 수 있고, 데이터 접근·사용 주체에 대한 투명성이 제고된다. 이를 통해 익명의 앱 혹은 플랫폼이 이용자의 건강을 책임지는 허점이 줄고, 국민 건강권이 강화될 자리가 넓어질 것이다.
하지만, 변화를 맞이하는 의료 현장은 뜨거운 찬반의 목소리로 얼룩진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각종 데이터 통합이 오히려 개인정보 안전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고령층·취약계층의 정보 접근성과 ‘디지털 소외’는 언젠가 터질 사회적 약자의 이슈로 남아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반 서비스가 오히려 의료의 인간적 가치를 약화시키는 부작용도 경고한다. 이런 목소리들은 모두 ‘사람’ 중심에서 멀어질 위험이 있다며, 제도를 만들 땐 반드시 이용자가 스스로 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설계하고, 제도 사각에서 밀려나지 않게 촘촘히 지원하라고 당부한다.
현장마다 물음은 다양하다. 건강검진 결과가 여러 기관에서 중복 입력되는 이중 노동, 공공·민간 플랫폼의 차별, 각 부처의 데이터 독점…한 환자가 다섯 개의 건강 앱에 동의와 정보를 흩뿌리며 벽에 부딪히는 현실, 그리고 그 뒤에서 가족·노인·장애인 등 취약한 이들이 겪는 기술 장벽. 이 복잡다단한 풍경은 ‘디지털헬스법’이 단순히 규제 정비가 아닌, 실질적인 삶의 현장을 바꿔야 하는 까닭을 보여준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은 개별 헬스케어 정보 표준화, 통합 시스템 구축에 국가가 적극 개입하고 있다. 우리 역시 눈앞의 산업 부흥과 혁신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건강정보가 온전히 주인에게 귀속되도록’ 하는 출발점, 그리고 현장 목소리의 반영이 담보돼야 할 시점이다. 무엇보다 장애인, 어르신, 이주노동자까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포용하는 디지털헬스’가 시대적 과제다. 제도 정비 이후에도 꾸준한 현장 모니터링과 참여적 거버넌스, 이해관계자 간 소통이 뿌리내릴 때만이, 빠르고 화려한 기술 뒤에 ‘돌봄’의 온기가 깃들 것이다.
한 간병인은 “매번 병원 갈 때 다른 앱에 같은 정보를 적어서 너무 혼란스러웠다”며, 앞으로는 더 많은 환자와 가족이 ‘한눈에 건강관리’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디지털헬스법이 결국 지향해야 할 곳, 그것은 화려한 기술 진보가 아니라 ‘삶을 진짜 변화시키는 사람중심 시스템’이어야 한다. 데이터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기억과 경험, 그리고 내일을 지키는 울타리여야 한다.
김민재 ([email protected])


이런 디지털헬스 통합이라고 해서 실제로 편해질지 의문입니다. 이미 건강 앱이나 보험사 앱 다 따로 놀아서 너무 불편한데, 통합한다고 현실이 달라질까 싶네요. 정부가 실제 현장 의견 좀 제대로 반영했으면 좋겠습니다. 무턱대고 시스템만 만들지 말고요.
진짜 혁신적 변화! 하지만 기술이 약자를 밀어내진 않을지 걱정도 많네요. 플랫폼 독점 아닌, 모두에게 공평한 접근성이 꼭 보장돼야죠🤔 아직 현장부처 협업이 제대로 될지 모르겠음. 미국이나 유럽처럼 투명성 제도화 꼭 이루길!
계속 중복 입력하다 멘붕온 적 많음. 진짜 바뀌면 좋겠다…
중복 없앤다더니 또 법만 만들고 땡 아닐지 걱정임ㅋㅋ 기대는 됨 ㅎ
디지털헬스 법 통합한다고 원클릭으로 건강정보 볼 수 있나…일단 기대는 해보겠음. 꼼꼼하게 해주세요…
다 좋다 쳐도!! 정부 시스템에서 또 에러나고 마비되는 거 상상하는 중…진짜 현장 목소리 안 듣고 탁상공론만 하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