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 16만 명 운집, ‘텍스트힙’ 모멘텀의 사회적 의미

2026년 서울국제도서전이 16만 명이라는 대기록을 남기며 마무리됐다. 도서전 제목의 ‘텍스트힙’이라는 단어가 상징하듯, 올해 현장엔 책 자체뿐 아니라 다양한 굿즈와 체험형 프로그램을 찾는 ‘텍스트 감각’ 문화가 도서관, 서점, 청년 세대 일상 속에 보다 깊숙이 들어왔다. 사회적 분절, 디지털 피로, 짧은 소통의 피상성 아래 ‘다시, 책’의 필요를 말해왔던 최근의 문화 흐름이 도서전에서 구체적 형태를 갖춘 양상이다. 기록적 인파는 주최 측조차 예상을 넘어선 수치였다. 한 전시관 관계자는 ‘2020년대 초반 팬데믹과 출판불황 우려 이후 이렇게 대중적 관심이 몰린 건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주요 출판사는 신간 출시에 머무르지 않고 키링, 엽서, 특별 아트북, 북페어 한정 아이템을 대거 준비해 ‘책+경험’ 트렌드를 체감하게 했다. 20대~30대 관람객 비중이 현저히 높았고, 도서전 전날 밤 야간 개장 시간에도 관람객 줄이 끊이지 않았다.

한편, 일각에서는 ‘텍스트힙’이란 테마를 통한 책의 일종의 즐김을 신세대적 소비양식의 확장 정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단순히 ‘힙’하다는 이유로 인증샷 문화나 굿즈 수집에 머무르는 현상이 읽기의 본질적 가치에 어떤 영향을 남길지 묻는 목소리, 실질적 독서 인구로의 전환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도서관 현장 사서 김소연 씨는 “도서전 이후 책 대출이나 관련 행사가 확장되긴 했지만, 자기계발서나 특이한 아이템에만 쏠릴 때 그 파장이 지역 독서 문화로 연결되기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해외 사례를 보면 대중적 도서전과 거리축제, 굿즈 마켓이 결합하는 흐름은 주요 선진국 도시에서도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도쿄국제도서전, 런던북페어, 뉴욕 북 위크 등에서도 Z세대를 중심으로 한 ‘책+경험’ 콘텐츠가 급증곡선을 보이고 있다. 이들 도시 역시 전시회 참여 경험이 지역 문화공간, 지역서점 활성화와 연결되는 선순환 고리가 강해져 왔다. 이와 달리 서울에서는 행사 현장 참여는 활발하나, 지속적 독서-담론의 장으로 이어가기 위한 정책적, 지역 네트워크 측면이 비교적 약하다는 의견도 많다.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텍스트힙 열풍은 ‘소유욕’과 ‘경험 욕구’가 동반하는 지금 시대 청년/청소년의 문화적 코드 변화를 보여준다. 팬데믹 기간 비대면 콘텐츠에 익숙해진 세대가 실제로 체험하고자 하는 현장 집결, 새로운 취향의 발견, 타인과 소규모로 공유하고 인증하는 디지털 습성이 책과 관련된 축제에서도 점점 비슷하게 반복되고 있다.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소셜 미디어와 함께 소비되는 한정 굿즈, 아트웍, 즉흥 포토존, 작가와의 만남 등은 실은 ‘텍스트’로서의 책 자체의 힘만큼, 주변 맥락—즉 누가, 어디서, 어떻게 책을 접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갈증을 대변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실질적 독서회, 시민 북클럽, 독립출판 생태계 확장으로까지 이어질 근거는 아직은 미약하지만, 문화 소비가 더이상 일방적이지 않으며, 책이라는 매체 역시 ‘경험 상품’으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이번 도서전은 생생히 보여준다.

촘촘한 눈으로 도서전 현장을 보면, 중소 독립출판사나 도서관 부스가 작년 대비 확실히 늘었다. 특히, 이들 부스엔 2030, 가족 단위 관람객이 책을 직접 만들어보거나 큐레이션에 참여하는 ‘프로슈머’ 활동에 주저함이 없다. 이는 활자를 통해 타인을 사유하고, 공공 공간에서 소통하며, 일상 스트레스의 노동과 정보과잉 사회를 잠시 멈춰 손에 잡히는 감각으로 전환하려는 젊은 세대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행사 후 지속성을 위한 시스템—예를 들면 지자체와 학교의 연계 북페어, 지역 창작자 지원, 학교 독서동아리 등 퍼블릭 독서 네트워크 강화는 여전히 숙제다.

올해 서울국제도서전 ‘텍스트힙’ 열풍은 책과 굿즈, 현장 체험·큐레이션이 얽혀 만드는 복합적 경험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준다. 참여 인파의 증가 그 자체만큼 중요한 것은 ‘책이 과연 삶으로, 지역으로, 관계로 이어질 수 있는가’의 과제다. 이번 흥행이 과연 독서의 장기적 가치로 meaningfully 변환될 것인지, 아니면 한철의 문화 트렌드로 소비를 멈출 것인가. 대중문화와 출판계, 정책 당국자는 이를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 이상우 ([email protected])

서울국제도서전 16만 명 운집, ‘텍스트힙’ 모멘텀의 사회적 의미”에 대한 6개의 생각

  • 책보다 굿즈 사러가는 사람들ㅋㅋ 본질은 어디로… 근데 나도 가보고 싶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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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은 책 자체보다 이벤트, 체험, 굿즈에 더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네요!! 소비 트렌드가 점점 바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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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이 다시 주목 받는 건 좋은 거죠🤔 굿즈 열풍도 문화 흐름 중 하나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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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게 신기하네요… 공간이 부족하지 않았을까요? 대중문화와 결합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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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스타 인증샷 때문에 가는 거 아니냐 ㅋㅋ 진짜 책 좋아하면 평소에도 좀 읽고 사진도 덜 찍고 하지. 이번에 내 친구도 굿즈만 모았더라. 서울 도서전만 북적이지 동네 책방은 한산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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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뉴스 보면 도서전은 항상 대박, 열풍, 새로운 문화 이딴 수식어만 붙는데 실제론 읽는 사람은 적고 보여주기식 이벤트만 넘치죠… 책 좋아하긴 하는데 인증샷 놀이판 된 거 같아서 씁쓸함. 이번엔 얼마나 남았을지… 궁금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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