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음주운전 사망, 구조적 방임이 낳은 비극
2026년 7월, 또다시 음주운전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70대 남성이 술을 마시고 인명을 해치고도 현장에서 도주했다가 결국 붙잡혔다. 이 남성은 6년 전에도 음주로 인한 치명적 사고를 냈던 전력이 드러났다. 재범이라는 사실, 그리고 현행 수사와 재판의 허점, 어처구니 없는 도주 과정—all 이 사건이 사회 구조적으로 얼마나 심각한 결함을 드러내는지 방증한다.
경찰은 사고 직후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범인을 추적했다. 역시나, 반복된 범행임을 밝혀내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표면적으로는 법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와 같은 심각한 결과가 또 발생했다는 건 제도, 사회, 행정 모두에서 적신호가 깜빡이고 있단 얘기다.
음주운전 재범 문제는 이미 수십 년 가까이 사회적 경고음이 울렸으나 뚜렷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통계를 보면, 2025년 기준 전체 음주운전 사망사고의 41%가 재범자에 의한 것이다. 일벌백계니, 교육 강화니 말뿐인 대책은 여전히 실효성이 미비하다. 시스템이 허술하다보니 마치 기회만 있다면 누구든지 음주 후 핸들을 쉽게 잡을 수 있다는 인식이 고착되는 상황이다.
특히 이 사건의 피고인이 이미 6년 전에도 비슷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단 몇 년이라는 징역형 이후 다시 사회로 복귀해 한 번 더 중대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은 깨어진 관리·감독의 단면을 드러낸다. 선진국 중 재범률이 압도적으로 낮은 국가들을 살펴보면, 사고 책임 소재뿐 아니라 ‘재범 방지 프로그램’ 운용이 필수적임을 알 수 있다. 영국의 경우, 음주운전 재범자에 대한 장기 면허 정지와 공공 봉사 명령, 미국 일부 주에서는 차량 시동 잠금 장치 설치 의무화가 보편화되었다. 그러나 한국의 제도권은 여전히 1차적 처벌에만 치중한다.
음주운전 감형 논란도 꾸준하다. “고령”, “판단력이 흐려졌다”, “양형 참작” 등 반복되는 변명들은 피해자 가족에게 두 번의 고통을 안긴다. 징역 4년이라는 형량, 대한민국 사회는 정말 이 수치에 동의할 수 있는지 질문이 던져진다. 지금처럼 솜방망이 처벌이 이어진다면 또 다른 가족이 고통을 겪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범죄자가 현장에서 도주할 수 있었던 현실, 사고 후 현장 수습 시스템의 실효성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행 CCTV 인프라 조차 아날로그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사고 후 초기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구조적 문제는 우리나라 범죄 대응 기조의 취약성을 드러낸다. 더구나, 고령층 운전자 관리 사각지대는 이미 고질적 사회 문제임이 확인된다. 치매, 인지 저하, 음주 중복, 운전면허 관리 미흡까지, 다층적인 구조적 부실이 뒤섞여 있다.
결국 반복되는 음주운전 사망은 한 개인의 일탈로 보기엔 무리다. 70대 남성에게만 책임을 돌릴 때가 아니다. 국가와 행정, 법원이 방치하거나 미적으로 대처한 결과 사회 전체가 다시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이미 우리 사회는 “음주=일탈”이라는 전망을 사회적 합의로 만들어 왔지만, 이제는 재범 관리 강화, 처벌 상향, 인식 개선 실질화라는 숙제를 당면해야 한다. 내부고발자들이 반복적으로 지적해온 “예방 시스템의 부재”—행정기관의 무관심과 실제 피해가 연결된다는 점은 이번 사례로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도주, 재범, 고령—이 세 요소는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사회 전반의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인프라와 제도를 손보는 게 사회 안전의 출발점이다. 책임 있는 처벌과 예방 장치는 ‘사건’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효과를 본다. 지금과 같은 안전불감증의 사회, 그리고 사법 체계의 무력화 속에서 국민들의 피해는 계속된다. 더는 방관하거나 미루는 건 도의적, 구조적으로 스스로 피의자가 되겠다는 선언과 다름 없다.
— 송예준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