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반기 친환경차 시장, 전기차 확장과 산업 구조 전환의 중대 분기점
2026년 상반기 국내 신차 시장에서 친환경차가 전체 판매의 과반을 돌파했다. 전기차 판매 성장률은 113%라는 이례적인 수치를 보였으며, 이는 내연기관차의 전통적 우위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자동차 산업 구조의 전면적 전환을 예고하는 이러한 변화는,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에게 압도적인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 기아를 포함한 국내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EV),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다양한 친환경차 라인업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하고 있다. 전기차 부문의 성장세는 전 세계적인 탈탄소 정책, 인프라 확충, 배터리 원가 하락, 소비자 인식 개선과 맞물려 폭발적으로 가속 중이다. 2025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주요 시장(유럽, 북미, 중국)에서의 EV 침투율이 40%에 접근함에 따라, 동반 상승효과가 국내 시장에도 나타난 셈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상반기 기준 전기차 판매 점유율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하이브리드차 역시 친환경차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며, 내연기관차와의 교집합에서 소비자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4사의 전체 출고 차량 중 내연기관 비중이 50% 아래로 하락한 것은 사실상 산업계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이와 동시에, 부품사 구조조정·배터리 공급망 재편은 업계의 최대 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내연기관 차종 축소와 함께 엔진, 미션 등 전통적 파워트레인 부품 업체들은 시장 자체가 급감하며, 원가 및 고용 안정화에 비상이 걸렸다. 반면, 배터리, BMS, 전동화 부품군으로의 전환에 성공한 기업들은 신규 수주와 수출 확대 속도를 높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해외 완성차와의 합작 투자, 북미·유럽 시장 배터리 공장 가동 본격화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에 역량을 집중하는 양상이다.
글로벌 메이저 OEM들의 기술 전략 역시 전국가적 전환 과제다. 테슬라, BYD 등 선진 전기차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거나,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 개발(Tesla OS, OTA 기반 진화 등), 원가 절감형 배터리 개발, 에너지 관리 시스템 고도화 등에서의 전략적 적응이 불가피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통합 플랫폼(E-GMP) 기반의 제네시스, 아이오닉, EV9 등 차별화된 라인업에 이어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연계한 스마트 모빌리티 전략을 병행 중이다.
정부 정책 역시 시장 변동의 주요 변수다. 최근까지 국고보조금, 친환경차 세제감면 등 공적지원이 친환경차 수요의 직접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러나, 보조금 예산의 점진적 축소, 배터리 국산화 규제, 인프라(초급속 충전) 확충 정책 등은 향후 시장 성장률과 소비자 수요, 부품업계의 재편 방식에 직결돼 있다. 특히, 인프라 대비 차량 공급의 불균형, 배터리 화재 등 안전이슈, 중고차 잔존가치 편차 등은 소비자 신뢰 확보와 시장 확장에 있어 반드시 해소해야 할 리스크로 남아 있다.
해외 사례를 참고할 때, 유럽연합(EU)은 2035년 내연기관차 신규 판매 금지 정책을 확정하며 관련 산업 생태계와 규제,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미국 역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친환경차 보조금 정책을 통해 내수시장 전환을 가속 중이다. 중국은 내수보조금과 배터리 국산화, 서비스를 결합한 ‘익스피리언스 센터’ 전략으로 수요층 확대에 성공했다. 국내 역시 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 친환경차 다변화, 중소·중견 부품사의 구조조정 지원, 규제혁신 등 전반적 산업 정책 개편이 시급하다.
결국 친환경차가 상반기 신차시장에서 최초로 과반을 넘어섰다는 사실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가치사슬, 기술경쟁력, 기업 생존 전략의 전면적 재편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 시장의 단기 성장세에 안주하기보다는 글로벌 기술 트렌드와 파괴적 비즈니스 모델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준비와 민관 협력이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친환경차가 자동차 산업의 ‘뉴 노멀’로 자리 잡는 현 시점, 기업경영 및 정책당국은 구조적 재정비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패러다임 속에서의 지속성장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 서하준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