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도로 중앙선 침범 참사…예고된 위험, 도로 안전 의식이 남긴 또 하나의 비극
2026년 7월 13일, 도심을 가로지르는 고가도로에서 3명의 소중한 생명이 갑작스러운 충돌로 잃었다. 사건은 이날 오후 4시경, 서울 동부 간선 도로의 A고가차도에서 발생했다. 대낮임을 감안하면 교통량이 많은 주행 시간대로,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던 차량 한 대가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차량과 정면 충돌했다. 사망자 중에는 동승자도 포함돼 있었고, 사고 충격으로 구조가 지연되며 추가 부상자까지 발생했다.
사고 발생의 직접적 원인으로 운전자의 중앙선 침범과 이탈이 지목되고 있다. 경찰과 교통당국의 초동조사 결과, 차량 블랙박스와 현장 CCTV를 토대로 ‘졸음운전 혹은 무면허·음주운전’ 등이 우선 배제되지 않고 있다. 정황상 급격한 차선 이탈과 눈에 띄는 제동 흔적의 부재 등은 운전자가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거나,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와 동시에, 해당 고가도로의 중간 구간에 설치된 중앙분리대의 미비, 그리고 도로 구조적 취약점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실제 최근 3년간 해당 도로구간에서는 유사 충돌 사고가 7건이 더 보고된 바 있다. 모두 주로 오후와 저녁 시간대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며, 이 중 4건은 중앙선 침범 때문이었다. 그러나 문제의 도로는 예산 부족 및 도심 미관 논리로 중앙분리턱 보강이나 방호벽 신설이 반복적으로 미뤄졌다. 경찰관계자 역시 “과속단속, 음주번호판 단속은 늘렸으나 물리적 차단장치 보강은 매번 후순위였다”고 토로한다. 도로의 구조적 개선 없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반복되는 셈이다.
사망자 가족과 목격자 증언이 공개되면서, 사회적 공분은 도로관리 책임론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족 측은 “평범한 일상에 닥친 참극이 무책임한 관리와 반복된 방치로 오지 않았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민사회단체 역시 고가도로 등 협소·구조적 취약도로에 대한 전수 실태조사와 긴급 정비, 정부 차원의 일원화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전에도 도심 고가도로에서 유사 사고가 2024년 11월, 2025년 3월에 연속 발생, 같은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에도 ‘범죄수준’의 음주운전과 무자격 운전자 처벌 강화가 추진됐지만 인프라 안전 보강에 대한 실효 대책은 지연됐다.
법조계에서는 형사책임과 더불어 손해배상 등 민사책임 범위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 및 도로법에 따르면 도로관리청의 부실 관리, 관리책임자 직무태만이 인정될 경우 국가와 지자체도 일정 부분 배상책임을 진다. 서울동부지방법원 근무 변호사 B씨는 “물리적 안전 설비 미비, 관리적 조치 지연 등 여러 정황이 입증될 경우 도로관리청의 손해배상 책임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와 같은 도시 내 고가도로 사고는 단순 교통사고 이상의 파급효과를 남긴다. 첫째, 도시 생활인들에게 ‘언제든지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각인시킨다. 둘째, 예산 논리와 행정편의주의가 시민 안전보다 상위에 자리하는 현실을 재확인시킨다. 셋째, 단속이나 캠페인보다는 구조적 안전장치 보강이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일깨운다. 넷째, 사고 이후의 대응과 배상 책임 역시 더 정밀하고 엄격히 판단·집행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요구도 높아졌다.
경찰청은 이번 사고 직후 긴급 보도자료를 통해 ‘고가도로 및 주요 간선축에 대한 중앙분리대/방호벽 일제 점검 및 신속 보강작업, 교통안전 사각지대 전수조사’를 약속했다. 그러나 비슷한 대책 약속은 수년째 반복돼 왔다. 실효성 있는 예산 배분과 관리 기구 일원화 없이는 ‘시늉’에 그칠 가능성 역시 여전하다. 본 사건에 책임이 있는 운전자에게는 도로교통법 제5조 차량 안전운전 준수의무, 형법상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 적용이 예상되며, 관리 주체의 관리책임도 예외는 아니다.
고가도로는 구조상 양방향 차로 간 물리적 분리가 더욱 중요한 도로 유형이다. 임시 방호벽, 탄성분리대 등 설치비나 공사 난이도를 이유로 한 미뤄진 정책들이 반복적으로 사고를 유발했다. 전문가들은 음주운전·졸음운전 처벌 강화만큼이나, 실제 도로 인프라 물리적 안전장치 투자야말로 사고 감소의 ‘마지노선’임을 다시 강조한다.
더 이상 비용과 미관, 행정 편의가 시민 생명보다 우선이 될 수 없다. 이번 사고가 우리 사회 도로 안전 현주소, 사고 원인 분석과 예방의식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반복되는 참극에는 반복되는 원인이 있고, 이는 ‘사건 발생→책임 공방→임시 대책→기억 속 잊힘→재발’의 고리를 끊기 위한 입법 및 예산 집행, 그리고 철저한 관리 감독이 병행되어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시켜주고 있다.
— 김하늘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