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AI 안보 논쟁 속에서 보인 전략적 저의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2026년 7월 17일,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안보 개념의 일반화에 반대한다고 공식 언급했다. 이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AI 규제’와 ‘AI 안보’ 담론, 특히 국가 안보 명분 하에 AI 기술 통제와 첨단 산업 견제를 노골화하는 미국의 정책 노선에 대한 공개적 반론으로 읽힌다. 시진핑의 발언은 단순한 외교 수사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AI 주도권 경쟁과 지정학적 갈등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실제 미국은 2025년 바이든 행정부에 이어 2026년 차기 정부까지, 고성능 AI칩 수출 제한, 중국과 연계된 AI 연구·개발(R&D)기관에 대한 투자 심사 및 블랙리스트 확대 등 전방위적 견제에 나서 왔다. 이에 맞서 중국은 AI, 반도체, 초지능 분야에서 ‘국산화’, ‘내재화’ 전략을 가속화하며 이른바 ‘디지털 장벽’을 구축한다. 시진핑이 “AI 안보화의 함정에 빠지지 말 것”을 명확히 주문한 배경에는, 이같은 미국 주도 규범화 시도에 대한 구조적 반발이 자리한다. 최근 중미간 경제·기술 분쟁의 축이 반도체에서 AI 산업 전체로 이동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상황이다.

메시지는 외교 채널을 넘어, 국제 규범 전쟁 영역까지 뻗는다. 미국 안보당국과 EU는 “AI로 인해 테러·사회혼란·국가안보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름 아래 리스크 완화조치를 강화하며, 주요 다국적 AI 플랫폼과 산업 로드맵 설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에 중국은 “AI 규제의 포장지로 안보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신기술 생태계의 중국 고립을 위한 전략”으로 규정한다. 시진핑의 이번 발언은 “규제의 명분과 실체”에 대한 국제적 쟁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글로벌 남방국가(NGO)·제3세계의 지지 확보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국가 간, 블록 간 AI 표준화 경쟁도 불붙고 있다.

현재 중국은 국내 AI 빅테크(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가 차세대 생성형 AI, 음성·영상 인식, 공공안전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으나, 글로벌 소프트파워·AI 생태계 내 영향력은 미국 대비 여전히 한정적이다. 이런 현실에서 시진핑의 ‘안보 일반화 반대’ 프레임은, 기술 주권 및 경제 자립성을 강화하려는 수단이기도 하다. 동시에 ‘서방식 빅브라더 리스크 프레임’을 역이용, 자국의 정치체제와 AI 활용 정책의 정당성을 국제사회에서 설득하기 위한 의도도 추론된다.

이와 달리 미국은 2025년 샌프란시스코 AI 정상회의 및 2026년 안보포럼 등에서, ‘AI 오용 방지’와 ‘윤리적 기준’을 강조하며 글로벌 컨센서스 확보에 역량을 집중한다. 최근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 동맹국들도 안보 목적의 AI 데이터 흐름 제한 제도화에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의 입장 표명은 AI 경쟁의 새로운 몸짓으로 해석 가능하다. 특히 국제 표준 논의에서 중국을 견제하며, 다자간 규제협의체 내 영향력 확대 노림수를 드러낸 미국에 대한 응수라 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 보면, 중국 역시 공공질서 위협이나 정치적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는 AI 기술의 통제 및 검열을 강화하는 이중성을 유지한다. 2026년부터 시행된 “생성형 AI 이용규제법”은 가짜 정보 및 체제 비판에 대한 엄격한 검열을 담고 있다. 시진핑의 담화가 진정한 ‘자유·협력’에 방점이 있느냐라는 질문에선 논란의 소지가 남아있다. 정책의 이중잔향, 즉 외부에는 개방을, 내부에는 통제를 추구하는 구조적 모순이 곳곳에서 노출된다.

결국, 인공지능을 둘러싼 미중간 힘겨루기는 단순한 기술전이 아니라 규제, 생태계, 국제 질서 재편을 겨냥한다. 미국의 ‘클린 네트워크’, ‘신뢰할 수 있는 AI’, 중국의 ‘디지털 주권’ 및 ‘기술내재화’ 전략이 상호 충돌하며 신냉전 양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AI = 미래 권력’이라는 등식은 유효하며, 규제 담론 경쟁은 근본적 경제 및 체제 주도권 쟁탈전의 또 다른 전선임이 분명해졌다. 각국의 전략적 이익과 안전보장 논리가 본연의 기술 발전 논리를 왜곡하는 악순환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향후 글로벌 AI 협력과 규제의 구도 역시, 미중간 상호 신뢰의 결여와 정치적 목적의 충돌 속에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의 발언은 외려 기술경쟁의 긴장도를 높이고, 규제 명분의 정치적 오·남용 문제를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AI 시대의 안보 논란은 국제질서 전환기에서 권력과 규범이 맞물린 복합적 난제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 유상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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