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에서의 성범죄 무죄율, 일반재판의 7배로 집계
2022년부터 2025년까지의 사법연감, 대법원 판결 자료를 토대로 성범죄 사건의 국민참여재판(이하 국참재판) 무죄율이 27.3%로 나타났다. 이는 동일 기간 일반 단독·합의부 재판에서 기록된 평균 무죄율 3.8%에 비해 약 7.2배 높은 수준이다. 국참재판 도입 당시 기대됐던 시민적 직관의 법감정 반영, 재판 투명성 강화의 장점과는 별도로, 성범죄에 한정해서는 과학적 증거 부족이나 피해자 진술 신빙성 논란 등에서 시민 배심단이 재판부보다 어느 한쪽에 치우친 합리적 의심을 더 자주 형성함을 시사한다.
성범죄 국참재판 신청 비율은 전체 성범죄 1심 사건 중 9.2%에 이르렀고, 2025년 기준 전국 법원에서 최대 1348건이 접수되어 전년 대비 24.4% 증가했다. 서울동부·의정부·광주지법에서 집중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으며, 국참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례의 58.9%는 13~15명의 시민배심단 만장일치 혹은 12명 이상 압도적 합의로 결정됐다. 주요 무죄 사유는 ‘객관적 증거 부재’, ‘피해자 진술모순’, ‘초기 수사 미흡’ 등으로, 기존 전문법관 재판과 유사하지만, 배심단의 ‘합리적 의심’ 적용 기준이 실무관행보다 더 엄격하게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고법, 대법원 판결 데이터를 추가 분석한 결과 국참 성범죄 무죄판결 중 확정 판결까지 반전된 경우는 8.1%에 그쳤다. 이는 통상 일반 재판 무죄 판결의 파기율(16~18%)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배심단 무죄판결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데에는, 1심 배심 뜻을 중시하는 상급심의 신중함, 국참재판의 공공성 압력도 작용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가운데 피해자단체·법조계 일각에서는 국참에서의 무죄율이 실제 범절 흐름과 괴리가 크다는 의견도 있다. 성범죄 특성상 직접증거나 명확한 물적증거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중의 편견 혹은 온라인 의혹 확산에 편승한 ‘합리적 의심’이 오히려 피해 사실의 공적 인정을 어렵게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반대로 피고인 측 변호 회계에서는 경찰·검찰 기소의 절차적 문제와 수사 단계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등의 우려도 언급하며, 배심단 재판이 오히려 ‘무죄 추정의 원칙’을 현실화하는 장치라 평가한다.
전문가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참재판 선호도는 2023년 58%에서 2025년 73%로 증가 추세이나, 신청 사유(피해자·피고인)의 차별적 동기 역시 확인됐다. 성범죄 피고인 중 국참 신청 비율은 33%로 전체 평균을 상회했으며, 피해자 측의 반대 의견서 제출도 같은 기간 1.7배 늘었다.
비교를 위해 미국 연방사법 통계와 일본 지방법원 데이터(2023~2024년 판결 기준)를 분석했다. 미국 주 단위 배심재판 성범죄 무죄율은 9~14%로, 한국 국참재판에 비해 절대수치는 낮으나 일반재판 대비 괴리폭은 3.2~4.7배였다. 일본에서는 지정배심제가 2019년 이후 폐지되었으나 마지막 5개년 평균 역시 6.1%로, 결론 구조만 놓고 보면 한국의 양상과 유사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제도, 문화, 재판 관행 차이에도 불구하고, 배심단 참여가 성범죄에 있어 판결 결과 변동성을 높이는 점은 국제적으로 유사함을 시사한다.
또한 법무부, 대법원 정책보고서의 2026년 2분기 설문 결과에 따르면, 시민배심단은 ‘피해자 진술 신빙성’에 가장 큰 비중(응답자 61.2%)을 두었고, ‘과학적 증거(45.7%)’, ‘초기 수사 적정성(33.5%)’ 순으로 영향을 받았다. 성별·연령별 상관분석에서는 30~40대 여성 배심원과 50대 이상 남성 배심원 간 유죄·무죄 판단 분포가 22.9%포인트 차이를 보여 인구집단별 인식 편차가 무시할 수 없었다.
국참재판 도입 18년째, 특히 성범죄 사건에서 배심단 판단이 기존 법관 판단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은 데이터로 분명하게 파악된다. 무죄율 상승은 한편 ‘무고 방지’ 및 ‘억울한 피고인 보호’ 기능을 강화하지만, 공적 정의 실현이라는 기준에서 피해자 보호 시스템의 재점검 또한 요구된다. 단기적으로는 남용 방지와 절차 투명성 제고를 위한 국참 참여 조건 재정비가 불가피하며, 장기적으로는 객관 증거 확보와 배심단 교육 강화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된다.
최신 통계 분석에서 확인되는 국참재판 무죄율 증가는 각 이해관계자별로 상반된 의미로 해석되며, 다만 실제 사건별 데이터를 토대로 제도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적다. 앞으로 입법·사법 양 축에서 각종 데이터와 사회적 논의를 반영한 합리적 기준 마련이 관건으로 남는다.
— 정세라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