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교육망 9개월간 뚫렸다… 국가 보안체계 관리 허점 드러나

2025년 10월부터 2026년 7월까지, 약 9개월간 외교관 교육망이 해킹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외적으로 대한민국의 외교관 양성 및 재교육을 담당해 온 연수원 내부 시스템에서 꾸준한 침입 흔적이 발견됐고, 교육자료와 수료정보, 일부 민감 내부 프레젠테이션 등 7,200여 건의 데이터 유출이 확인됐다. ‘외교부 산하 연수원’이라는 기관의 업무 특성과 취급 데이터가 국가 기밀 수준은 아니었다는 관계자 해명이 있었지만, 9개월간 침입을 감지하지 못한 것은 정부기관 보안 체계 전반의 신뢰성에 대한 물음표를 남긴다.

취재 결과, 해킹 진입점은 관리자 계정 1건의 반복 비밀번호 사용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되며, 당시 연수원은 MS Office365 기반 그룹웨어와 자체 교육관리 시스템(EMS)을 병행 운영했다. 취약한 인증 체계, 사후 로그분석 미흡, 정기 보안점검 미시행 등 복합적 관리 부실이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규명됐다. 언론 보도 이후 외교부는 시스템 패치, 2단계 인증 의무화, 침입탐지시스템(IDS) 추가 도입, 매 분기 보안 교육 의무화 등 대책을 내놨으나, 모든 조치가 사고 뒤 사후약방문 성격임을 시사한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건수는 회원정보·교육수강 이력 유출이 각각 4,320건, 2,880건. 주치인 외부 유출 사례는 아직 없으나, 해당 자료에 내외부 평가표, 교육내용, 일부 외부강사 정보가 혼재돼 있다는 내부 보고가 있었다. 사이버 공격 추정 집단은 특정 동유럽 해킹조직 ‘Silent Barracuda’로 추적 중이나, 현 단계에서 구체적 정황은 공개되지 않았다. 국정원이 공유한 타 기관 해킹 사고 현황에 따르면, 2024년~2026년 상반기 사이 정부·공공기관 해킹 건은 1,320건에 달했다(사이버안보정책연구원 2026년 7월 집계). 이 중 정보 실제 유출 확인 사례는 연간 200~300건 수준이었으나, 9개월간 탐지 실패한 경우는 이번이 두 번째다.

2025년 12월, 행정안전부 산하의 ‘지방행정데이터센터’ 해킹 사고시 탐지까지 7개월이 소요되어 비판받은 선례가 있었다. 그리고 2026년 상반기 기준, 정부 시스템 경계 구간 해킹 감지 실패 평균 기간은 48.4일로, OECD 평균(20.1일) 대비 약 2.4배 길다. 해외 주요국의 교육·외교망 보안 체계는 모든 핵심 계정에 대해 MFA(다중 인증) 및 이상행위 실시간 경보, 주기적 계정 교체 등 다층적 방어 체계를 기본으로 한다. 이와 달리, 국내 중소 규모 공공기관은 비용·인력 문제 등으로 수동 점검 및 사후 조치에 의존하는 경향이 통계상 뚜렷하다.

교육망 해킹 사고에 따른 파장 역시 수치로 확인된다. 2019~2025년 중앙·지자체·공기업 교육망 유출로 인한 예산 추가 투입액은 연평균 52억 원에 달했다. 이번 외교관 교육망 사고로 소요되는 1차 긴급 예산은 13억 원으로 추산된다. 국제 관계 차원에서 직·간접적 외교관의 연수자료, 대내외 협력기획안 유출 가능성, 평판 신뢰도 하락까지 평가하자면 그 충격은 단순 비용 산정으로 환원하기 어렵다. 데이터 유출 건당 대응 소요기간은 평균 42일로, 해킹 탐지·통지 이후에도 상당한 시스템 마비가 동반된다.

사고의 반복적 사례, 낮은 위기 감지율, 사건 후 대증식 조치라는 패턴은 정부 기관의 보안 전략 이행력 부진을 보여준다. 데이터 보호의식, 정기적 PC 및 네트워크 취약점 진단, 외부 모의해킹 훈련, 교육 담당자 전문화 등 여러 차원의 개선책이 권고되고 있으나 이행률은 2025년 기준 58.3%에 불과했다(행정정보보호보고서 인용). 보안사고 1건당 공공신뢰지수(한국조사연구회) 하락폭은 -0.15포인트로 실질적 기관 신뢰도 저하로 이어진다. 이번 사건 계기로 외교·공공영역 보안체계의 근본적 체질 개선이 요구된다.

정세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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