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 BYD가 이렇게 많았나’…한국 공습에 ‘초비상’
2026년 7월, 국내 자동차 시장에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이하 ‘EV’) 선두기업 BYD가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국내 완성차 업계에는 경계심과 위기의식이 동시에 확산되고 있다. 최근 몇 개월 사이, 서울 및 수도권 주요 도심의 도로에서 BYD의 주요 모델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단일 수입업체의 일시적 프로모션 이상의 현상으로,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침투가 실질적인 경쟁 국면에 진입했음을 알린다.
BYD는 이미 글로벌 전기차 판매 2위이자, 테슬라에 이어 생산-공급망 전반에서 기술적 자립도를 높인 대표적인 기업이다. 2025년 연간 글로벌 판매량은 350만 대를 넘어서며, 동남아 및 유럽 진출을 강화하고 있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 내 BYD 차량 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5배 가량 늘어난 9500대를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국내 친환경차 성장 정책이 맞물린 결과다. BYD의 주력 EV 모델들은 2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합리적 판매가, 1회 충전시 500km 수준의 주행거리, 30분 내 80%까지 충전되는 급속충전 기능 등을 내세우고 있다.
압도적인 가격경쟁력은 BYD의 국내 파상진출을 이끈 핵심 요인이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독자 제조, 구동모터 자체 생산, 반도체 등 주요 부품 내재화로 비용구조를 최소화했다. 한국EV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BYD ‘돌핀’, ‘한’, ‘탕’ 등 주요 모델의 국내 소비자 실구매가는 비슷한 국산 EV와 최대 1200만원까지 차이가 발생한다. 게다가 디자인, 승차감, 소프트웨어 경험 측면에서도 중국 브랜드 특유의 거친 품질 이슈는 과거에 비해 크게 완화됐다. ‘국산 수입차 경계선’을 모호하게 만드는 이유다.
이에 국내 완성차 3사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BYD는 이미 유럽 인증과 기준도 통과할 정도로 품질경쟁력을 갖췄고, 한국보다 더 엄격한 노르웨이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고 했다. BM,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브랜드가 중국산 EV를 저가모델로 수입 판매하는 추세도 국내 업계에 부정적 신호로 작용한다.
시장 충격파는 단순히 가격경쟁력에서 그치지 않는다. BYD가 보유한 배터리, 전장, SW(소프트웨어) 등 미래차 핵심 경쟁력 구조를 보면, 단기적 가격 공세를 넘어 중장기 생태계 주도권 쟁탈 의도까지 엿보인다. 현재, 중국 정부는 BYD 등 EV 대표기업들에 전폭적 지원(공장용지, R&D 보조금, 세제 감면 등)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한국 내 합작 투자와 현지 인프라 확장 움직임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제2의 LG화학-테슬라’ 협업을 넘어, 자국 내 생산 및 기술거점 구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BYD의 한국 내 마케팅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주요 소셜미디어, 오프라인 시승행사, 친환경차 동호회와의 연계 등 다각적 홍보채널 구축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산 EV에 대한 기존 부정적 인식을 효과적으로 반전시키는 한편, 젊은 세대 및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EV 마케팅이 시장 반응을 이끌고 있다. 실제 수도권 도심의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마트 중심으로 오프라인 전시·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구독형 EV’ 등 유연한 구매 방식을 채택해 새 수요를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한편, 소비자 입장에선 경쟁 구도 격화가 환영할 일이지만,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시각도 존재한다. 첫째, 국내 전기차 산업의 공급망이 중국산 저가 공세로 잠식될 경우, 내수 산업의 하락·고용위축 같은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둘째, 인증제도 및 사후서비스 체계 등에서 ‘품질-신뢰’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실제 부품 조달속도, A/S 인프라, 중고차 잔존가치 등은 국내 브랜드 대비 여전히 취약점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과 비교하면, 한국이 직면한 BYD발 변화는 이미 유럽·동남아에서 확인되고 있다. 독일, 노르웨이 등은 중국산 EV의 초저가 공세로 로컬 브랜드들의 신차 가격·스펙 재조정이 이뤄졌고, 주요 국가들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관세 인상이나 금지조치까지 논의 중이다. 반면,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뚜렷한 정책적 대응 없이 시장 경쟁에 맡기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향후 국내 기업이 BYD와 같은 글로벌 EV 플레이어와의 ‘경쟁과 협력’ 지점 설정이 중장기적 생존을 위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EV 시대의 경쟁 구도는 더 이상 국경에 얽매이지 않는다. BYD의 공습은 전기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 나아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시장 역시 이 변화의 전면에 있다.
— 고다인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