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 가구디자인: 모두를 위한 캠프, 미래를 밝히다
지난 7월, 국내 인테리어 산업계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 RISE사업단이 주관한 ‘유니버설 가구디자인 아이디어 확장 캠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는 소식이다. 이번 캠프는 노약자, 장애인 등 다양한 신체 조건을 가진 이들도 일상적으로 가구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이용자를 고려한 디자인을 확대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해당 행사는 여러 대학 및 연구협력기관이 참여하며 디자인계는 물론, 실내 건축, 사회복지 분야까지 전문가와 학생이 대거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참여형 워크숍 및 실습 프로그램은 국내 인테리어 분야에서 아직 드문 시도다. RF News, 이데일리 등의 후속 보도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캠프 기간 동안 실제 가구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다양한 장애 유형별 맞춤 문제를 시뮬레이션해 보는 등 체험 중심의 커리큘럼을 경험했다. 예를 들어 휠체어 사용자가 학교, 관공서, 주택 등지에서 직면하는 실질적 문제를 반영한 사물함과 책상, 주방 수납장 등이 주요 연구 대상이었다. ‘유니버설’이라는 개념의 실질적 확장 가능성을 문턱 없는 현실에서 찾아보고자 현장 중심 접근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오늘날 인테리어 산업은 단순한 미적 아름다움을 넘어, 사회의 다양한 니즈를 담아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디자인 포 올(Design For All)’이 정부 정책 및 건축업계 전반의 화두가 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유니버설 디자인’을 법제화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예컨대 지난해 개정된 ‘장애인 등 편의증진법’ 역시 공공시설 가구의 유니버설 디자인 도입을 명시했다. 하지만 현실적 적용은 아직 부족하다. 설계 단계부터 다양한 신체조건이 고려되거나, 실제 의사결정 과정에 당사자 의견이 반영되는 사례는 여전히 드물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RISE사업단의 캠프는 인테리어계에 뚜렷한 메시지를 던진다. 현장 기록을 살펴보면, 캠프 참가자들은 단순히 ‘불편해 보인다’를 넘어 실제로 휠체어나 목발, 한팔만 사용하는 시뮬레이션 상황에서 가구를 조립·해체하고 사용해 봤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도입형 가구와 유니버설 가구 사이의 기능과 감각, 심리 장벽이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는지 직접 체감했다는 후문이다. 예컨대, 일반 가정과 학교 현장에서 기본 사물함 손잡이 하나가 당사자에게는 큰 장벽이 될 수 있음을 직접 발견했다. 이러한 현실 인식은 정책·제도 개선 논의에도 시사점을 던질 것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기사에 따르면, 이번 캠프는 단발성 체험에 머무르지 않았다. 향후 참가 학생 및 협력기관과 함께 시제품 상품화, 산업협력, 소비자 피드백 모니터링까지 연속적 연구개발 체계가 계획되어 있다는 점에서 ‘행사로 끝나는 프로젝트’의 흔한 한계를 벗어나려는 의욕이 돋보인다. 캠프 직후 몇몇 시제품 디자인이 실제 공공시설, 복지기관, 공유오피스에 시범 도입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다만 현장 논의에서는 ‘아름다움’과 ‘실용성’ 간의 균형 문제, 예산 부담, 생활동선과의 이질감 등 현실적 한계 역시 강하게 대두됐다. 학생과 전문가 모두 ‘획일적 도안’이 유니버설 디자인을 오히려 기계화·비인간화시킬 수 있단 경계심도 잊지 않았다. 최근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선 인테리어와 사회복지, IT 기술이 융합된 ‘스마트 유니버설 가구’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IoT 센서, 자동 높이 조절 시스템, AI 기반 사용자 맞춤 기능 등 한국 기업에겐 아직 생소한 신기술이 발 빠르게 상용화 중이다. 결국 국내 인테리어 업계도 RISE사업단의 이번 실험이 ‘이벤트’를 넘어 실제 산업동력으로 발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단기적으로 학교·공공기관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다양한 시도를 장려할 정책적 뒷받침과 민관협력, 업계 연대가 절실하다. 장기적으로는 유니버설 디자인 경진대회, 대중 인식 개선 캠페인, ESG 연계 지원금 확대 등 다층적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목소리가 듣는 자리,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가 힘을 가지는 기회가 꾸준히 이어지는 ‘생태계’가 시급히 필요하다. 무관심으로 인해 누군가에겐 ‘당연한 공간’이 곧 불평등의 상징이 될 수 있다. 이번 캠프는 그 시작이자, 가구디자인의 새로운 표준을 향한 공개된 약속이기도 하다. 더 많은 사고와 시도, 타협과 도전이 맞물릴 때, 진정 모두를 위한 공간이 현실화될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