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 백신 접종 2시간 만에 의식불명…질병청, 2심도 패소
새벽 공기처럼 조용했던 어느 아침, 박 모 씨의 가족에게는 상상조차 못 했던 일이 찾아왔다. 건강했던 박 씨가 코로나 백신을 맞고 단 두 시간 만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소식은 이웃과 가족의 마음에 거센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가족들은 급한 마음에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옮겼고, 긴 사투 끝에 곁에 남은 건 그저 박 씨의 미동 없는 눈동자와 애달픈 간호뿐이었다. 백신 접종 2시간 만의 의식불명, 그리고 이어진 긴 소송의 터널은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기 충분했다. 1심과 2심 모두 법원은 ‘국가 책임’을 인정했다. 질병관리청은 이 판결에 불복했지만 또다시 졌다. 세상에 남은 건 답변 없는 질병청, 그리고 회복되지 않은 박 씨의 일상이었다.
재판부는 박 씨의 상태와 의료기록, 백신 이상반응 현황, 그리고 가족이 제출한 수많은 탄원서와 전문가 소견서를 근거로 들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이 도입된 시기와 예외적 사례도 들여다봤다. 박 씨와 같은 심각한 신경계 부작용 사례는 매우 드물지만 실제로 세계 각국에서 보고됐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보호피해 사례가 이미 누적 400건을 넘었고, 여러 해에 걸쳐 보상심의와 정부의 답변이 반복되어 왔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한 가구만의 문제가 아닌, 백신 접종을 둘러싼 국가의 책임 체계를 사회적으로 다시 묻는 신호탄과 같다.
박 씨의 가족은 “원망하기보다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엄마는 매일 미동 없는 아들의 손을 잡고 기다렸다. 한때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가장이었지만 갑작스럽게 돌이킬 수 없는 시간에 갇혔다. 부인의 눈물, 아버지의 말 없는 뒷모습, 아이의 혼잣말—모든 것이 돌아올 수 없는 일상을 증언하고 있었다.
국가의 백신 접종사업은 국민 전체의 건강과 안전이라는 거대한 사회적 약속 위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통계의 사각지대에 놓인 개인들의 고통이 숨어 있다. 가족을 돌보던 평범한 시민이, 어느 날 백신 접종으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바뀔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특히 전문가들도 인정하듯 ‘100% 안전한 백신’은 없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공동체 면역이라는 대의를 위해 묵묵히 정부의 방침을 따랐다. 정부와 방역당국의 방패 뒤에서 희생된 이들의 이야기에는 더 많은 책임과 보상이 논의되어야 한다.
무엇이 억울한 일인지, 무엇이 정당한 보상인지 기준을 정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사회를 함께 이뤄나가는 이유가 ‘함께 버틸 수 있게’ 서로를 도와주는 데 있다는 진실만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질병관리청의 항소는 이 사회가 피해자를 얼마나 따뜻하게 품는지 측정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단순히 통계 숫자, 정책 결정의 자료로만 삼아선 안 된다.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은 이들의 긴 밤을 ‘인정’하고 ‘회복’하는 것은 공동체의 인간다움과 직결된다.
국내 보상 심의 위원회는 신속한 보상, 적극적인 사과를 내세운다고 하지만, 실제로 피해자 가족들이 느끼는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다. 기계적인 심의절차, 늦장 보상, 모호한 책임소재. 언론에 빛이 드리우는 순간만큼은 이 가족들의 사연, 손을 잡고 우는 모습, 그리고 이들을 외면한 정책 결정의 빈틈까지도 가감 없이 기록되어야 한다.
박 씨와 같은 희생이 또다시 반복되지 않으려면, 국가 백신정책의 투명성과 따뜻한 돌봄, 그리고 신속·실질적 보상체계가 시급하다. 정책은 숫자가 아닌 사람의 얼굴, 삶의 온기를 기억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이 더는 항소로 시간을 끌지 않고, ‘사람 중심 책임’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것이 우리 사회가 지금 내릴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선택이 아닐까.
— 김민재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