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 저작권 논란 속 ‘작가 문체’ 모방 중단…AI 창작 윤리 새 국면
오픈AI의 대표 챗봇 ChatGPT가 유명 작가나 특정 인물의 문체 모방 요청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히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는 최근 유럽연합 차원의 저작권 규제 강화 흐름과 북미 지역 주요 작가 및 출판 단체가 AI 기업을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서는 등 저작권 보호 요구가 확산된 결과다. 실제로 올 상반기 여러 AI 모델이 작가 고유 문체나 말투, 논조까지 세밀하게 재현함으로써 원저작자의 권리 침해 우려는 물론, ‘AI 창작물’의 윤리적 범위에 대한 논쟁을 촉발했다. 오픈AI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업계·사회적 압박에 대한 공식적 응답이자, 생성형 AI가 나아가야 할 기술 활용 윤리의 방향성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AI가 작가 문체∙스타일을 흉내내는 기능은 생성AI의 가장 주목받는 가능성 중 하나였으나, 현실상 이 기법도 원저작권자의 동의가 없다면 저작물 무단 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현업 및 학계 비판이 이어져왔다. 오픈AI는 ‘개발자 API’와 공개형 인터페이스 모두에서 처리를 강화해, 사용자가 ‘해리 포터 스타일로 글쓰기’와 같이 특정 유명인의 서술 방식을 요청할 경우 내부적으로 거절 사유를 명확히 안내한다. EU AI 규정 집행안이 올해 초 통과되면서, AI 기업들은 저작권 소유자와의 데이터 라이선스 계약 증빙 요구, 생성물 추적성·설명책임 확대 등 더욱 강화된 법적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이에 따라 미국, 영국의 대형 에이전시와 단체 작가 연맹들은 AI의 데이터 학습 과정, 생성 방식 일체에 대한 투명성 제고와 사용자에게 명확한 정보 고지를 촉구해 왔다. 실제로 현행 ChatGPT 및 대다수 대형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LLM)은 수집 대상이 된 인터넷 공개 자료와 출판 저작물을 기반으로 자동 분류·변형·생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원저작물의 고유 창작성이 얼마든지 기계적으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 작가들이 AI 챗봇의 학습 데이터에서 본인 이름·저작 타이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되었음을 지적하며 집단 소송을 제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26년 기준, 테드 창, 조앤 K. 롤링, 하얼빈 프리드먼 등 굵직한 문학계 인사들은 AI 챗봇이 자신의 창작 문체를 원작자 동의없이 활용했다고 주장했으며, 이들과 연대하는 800여 명의 세계 작가진이 오픈AI, 구글, 메타 등 주요 기업에 데이터 추출 중단 및 보상 요구를 이어왔다. 오픈AI 측은 그간 ‘공정 사용’ 내 학습 목적과 실제 생성 행위 사이의 경계를 강조하며 완전한 배제보다는 안전장치 강화에 치중해 왔으나, 이번 정책 발표로 상당 부분 입장을 선회한 모양새다. 결과적으로 해당 기능 제한은 텍스트, 음성 AI 등 범용형 생성AI 전반에 영향을 미칠 대목이다.
국내외 생성AI 산업계는 이같은 조치가 시장 확장과 혁신의 동인을 제약할 수 있으나, 동시에 AI 활용의 사회적 신뢰를 높일 기회로 평가한다. 자체 문체를 지닌 유명인의 창작성 모방은 단기적으로는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 학습·교육 현장에서의 활용 등 긍정 효과가 기대됐던 분야지만, 저작권자의 동의 없는 활용이 반복되면 현존하는 창작생태계 자체가 침체에 빠진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예컨대, AI 이미지 생성기들이 ‘반 고흐 풍’으로 명확한 스타일을 묘사하거나, YouTube 등 동영상 플랫폼에서 특정 유명인의 목소리·행동을 합성하는 사례 역시 비슷한 윤리적 쟁점임이 확인되고 있다.
반면, 이번 조치로 인해 창작자의 동의와 협력이 이루어진 정식 라이선싱 콘텐츠와 그렇지 않은 AI 생성물 사이의 명확한 구분이 자리 잡을 전망이다. 오픈AI는 앞으로 ‘저자 인증’과 해제 간소화, 창작자-플랫폼 간 보상모델 구축에 힘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하위권 산업계, 예술 창작계, 교육계 등 광범위한 분야로 확산할 공산이 크다. 뿐만 아니라, AI 업계 혁신 가속에 따른 법제도의 느린 변화 속에서, 이번 오픈AI의 정책 변화가 각국의 입법 가이드에 전례로 남을 가능성도 주목할 부분이다.
사용자 관점에서 보면, 향후 생성형 AI의 맞춤화·개인화 서비스는 일컫는 문체 활용 제한 내에서 뉴럴 네트워크-기반의 창의적 기능 설계를 어떻게 이어갈지 주목된다. 모방과 오마주, 인용과 표절의 경계 자체가 보다 선명해지며, 궁극적으로 AI와 인류가 함께 구축해야 할 창작 윤리, 지속 가능한 데이터 생태계 실현 의제와 맞닿는다. 이번 사례는 국내 AI 개발사들에게도 데이터 출처 투명성, 고도의 학습 데이터 정제 절차, 그리고 사전적 저작권 사전 검증 체계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저작권 중심의 사회적 감수성 강화와 기술영역의 혁신 확장, 이 두 축을 조화하는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기술 발전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행 제도의 취약성을 메우기 위해선, 정부·업계·창작자·사용자 모두의 합의와 책임 인식이 필수적이다.
유재혁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