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살인’이 집계하는 불평등: 2026년 여름, 온도의 사회적 격차

2026년 7월과 8월, 전국 평균기온은 33.2도로 작년 대비 2.7도 상승했다. 일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폭염일수’는 28일로, 통계 집계 이래 최장 기록이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사망자 수는 8월 2일 기준 ‘폭염 연관 사망 추정치’로 45명,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2017-2025년 폭염 사망 통계 평균치(연간 29.8명)와 비교하면, 올해 8월 첫 주까지 2022~2025년 7~8월 전체 사망자의 1.5배에 달한다. 이 수치는 기상 이변만큼이나 사망이 취약계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현실을 나타낸다. 특히 최근 5년간 기록을 보면, 폭염 사망자의 74.8%가 65세 이상 고령자. 주거 취약계층 및 독거노인의 비중은 62%였다. 정부의 일사병 및 열사병 집계 방식상 의료 이송, 명시적 사망 원인이 확인된 사례만 포함돼 있어 비공식적인 피해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통계청이 제공하는 인구주택총조사(2023)와 대한민국 행정안전부, 복지부 자료 집계에 따르면, 주거 취약층은 약 109만 가구, 이 중 절반 이상이 무에어컨 가정. 전체 쪽방촌 어르신 에어컨 보급률은 33.9%로, 전국평균(85.2%)의 3분의 1도 채 안 된다. 기초생활수급 노인 중 65%가 선풍기 단독 사용자로 확인됐다. 사회적 인프라 역시 부족하다. 전국 244개 기초자치단체의 무더위쉼터 개소 수는 1,370곳(2026년 7월 기준)으로, 추산 취약계층 10만명당 1.25곳꼴. 쉼터 접근성 역시 수도권 대비 군단위 지역, 도서 산간지역에서 절반 수준이다.

폭염 피해의 사회적 집중도는 도시·농촌 간, 소득계층 간 온도 격차도 드러낸다. 국립기상연구소가 측정한 서울 강남구와 은평구, 충남 당진의 일 최고기온 편차는 2도에 달했다. 서울시 생활환경정보시스템 열지도와 연동한 실내 온도 실측 데이터(2026년 7월 15일~7월 31일, 2,300가구 샘플)를 보면 에어컨 미보유 가정은 보유가정 대비 거주 실내온도가 평균 4.1도 높았다. 월 가구소득 200만원 미만 그룹은 폭염 일수 중 저체온 처리 의료서비스 이용률이 500만원 이상 그룹의 3배(인구 1,000명당 2.88명 vs 0.96명)였다. 서울시의 독거노인 온열질환자 중 90%가 한여름 탈진·실신 이후 1시간 이상 방치된 경우였다. 통계학적으로, 폭염 사망률과 가구월소득, 주거 형태, 에어컨 보유율은 -0.62의 음의 상관관계.

2024년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무더위쉼터 확대, 취약계층 전기요금 지원 등을 정책화했다. 그러나 실제 전기요금 지원 건수는 전체 취약계층 109만명 중 41만명(37.6%)에 그쳤다. 쉼터 이용률 조사에서는 거주지-쉼터 거리 평균 1.9km, 이동 불편, 정보 미비가 주요 이유였다. 취약계층 대부분이 물리적·심리적 장벽으로 혜택에 접근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돌봄’이란 개념조차 사회적 제도와 현장 현실 사이에 괴리를 드러낸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프랑스는 2003~2022년 폭염 이후 돌봄 취약계층 데이터베이스를 구축·모니터링하며 고립가구 집중 관리, 일본은 노인 전용 전기료 자동 감면, 미국은 주별 폭염 경보 발령 시 에어컨 필수 보유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피해 집중 구조는 이들 국가 대비 정책 실효성과 사각지대 해소에서 뚜렷한 수치 격차를 보인다.

폭염 사망은 자연재해의 이름을 빌지만, 실질적으로는 사회·경제·주거 구조에 따른 격차와 직접 연결된다. 2026년 폭염 유발 사망 피해 추정치는 연말까지 90명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통계지표가 보여주는 ‘살인적 더위의 사회적 선택’은 명확하다. 온도는 평등하지 않으며, 극한 더위 앞에서 위험은 사회가 조직한 격차선을 따라 재분배된다. 객관적 수치가 제시하는 바, 반(反)폭염의 가장 핵심적 해법은 사회적 돌봄의 촘촘한 보완과 정책 실효성 강화에 있다 — 정세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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