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투지, 중국산 자율주행차 대체하며 UAE 110억원 수출…K-모빌리티의 지형 변화

에이투지(AtoZ)가 아랍에미리트(UAE)에 110억원 규모의 자율주행차 완성품과 기술을 수출한다. 이번 계약은 기존 중국산 자율주행차가 점유해온 중동 스마트모빌리티 시장의 지형이 변할 신호탄이다. 에이투지에 따르면 UAE 정부 및 현지 파트너사와의 조달 계약을 통해 로보택시와 셔틀, 자율운반차 등 5종의 솔루션이 수출 목록에 올랐다. 주요 경쟁자인 중국계 제품이 안전성 논란과 데이터 관제 이슈에 휘말리면서, 한국 기업의 품질과 기술 신뢰도가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산업 관점에서, 중동은 자율주행 시스템 상용화를 빠르게 도입하고 있으나 국가/사업자마다 차량 신뢰성, 관제센터 연동, 사이버 보안에서 극단적인 기준을 요구한다. 이번 에이투지 계약은 단순 차량 판매가 아닌, 실시간 관제·서비스 운영까지 완성형 패키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UAE와 같은 ‘스마트시티’ 국가에서는 단일 차량 성능보다 전체 교통 인프라와 과학적 운영의 통합 솔루션에 더 중점을 둔다. 에이투지는 차체부터 소프트웨어, 현지 데이터센터 연동까지 일괄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 여기엔 국내 모듈형 생산공정과 최근 자율주행 4단계(조건부 무인운전 기준) 수준의 소프트웨어 자체개발 역량이 직결돼 있다.

중국산 자율주행 솔루션의 점유율이 높은 국제시장에서 한국 업체가 ‘대체재’가 아닌 ‘선호 제품’으로 채택된 이번 사례에는 구조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먼저, UAE를 포함한 걸프지역 국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분산 차원에서 특정국(특히 중국)에 대한 기술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데이터와 보안에 민감한 공공부문, 고객 지속 확보가 우선인 민간부문 모두 이러한 기조와 궤를 같이 한다. 최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로컬화 한계·정치적 견제로 인한 신뢰 하락, 부품 공급지연 등의 운영상 문제가 표면화했다. 이 틈을 타 에이투지는 유럽 인증 프로세스, 현지 특화 서비스, 부품 현지화 전략을 결합한 ‘믿을 수 있는 대안’ 이미지를 구축했다.

주요 경쟁 구도는 미국, 중국, 지역 내 신생기업·합작사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테크기업들은 첨단 센서와 AI 기반 소프트웨어로 자율주행 ‘두뇌’ 경쟁력을 내세우지만, 가격·부품 유지비, 군사적 데이터 규정 등에서 장벽이 있다. 중국계 업체는 대량공급력과 가격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으나, 최근 들어 기술 표준 불일치, 운행 데이터 통제 이슈가 점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이투지는 양쪽의 장점을 교집합으로 삼아 ‘현지 규정 탑재·즉시 조달·서비스 일원화’로 하드웨어 품질에 소프트웨어 연동, AS 인프라까지 묶어 시장진입 허들을 낮췄다. 업계 관계자들은 “에이투지가 단순 ‘수출’이 아니라 현지 스마트교통 생태계 일부로 조기 편입되는 구조가 경쟁 심화기에 크게 작용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자율주행차 산업 구조상 중동은 대량 보급/검증이라는 최적의 실증 무대로, 향후 적용 국가·시장 확대에 교두보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케이스는 국내 제조업 기반의 친환경, 모듈화 생산방식이 신뢰도 확장에 기여했음을 보여준다. 2026년 현재, 주행 데이터의 즉각적 현지처리(C-V2X), 사이버 방재, 예측유지보수 등 첨단기능도 패키지로 납품된다. 한국 모빌리티의 해외 진출은 과거 단순 ‘OEM’ 외주 생산과 달리, 국제 기술·인증 통과 및 맞춤형 서비스 경쟁력에 승부를 거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경쟁업체 대비 에이투지는 조달 후 사후관리 책임, 현지 엔지니어 파견, 중간단계 데이터 공유 등 역동성을 주요 협상 포인트로 앞세웠다.

중동의 에너지 탈석유 전략과 맞물려, 매년 수천억원 신규 투자가 몰리는 스마트시티·친환경 교통 생태계 시장에서 한국형 자율주행차의 첫 대규모 상륙은 시장 선점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다. 중견기업에 불과했던 에이투지의 선택과 집중, 그리고 기술-영업-현장 인력 삼자연동식 ‘현지화’ 전략이 거둔 이번 실적은 한국 자동차/제조업 생태계에 주요한 학습 사례를 제공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생산기지 다변화’, ‘유연형 공급망’, ‘데이터 국외 의존 분산’ 등 국내 전 사업장의 중장기 전략 수립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에이투지의 UAE 계약은 글로벌 포지셔닝의 서막이다. 자율주행 스마트 모빌리티는 신뢰를 근간으로 하는 B2G·B2B 시장 개척이 중요하며, 이 과정에서 얻는 운행 데이터와 적용 사례는 향후 아시아, 유럽 진출의 레퍼런스가 된다. 중국의 저가/대량 중심 공세 속에서 한국 기업만의 ‘안정성-유연성-맞춤형 서비스’ 삼박자 접근법이 통했다는 점에서 변화의 흐름에 업계와 정책기관 모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서하준 ([email protected])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