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Z 유튜브 ‘골드버튼’ 수상, 외교 부문 디지털 전략의 명암
외교부 산하 공식 공공외교 영문 SNS 채널 ‘KOREAZ’가 유튜브 구독자 100만 명을 돌파하며 ‘골드버튼’을 수상했다. 이는 국내 정부기관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영문 콘텐츠 가운데 최초의 성과로 평가된다. 정부 주도의 대외 소통, 특히 영문 디지털 채널을 통해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국제 여론전의 최전선에 서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 채널은 한국 문화를 알리는 영상, 국가 정책, 현안 정보 등 다층적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국내외 Z세대를 겨냥해 짧고 임팩트 있는 숏폼 영상뿐 아니라 다큐 형식의 기획 영상도 제공, 구독자층의 다양화에 주력했다. 주요 영상 중 ‘KOREAN SLANG CHALLENGE’, ‘한국 음식 리액션’ 등은 100만 회 이상 조회를 기록하며 소프트파워 확대에 일조했다. 한국 정부는 2026년 외교부 예산안 중 공공외교 관련 디지털 콘텐츠 제작 및 인력운영에 배정한 비용을 확대한 것으로 확인된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가들 역시 정부 공식 SNS 채널을 적극 운영, 자국 중심의 내러티브 구축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KOREAZ의 구독자 고속 성장세는 한국 특유의 한류 콘텐츠 및 문화 트렌드 흡수력이 견인한 결과다. 비교하자면, 일본 외무성의 ‘JapanGov’ 채널은 올해 상반기 기준 40만 구독자에 그치고 있다. 이 기조는 글로벌 경쟁력 함양이라는 점에서 흠잡기 어렵지만, 순전한 ‘숫자’ 위주 성공 신화에 매몰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역효과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주요 외교 현안이나 국내 정치 논란과 연계될 경우 의도치 않은 논란 확산 통로가 될 수 있다. 지난해 ‘디아스포라 1세대’ 인터뷰 영상 편집 과정에서 ‘역사 논란’이 불거지며 소셜플랫폼 내 반한(反韓) 여론이 일어난 전례가 있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편집진 내부의 검증 체계를 강화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와 동시에 현지 정서, 언어, 유튜브 알고리즘 변화 등 외적 변수에 대한 대응력 확보도 관건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공공외교의 투명성과 지속성 확보 문제다. 개방성 확대는 필수이지만, 냉정하게 보자면 정부 홍보에 기초한 콘텐츠는 이용자 신뢰도 구축에 시간과 자원이 소요된다. 실제 유튜브 내 영문 댓글 상당수는 한국 정부 및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적 검증’ 요구가 내재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한·일 관계, 북핵 문제, 외국인 노동정책 등 첨예한 이슈 영상 댓글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팩트 체크’와 논쟁이 벌어진다. 즉, ‘영문 공공외교’의 실질적 영향력은 단순한 팔로워 수, 조회수보다 ‘정책 이슈의 관리와 피드백 대응력’에서 결정된다. 대한민국 외교부 역시 유사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 댓글 분석 시스템 및 위기 대응 매뉴얼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가시적 성과 이면에 숨겨진 과제는 선진 외교 기술의 내재화, 즉 사후 위기관리에 대한 실질 체계 확보다. 유튜브 플랫폼 자체가 여론 왜곡과 허위정보 확산 가능성을 내포하는 만큼, 디지털 미디어의 양날의 검을 의식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한편 구독자 수나 ‘버튼’ 획득 자체에 집착한 나머지, 예산 불투명성, 운영의 자의성, ‘숫자 개수 맞추기식’ 전략의 문제점은 무겁게 제기된다. 언론과 국회에서 최근 문제 삼은 ‘팔로워 수 인위적 확대’ 사례(일부 채널 루머, 운영대행사 의뢰 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에 맞서 정부는 운영 내역 전면 공개와 외부 감사, 콘텐츠 질적 강화 등을 약속한 상태다. 중장기적으로 진정한 신뢰 확보와 예상치 못한 외교 리스크 대응역량이 관건이다.
실효성 측면에서 보면, 구독자 100만이라는 물리적 성장 뒤에 따라붙는 국민 세금 재분배, 운영 인력의 전문성, 플랫폼 변화 속도에 대한 기민함 등 복수 쟁점이 있다. 기존의 ‘오프라인 중심 외교’와는 전혀 다른 차별 전략이 필요하다. 여러 국가의 디지털 외교 구현 모범 사례도 지속적으로 벤치마킹돼야 한다. 핵심은 ‘글로벌 대중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이라는 본질로 수렴된다. ‘골드버튼’보다 중요한 것은 위기 국면에서의 투명한 대응력과 정책 본질에 대한 신속한 피드백 체계다. 현시점에선 멀티플랫폼 운영과 데이터 분석, 온라인 위기관리 등 외교부의 내구성 강화를 위한 단기·중기 로드맵 수립이 요구된다.
외교는 디지털 플랫폼과 결합하면서 양면적 특성을 띠고 있다. 새로운 소통통로 개척이라는 점에서 다수의 긍정적 성과가 있지만, 그 책임과 리스크 관리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KOREAZ’의 유튜브 골드버튼 수상은 외교·문화적 이정표임이 분명하나, 진정한 경쟁력은 앞으로 디지털 환경 변화와 위기 속에서 지속될 체계적, 투명한 관리능력에 달려 있다. — 박희정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