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반둥시에 디지털정책 수출…아시아 도시 간 스마트 협력 가속
서울특별시가 인도네시아 반둥시 공무원 200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정책과 스마트시티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번 교류는 도시 운영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선진 스마트시티 모델의 아시아 확산과 기술 협력의 새로운 트렌드를 상징한다. 최근 10여 년간 서울시는 교통, 환경, 행정, 공공서비스에서의 굴지의 디지털 혁신 경험을 다져왔다. 서울교통정보시스템(UTIS), 디지털 행정플랫폼(서울정보소통광장), 디지털 시민참여 플랫폼(서울민주주의센터) 등이 대표적 예다. 이런 역량이 아시아 각국 중 규모와 성장 가능성이 뚜렷한 인도네시아 지방정부의 러브콜을 받은 것이라고 해석된다.
서울시가 실질적으로 내세운 디지털 정책은 ‘데이터 기반 행정’, ‘스마트 교통 및 환경관리’, 그리고 ‘디지털 포용’ 세 가지 축에 집중된다. 기술의 원리를 보면, 방대한 도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처리해 교통체증, 미세먼지, 재난 대응 등 다방면에서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인공지능(AI), IoT(사물인터넷), 클라우드 기술이 이 인프라의 중추를 이룬다. 특히 서울시가 강조하는 디지털 포용 정책은, 고령층과 정보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디지털 교육과 지원이 결합된 한국형 스마트시티 모델의 특색이라 할 수 있다.
목적지인 반둥시(Bandung)는 인도네시아 서부자바주의 주도로, 인구 350만의 제조·IT를 아우르는 스마트 성장 신흥도시다. 반둥시는 인구 폭증·교통난·도시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행정 및 공유모빌리티 등 서울의 경험에서 벤치마킹할 점이 많다. 양 도시 간 협업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실제 파일럿 사업의 시작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예컨대 교통혼잡 완화를 위한 실시간 IoT 센서망 구축, 시민참여형 스마트 행정실험 등은 곧 현실화될 수 있는 분야들이다.
한편, 스마트시티 정책 공유를 통한 국제협력은 이미 글로벌 메가트렌드다. 도쿄·싱가포르·헬싱키 등도 정책 전수와 실증사업으로 도시외교를 확장하고 있다. 한국의 디지털자산이 수출산업화로 발전하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K-SmartCity, K-디지털정부 같은 용어가 국제무대에서 통용되는 것도 유사 맥락이다. 구체적으로는, 서울의 디지털 행정시스템(예: 데이터 통합플랫폼), AI 도입 절차, 시민참여 데이터 플랫폼, 디지털 격차 해소방안 등이 반둥 현장에서 어떻게 현지화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미 앞서 2023~2025년까지 베트남 다낭, 인도 방갈로르 등과도 동유럽·동남아 상대기관에 정책 자문을 수행한 바 있다.
국내적으로도 서울시가 디지털 혁신을 외부로 전수하는 건 대한민국 IT 경쟁력의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와 직결된다. 단순시범사업을 넘어, 양국 스타트업·공공IT기업 협력, 현지 AI 개발자 양성 등 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실제로 아세안 지역 스마트시티 시장은 연평균 12% 성장 중이고, 인니 정부의 ‘스마트 인도네시아 2045’ 비전과 맞물려 한국형 정책 이식이 적극 추진될 전망이다. 서울형 디지털정책이 비즈니스, 문화 교류, 도시외교까지 연쇄적으로 확장될지 관건이다.
물론, 성공적인 정책 수출을 위해서는 단순 복제에 그치지 않고, 현지의 인프라·문화·법제도에 맞는 맞춤형 현지화가 필요하다. 과도한 기술 낙관에만 기대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인도네시아와 같은 신흥국에서는 디지털격차, 데이터 프라이버시, 현지인력 확보 등이 여전히 큰 도전이다. 한국의 경험이 완전하게 현지에 정착하려면 공동연구, 역량 강화, 정책 실증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면, 서울시가 반둥 공무원들과 함께 워크숍과 현장실습을 병행하면서 단순 이론이 아닌 실전형 로컬 문제해결 역량을 이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시에, 시민과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는 서울의 디지털 모델이, 인니 현장에서 어떻게 ‘현대화된 포용’으로 적용될지 관찰해야 한다.
아시아 스마트시티 간 협력은 미래 도시 인프라의 글로벌 표준 정립 과정이기도 하다. 서울시의 이번 정책 공유 사례처럼 공공데이터 개방·AI 행정서비스·스마트 인프라가 도시 성장의 모범으로 자리 잡는다면, 이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국제사회 공동 번영의 기반이 될 것이다. 도시외교의 경쟁력은 이제 인적·문화적 소프트파워에 더해, 테크놀로지 역량에서 판가름난다. 서울과 반둥의 협력이 실질적 도시 문제 해결과 지역사회 혁신에까지 닿는다면, 한국 IT정책의 ‘아시아 확장’ 신호탄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서울형 디지털정책의 현지화와 공동성장 모델이 아세안 시장의 문을 여는 첨병이 되기를 기대한다. — 이도현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