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지도 않은 직구 왜 던지나” 임찬규, 직접 등판해 변화의 의지 보여주다
임찬규(키움 히어로즈)의 이번 등판은 야구 팬들에게 익숙한 경기 그 이상이었다. 20일 저녁, 그는 온라인상에서 본인 투구에 냉정한 분석과 비판을 쏟아낸 유튜버 영상에 직접 답하며 마운드에 올랐다. 임찬규를 둘러싼 논란은 그의 직구 위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비판에서 시작됐다. 라이브 방송 등에서 “이런 직구로 왜 승부를 보려 하냐”는 비판, ‘궂은 컨디션에 변화구 부족’이라는 기술적 문제제기는 단순한 팬심의 영역을 넘어서 전문적 담론으로 번졌다.
실제 임찬규는 해당 유튜버 영상에 “직구 구질에 대한 나 자신도 고민이 많았다”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몇 차례 반복해서 영상을 시청했다고 밝혔다. 현장 취재진 앞에서 “분석은 충분히 타당하다. 직구 위력이 떨어졌을 때, 타자들은 기다릴 줄 알고 볼배합을 읽는다. 실점 패턴도 반복된다”고 솔직하게 말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경기장 내 분위기도 심상치 않았다. 임찬규는 5회까지 1실점으로 버텼지만, 6회 초 동점 상황에서 흔들리면서 곧바로 2실점. 직구 위주 운영이 읽히기 시작할 때부터, 상대 타선의 배트 스피드와 셋업 위치가 달라졌다. 이런 세부적 변화는 야구 팬들이 주목하던 부분 중 하나다. 피칭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날 임찬규의 직구 평균 구속은 139km/h 내외. KBO 평균 직구 구속이 145km/h에 달하는 지난 3년 추세와 비교하면 확연히 낮았다. 특히 4회 2사 후, 140km/h 초반 직구를 놓쳤고, 이 한 타구가 바로 1타점 2루타로 연결됐다. 유튜버의 비판 중 ‘직구로는 더 이상 해결이 안 된다’는 포인트가 적나라하게 증명된 셈이다.
임찬규는 그러나 새로운 가능성도 보여줬다. 경기 후반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파고드는 체인지업을 20% 넘게 구사했다. 5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는 변화구로 잡아냈다. 이는 기존 임찬규의 풋풋한 직구 고집을 깬 패턴이었다. 본인도 경기 후 “변화구 활용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했다. 주변의 날카로운 지적과 코치진, 그리고 팬들이 보낸 피드백 역시 받아들이고 있다”며, 자신이 기존의 잘못된 습관에서 벗어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비판적 시선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KBO 마운드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관문은 바로 직구의 속도와 위력 유지”라고 일침을 날린다. 올 시즌 내내 임찬규는 구위 저하와 볼배합의 단순함으로 인해, 3~6회이후마다 흔들렸다. 타자들의 시선에서 보면, 직구 타이밍만 잡으면 쉽게 장타를 노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다만 임찬규가 유튜버의 분석을 수용,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겸허하게 인정했고, 구체적인 경기 운용에서 이를 실험하려 했다는 점은 의미 깊다. 실제 최근 3경기 연속 피홈런은 줄고, 대신 비교적 낮은 타구 허용으로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이는 단순히 원포인트 레슨 효과가 아닌, 끊임없는 자기 이벨루에이션의 산물이다. 단순히 팬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그 소리에 귀기울여 마운드에서 실천한 케이스라는 점에서, KBO 리그의 점증적 데이터 중심 변화 트렌드를 상징한다.
연일 이어지는 선수-팬-미디어간 소통은 리그의 경쟁력을 단단히 구축하는 핵심 축이다. 임찬규처럼 본인 스스로 문제를 재인식하고, 현장 데이터와 실전 결과에 반영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면, KBO의 전술적 다양성 또한 한 차원 성장할 수 있다. 선수의 용기 뿐 아니라, 팬덤의 현미경 같은 성찰이 우수한 프로리그의 동력이 되고 있다.
향후 임찬규가 두 번째 변화, 즉 평균구속 향상을 동반한 피칭 섞기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팬과 미디어, 그리고 본인 스스로가 발전의 출발점임을 입증한 이 날의 등판. 오늘 현장에서 모든 관계자가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야구는 변화하지 않는 자, 살아남지 못한다는 명제 위에 서 있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