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성 있어서 좋아요”…1020 여성들 빠진 ‘이것’ 정체 [트렌드+]
올여름, 1020세대 여성들 사이에서 완전히 새로운 패션 트렌드가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스쿠니(skinny scrunchie)’. 원래 헤어스타일 필수템이었던 스크런치지만, 조임이 더 얇고 미니멀해진 버전이 다시 한 번 대유행 중이다. 인스타그램, 틱톡 속 영상만 봐도 학교, 거리, 카페, 스터디룸 할 것 없이 10대와 20대 여성들 머리에 이 감각적인 헤어밴드가 포인트처럼 살짝 얹혀 있거나, 손목 위에 팔찌처럼 매치된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기사 내용에 따르면, 단순히 머리를 묶는 용도를 넘어 패션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기존 곱창밴드가 가지는 러블리함과 볼륨감은 그대로, 대신 심플해진 실루엣과 컬러벨런스로 데일리 룩에도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의 비결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뭐가 이렇게 예쁘냐’, ‘하루에도 색 자주 바꿔서 쓰고 싶다’, ‘손에 감고 있으면 기분까지 좋아짐’ 같은 후기가 넘친다. 대표 브랜드들은 물론, 중소 패션 스타트업, 하이틴 셀럽까지 뛰어들며 제품군이 다양해졌다. 소재도 바뀌고 있다. 새틴, 벨벳, 오간자 등 고전적인 원단뿐만 아니라 리사이클 소재, 핸드메이드 원단, 그리고 오로라 펄처럼 빛나는 디테일까지 첨가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다.
유행의 원인은 단순한 ‘복고(Retro)’ 재해석보단, 본인의 취향을 순간순간 바꿀 수 있다는 자유로움이 가져온 혁신에 가깝다. 패션계에선 이런 액세서리 변화가 Z세대, 알파세대의 ‘짧고 강한 유행 주기’와 ‘자기만의 믹스매치 룩’ 열풍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흐름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중적인 핫플레이스, 아이돌 출국길,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도 꾸준히 노출되고, 심지어 남자 아이돌도 셋업 슈트에 ‘스쿠니’ 하나로 착장을 마무리하는 식으로 젠더리스 트렌드까지 스며든 모습이다. 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는 패션은 과거 스포티·페미닌·내추럴이 각자 영역을 유지했다면 요즘엔 그 모든 요소가 한 아이템 안에 혼재하는 것이 특징. ‘범생이처럼 보일까?’ ‘촌스러워 보이지 않을까?’ 우려 대신 자신의 위트와 성격, 그날의 기분에 따라 아이템을 가볍게 바꾸는 게 그들만의 쿨함이다.
가격 역시 스탠다드. 개당 평균 4000~1만원대, 한 번 사면 여러 번 믹스매치할 수 있고 유행 바뀌면 바로 다음 스타일로 자연스레 넘어갈 수 있는 점도 압도적인 인기의 요소. 최근 ‘에코 액세서리’ 바람과 맞물려 재활용 소재, 공정무역 원단 등 친환경마저 트렌드에 녹아들고 있다. 국내의 OO브랜드, 해외의 샤슈, 클래어 등은 쇼츠, 룩북, SNS 등을 통해 썸머룩부터 백투스쿨룩까지 쿨하게 제안한다. 덕분에 ‘오늘의 OOTD’ 한 컷에 컬러별로 한 움큼 쥐어진 스쿠니 사진이 흔하다.
흥미로운 건 이 유행이 ‘꾸안꾸(꾸민듯 안꾸민듯)’의 진화라는 점. 무심하게 머리에 툭 얹거나 손목에 말아 착용하는 순간, 룩에 마침표를 찍어주고, 다른 액세서리도 충분히 받쳐주는 서브 아이템 역할까지 수행한다. 디자이너들은 “머리끈 하나만 바꿔도 전체적인 무드가 바뀐다”라고 전한다. 동시에, 단발부터 긴 머리까지 제한 없이 누구나 연출할 수 있어 접근성도 높다. 1020 여성들에게 스쿠니는 자기만족과 간편함, 그리고 SNS에 기록될 ‘찰나의 스타일’ 모두를 충족시켜 주는 아이콤이다.
불과 1~2년 전 핀셋 악세사리, 이어커프 등 비교적 미니멀한 쇄신 아이템이 유행했던 흐름이 한풀 꺾이고, 다시금 적당한 존재감을 내세우는 스쿠니 신드롬이 밀려든다. 직접 스타일링에 입문하거나, 가벼운 선물로 골라주는 이들도 늘고 있는 만큼, 이 아이콘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 누군가에겐 단순한 헤어밴드일 수 있지만, 세대정체성과 개성, 그리고 ‘오늘 하루의 기분’을 대변해 주는 작은 트렌디의 결정판임은 분명하다.
가을이 오기 전, 당신의 스타일에도 한 번쯤 ‘스쿠니’라는 이름표를 붙여보는 건 어떨까? 심심하다 못해 딱딱해진 일상에 작은 변신의 신호탄이 되어줄 테니까. 오라희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