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때문에 내 NBA행이 막혔다’…프란시스코의 주장에 드리운 스타 선수 권력 논란

최근 그리스 농구리그로 이적한 ‘유로리그 퍼스트팀’ 출신의 파쿤도 프란시스코가 “르브론 제임스가 내 NBA 도전의 길을 가로막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슈퍼스타가 구단 운영에 미치는 실제 영향력의 실체와 구단 내 파워 게임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프란시스코는 여러 차례 NBA 문을 두드렸음에도 번번이 불발된 데 르브론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주장한다. 이 발언이 화제가 된 배경에는 프란시스코가 올 시즌 뛰었던 유로리그에서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고, 지난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평균 17.6득점, 7어시스트로 ‘퍼스트팀’ 선정 및 시즌 MVP 후보에 올랐다는 점이 있다. 이처럼 유럽 무대에서 입지를 굳힌 재목이 NBA 진출에는 번번이 좌절한 것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프란시스코의 폭로는 단순 불평을 넘어 시스템적 의문으로 이어진다.

프란시스코가 언급한 구체적 상황은 LA 레이커스 내에서의 이적 추진과정에서 벌어졌다. 종전 사례들과 다른 점은, 실질적 축구와 달리 농구에서는 단일 슈퍼스타가 프랜차이즈의 모든 결정에 실질적으로 개입한다는 구단 관계자의 증언과 미 언론의 반복 보도들이 쌓여 있다는 점이다. 특히 레이커스는 ‘르브론 제임스 체제’가 굳건한 팀으로, 수차례 감독 선임-해임, 트레이드, FA 영입 과정에 르브론이 구단 경영진 및 단장과 직접적으로 논의해왔다. 최근만 해도 오스틴 리브스, 카일 쿠즈마 트레이드 때 이러한 일이 드러났다. 프란시스코의 경우, 레이커스 내부 테스트와 계약 협상이 구체화되는 순간 르브론 측이 “팀의 운영 방향과 합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단장이 이를 즉각 수용하면서 돌연 계약이 무산됐다는 설명이다. 구단 내부 사정에 밝은 복수 소스 역시 ‘르브론 입김’이 결정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물론 이같은 주장이 모두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프란시스코 측의 에이전트가 “미국식 농구 문화에 적응이 더딜 수 있다”는 일부 구단 스카우트들의 반응도 공개했기 때문이다. 유럽 가드 플레이메이커에 대한 미국 내 저평가, 리그 전략/트렌드의 차이, NBA의 선수 사이즈에 대한 엄격한 평가 기준 등 복합 요소가 겹친 결과라는 항변도 있다. 하지만 르브론을 비롯한 슈퍼스타급 선수들이 이른바 ‘로스터 파워(power of the roster)’를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구조는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케빈 듀란트, 스테판 커리, 야니스 아데토쿤보까지, 당대 슈퍼스타가 계약·트레이드·심지어 코칭 스태프 구성까지 영향을 주는 장면은 최근 10년간 NBA에서 반복돼 왔다. 2022년엔 릴라드가 감독 교체에 의견을 직접 개진했고, 2025년 필라델피아에서는 엠비드의 요구로 일부 영입안이 수정됐다.

프란시스코가 불쾌함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개인 SNS와 언론 인터뷰에서 NBA 시스템에 대한 신뢰까지 의심한 사정은 파장이 될 만하다. 특히 농구 내 캐리어를 쌓기 위해 ‘최고 무대’로 평가받는 리그 달성을 목표로 했던 선수 입장에선, 경기력이 아니라 유명 선수의 ‘입김’에 따라 커리어가 좌지우지되는 현실은 좌절감을 안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프란시스코의 최근 퍼포먼스는 단순타, 트랜지션, 오프 더 볼 무브 등 현대 농구의 트렌드를 모두 충족하고 있어, 레이커스나 미드-티어 NBA 팀에서도 충분히 활용도를 보여줄 만하다. 그의 공격 시퀀스 효율은 지난 시즌 유럽 가드 중 TOP3였고, 미국 농구 데이터 전문 업체도 시즌 종료 시점까지 NBA 하위권 백코트 대비 “전혀 손색 없는 자원”으로 분석했다.

관건은 결국 구단의 역학 구조다. 미국 농구사에서 FA 영입권, 트레이드 veto, 코칭 스태프 서브미션 등 구단 프론트와 슈퍼스타간 공격적 협상은 반복되어 왔다. 실제 2023시즌에도 르브론이 웨스트브룩 영입 반대 의견을 구단에 개진했고, AD(앤서니 데이비스) 합류에는 직접 설득 프로세스까지 개입했다. 구단의 최종 방침에 대해, 경영진 역시 ‘슈퍼스타 없인 팀도 없다’는 실리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신인이나 외부 영입 선수가 팀 문화와 합이 다르다거나, 슈퍼스타 위치를 위협할 수 있다는 리스크도 작동한다. 즉, 프란시스코가 폭로한 구조적 불투명성과 ‘스타 파워 싸움’은 NBA 고질적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유럽 농구계, 특히 이전 시즌 레알 마드리드 출신 선수들은 “능력 위주로 평가받는 리그와는 전혀 다르다”며 NBA의 폐쇄성을 지적한다. 팀 전술적 측면에서도 프란시스코가 지닌 빠른 퍼스트 스텝, 페이스 조절, 퍼리미터 수비 역량까지 감안하면, 현 NBA 외곽 중심 경기에 정합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렇듯 순수 경기 역량과 상관없이 구단 내 주요 선수들의 의견이 비선 실세처럼 작동하는 현상, 그리고 그 판단이 선수들의 꿈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은, 단일 리그에 균열을 남길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 농구계 내부에서도 “팀 오너-프런트의 권한 환원”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프란시스코의 이적 좌절 그리고 유로리그 귀환은 곧, 세계 농구계 양극화와 내부 권력 파워 게임의 실상을 그대로 드러낸다. 리그의 미래 이정표가 될 대형 변화 앞에서, 오늘도 농구 선수들의 ‘경기 외 난관’은 사라지지 않는다. 선수 출신 기자로서, 결국 답은 완벽한 성과와 실력, 팀의 분명한 운영 철학뿐이다. 다음 시즌, 유로리그와 NBA의 경계에서 또 한 번 ‘파워 게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보자.

— 한지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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