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상승, 엔비디아 실적 발표 앞두고 경계감 지속
25일 국내 증시는 코스피·코스닥이 동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KOSPI)은 전 거래일 대비 0.72% 상승한 2,823.19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도 1% 이상 올랐다. 투자자들은 장중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위험 선호 심리를 보였지만, 글로벌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신중한 흐름 역시 병존했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약세로 출발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다시 강하게 반등했다. 특히 삼성전자(3.2%), SK하이닉스(4.6%), LG에너지솔루션(2.1%) 등 반도체·2차전지주들이 상승장을 주도했다.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국제 투자은행(IB)들의 전망 상향 조정, 국내 핵심 제조업의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코스닥 시장 역시 IT, 바이오, 2차전지 관련 중소형주 강세가 뚜렷했다. 외국인은 최근 5거래일 연속 코스닥 순매수세를 유지하며, 코스닥지수는 956.4로 장을 마쳤다. 주요 성장주들의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과 더불어, 기술주 조정 국면이 하반기 반등 신호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임박하면서 시장에는 경계감도 팽배하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주가가 고점 부담을 받고 있다. 미국 증권사들은 이번 3분기 실적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업종의 동반 ‘트레이딩 조정’ 가능성도 경고했다. 지난 분기 엔비디아는 전년 대비 약 86% 증가한 26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시장의 기대치가 워낙 높아 ‘실적 서프라이즈’가 아니면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엔비디아의 GPGPU(범용 그래픽 프로세서) 성장에 직접적인 공급망 수혜를 받고 있다. 실제로 2분기 SK하이닉스는 북미 AI 서버 칩 수요 확대로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반면, 엔비디아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칠 경우 국내 주도주 역시 차익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실적 발표 이후 AI·반도체 업황의 재평가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외 IB들은 하반기에도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AI 인프라, 서버 DRAM, 고대역폭 메모리(HBM3) 등 첨단 반도체 분야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13조 원을 기록하며,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슈퍼사이클’ 재진입 기대가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3 기술의 글로벌 수주 확대에 기반해 내년까지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엔비디아에 대한 시장 기대가 워낙 높기 때문에, 실적 발표 이후 단기적 주가 조정 리스크 또한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글로벌 증시를 종합해보면, 최근 미국 S&P500과 나스닥 모두 엔비디아 등 대형 테크주 호조에 힘입어 신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미국 국채금리 불안,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 국제정세·무역리스크 등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 역시 변동성에 대비한 신중한 투자 전략이 요구된다.
자동차, 2차전지 등 국내 제조업의 실적도 하반기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등 배터리 관련주는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수혜 확대, 유럽 수주 성과에 힘입어 꾸준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번 코스피·코스닥 동반 상승은 ‘AI-반도체 훈풍’에 더해, 국내 제조업 실적 회복 기대, 외국인 자금 유입, 그리고 글로벌 증시 강세라는 3박자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에도 이런 상승 추세가 이어질지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실적 리스크, 중장기적으로 AI와 첨단산업 성장에 좌우될 전망이다. 변동성 확대에 유의한 포트폴리오 분산, 선별적 접근이 요구된다.
조민수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