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카운터에 역 카운터 크산테’…피어엑스, ‘클리어’ 맹활약에 2-1 역전 매치 포인트
LCK에서 피어엑스(PX)와 상대 팀의 대결에서 모든 시선이 탑 라이너 ‘클리어’에게 집중됐다. 역전의 서막은 크산테 픽의 선택과 변화에서 출발했다. 통상적으로 크산테는 특정 챔피언에게 카운터당하기 쉽기로 알려져 있지만, 이날 ‘클리어’는 역 카운터의 길을 제대로 열어버렸다. 모두가 예측했던 패턴과 정반대의 흐름. 현 메타에서 잘 볼 수 없는 스타일이 터지며 PX는 보는 이들의 패러다임을 흔들었다.
1세트에서 크산테는 뚜렷하게 카운터당하는 구도의 희생양처럼 보였다. 상체 주도권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며, 특히 팀 전체가 라인전 이후의 스노우볼을 굴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피오라, 아트록스 등 전통적인 크산테 카운터 챔피언 라인업에 막히는 듯한 양상이었으나, 2세트부터 게임의 결이 달라졌다. 팀의 초반 기세부터 다르게 운영됐다. 스크림에서 은근 자주 쓰였던 인베이드와 근거리 교전 위주의 체스판이 실제 경기장에서도 먹힌 것. 이른 바 찐 메타 적응력이다.
경기 중 핵심은 크산테의 변칙적인 아이템 빌드와 라인전 포지셔닝이었다. 선템 ‘태양불꽃 방패’ 대신 예상 밖의 ‘심연의 가면’을 들고 상대 딜러의 발을 묶은 선택은 메타를 뒤흔들 만했다. 그 이유는 픽 대 픽, 즉 상성 싸움이 기존에는 단순하게 해석되던 것을 팀 전체, 그리고 소환사의 전략 전개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진화시켰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제 LCK에선 단일 챔피언의 카운터 개념만으로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피어엑스의 ‘클리어’는 본인의 컨디션 뿐 아니라 정글-미드의 움직임까지 합쳐서 라인관리와 한타운용까지 모든 국면에서 갓벽에 가까운 조율을 보여줬다.
3세트는 단순 프로게임이 아니라, 메타 진화의 라이브 쇼케이스였다. 크산테 픽이 아군의 서포트, 상대의 한타 대형까지 고려하면서 초반 운영과 후반 교전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냈다. 실제로 중후반 한타에서 ‘클리어’가 순간적 포지션을 이동하며 상대 에이스를 차단하고, 이어서 프런트라인을 만든 플레이는 박수 받을 만했다. 드래곤 앞에서 보여준 빈틈없는 어그로 핑퐁과 그 이후 이어진 일망타진. 화면엔 이른바 현대 LCK 메타에서 보기 힘든 새 장면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PX의 전체적인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피어엑스가 탑-정글-미드 트라이앵글을 중심축으로 초기 설계, 오브젝트 운영, 견제와 압박까지 매끄럽게 조합하며 시즌 전반의 LCK 태세에 강하게 도전했다. 이들의 통계 수치는 평균 한타 성과, 주도권 전환 속도, 라인전 지표 등에서 확연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마디로 기존 LCK 탑 구조가 올해 완전히 관습의 유물로 전락하기 직전, 피어엑스의 이번 시도가 메타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줬다.
경쟁 팀에서도 분명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2026년 하반기 LCK에서는 단순히 상성표 외우는 시대는 끝났다. 픽과 운영 패턴이 서로 맞물려 예측의 스펙트럼이 확장되고 있다. 크산테는 이제 더 이상 반자동 카운터 피킹만으론 제어되지 않는다. 각 팀이 이 흐름을 얼마나 빨리 캐치하고, 도전정신으로 녹여내는가에 따라 2026 LCK 플레이오프 주도권도 갈릴 전망이다.
이제 중요한 질문. 다가오는 시기 PX는 이 흐름을 얼마나 오래, 그리고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그리고 다른 상위권 팀들은 이 방식에 어떤 ‘맞불 전략’을 들고 나올까? 팬들은 이미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이 판에 누군가 또 다른 미친 아이디어로 한 번 더 뒤집는다면, 2026년 LCK는 열광의 연속이 될 게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오늘 ‘클리어’의 맹활약과 PX의 팀 디테일이 LCK 전체가 도약해야 할 다음 단계를 환하게 밝혀줬다.
— 정세진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