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음원에게 ‘STOP’ 걸린 호주 음악차트, 그 이유는?
호주에서 음악 차트 집계에서 인공지능(AI)이 만든 음원을 공식적으로 제외하기로 했다. 실제 사람 아티스트가 만든 곡만이 호주 주요 차트에 오를 수 있게 된 것. 이번 결정은 최근 2년간 전세계 차트에 AI음원이 드리운 그림자가 점점 짙어진 뒤 나온 첫 ‘공식 브레이크’다.
당장은 빌보드나 멜론 등 다른 국가 차트까지 연쇄될 조짐은 없다. 그런데 업계 반응은 뜨겁다. 호주 ARIA(호주음반산업협회)는 “음악의 창작성 본질을 보호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그간 AI로 만들어진 노래가 차트를 교란하거나, 인기 원곡을 어설프게 학습해 만든 페이크송이 여기저기 휩쓸고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호주 안팎에서 TikTok, 유튜브, 스트리밍 마켓에 AI가 만든 ‘NewJeans’ ‘드레이크’ 가상 음원이 올랐고, 사용자들은 ‘진짜보다 더 진짜같다’고 속았다. 가수 목소리, 편곡, 심지어 팬송 가사도 AI가 흉내내는 시대. 하지만 차트는 여전히 ‘진짜 인간’에게만 문을 열었다.
호주 결정의 배경을 살펴보면 ‘가수와 창작자 권리’ 보호가 중심이다. 올해 초 소니뮤직, 유니버설 등 글로벌 레이블은 “AI음원이 우리 시장을 잠식한다”며 공개 경고장을 날렸다. 같은 흐름 속에서 호주는 아예 원천 봉쇄에 들어간 것. 반면 AI기술 스타트업들은 “AI가 창작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며 기존 음악산업과 충돌하는 구도다. 그럼에도 ‘음악 산업의 DNA’를 지킨다는 명목이 더 힘을 받고 있다.
셰어되는 효과도 크다. 스트리밍 1, 2위 플랫폼은 물론, 신생 SNS 음악 서비스까지 AI음원 ‘차트 OUT’이 따라올지 관심. 실제 유럽과 미국 일부 레이블도 비슷한 논의는 꾸준히 이어졌다. 영국 OCC(공식차트컴퍼니)는 아직 AI음원 허용 중이지만, “향후 재논의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국내와 비교하면 현재 멜론, 지니뮤직, 플로 등도 명확한 가이드 없이 유통사를 통해 곡을 받는다. 아직은 AI창작 범위나 차트 집계 기준을 세분화하지 않았다. 팬덤 기반 K팝이 AI 기술로 ‘가짜 인기’ 논란을 겪었던 만큼, 향후 ‘호주식 기준치’ 도입이 점쳐진다. 문화계 안팎에선 “AI가 만든 곡도 예술임은 틀림없지만, 기존 가수와의 공정 경쟁이냐 보호냐 딜레마”라는 말까지 등장. 팬들 반응은 ‘반반’이다. “오히려 신인이나 인디쟝르한테 진짜 기회였다” 혹은 “기계곡에 스타덤 빼앗기지 말자”로 팽팽하다.
AI음원을 차트 집계에서 뺀 결정은 곧 ‘음악 창작자가 누구인가’란 기본 질문을 다시 던진다. 정말 목소리만 마이크 앞에 서야 하는 시대일까, 아니면 프로그래밍 키보드 앞 작곡자도 아티스트일까. 무엇이 진짜 창작이고, 누가 저작권을 갖는지. 아직 명확한 정답은 없다. 다만, 호주발 ‘AI음원 OUT’이 음악계의 변화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신호탄인 건 분명하다.
스트리밍과 SNS가 음악 소비 전부가 된 2026년. 튜닝된 목소리와 인공지능 MR, AI 가사생성은 이미 익숙하다. 그래서 이 결정이 ‘올드 방식’ 보호냐, 새 문화 견제냐로 이어질 수도. 산업·플랫폼·법적 정의까지 각국이 얼마나 빨리 가이드라인을 세울지 관건이다. 앞으로 AI음원이 배제된 차트에도 ‘공정성 논란’이 생길 수 있다. 인기 유튜버가 만든 노래, 혹은 AI와 인간의 콜라보곡은 어디까지가 진짜일까? 평균 독자는 가장 현장감 있게 “그래서 내 플레이리스트엔 뭐가 들어갈 수 있는지”만 궁금할 수 있다. 호주 음악 시장의 문턱은 확실히 높아졌지만, 글로벌 팬들과 창작자의 ‘새로운 음악 논쟁’은 이제 시작이다. 멜론도, 빌보드도 머지않아 이 질문을 마주할 준비를 해야 한다.
— 남도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