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의대 유치 논란 속 목포대 총장 사퇴, 지역 의료격차 논의 급부상

31일 순천대학교가 새 의과대학 유치 대상으로 최종 선정되면서 전남 지역 의료 지형에 중대한 변동이 일어났다. 정부의 의대 신설 정책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진입한 가운데, 목포대학교 송하철 총장이 의대 유치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송 총장은 교내 간담회 및 대학게시판을 통해 본인의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구성원 및 지역사회의 사과도 직접 전했다. 해당 결정은 전남 서부권을 포함한 광범위한 지역 의료공백 및 의료취약지 논쟁을 촉발시켰다.
순천대가 새로운 의과대학의 주체로 확정되는 과정에서 전라남도 내 6개 대학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점이 확인됐다. 목포대는 지역 의료불균형 해소라는 정부의 초기 지침에 따라 강한 기대를 내비쳤으나, 결과적으로 중·동부권인 순천대에 의대가 배정되면서 서부권 주민들은 소외감을 표출하고 있다. 목포시 및 시의회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며 정부 결정에 아쉬움과 유감을 드러냈다. 지역 시민단체와 일부 국회의원도 해당 정책이 오히려 의료격차 심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집중 지적했다. 현장에서 접한 목포의료원 관계자, 목포 대학병원 협력 네트워크 의료진도 “이 상태로는 전남권 전체 의료 자원의 효율적 분배가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부는 순천대 의대 신설을 통해 ‘지역의료 허브’를 구축하고, 전남 및 경남 동부권 내 의사 공급 확대를 기대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민 접근성과 전라남도청 소재지 인프라, 학생 유입력, 기존 R&D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선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의대 신설의 기본 취지인 서부권 의료 격차 해소 필요성에 대한 현장의 볼멘소리가 멈추지 않고 있다. 전라남도 전체 면적의 45%가 서부권에 속하나, 현재까지 의료 인프라 확충은 사실상 정체 상태다. 해당 지역 인구 고령화율도 35%를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간 응급환자 이송 소요 시간 통계 역시 서부권이 동부권보다 평균 30분 더 소요되는 등, 구조적으로 불리한 조건이 여전하다.
목포대 및 목포시 일대에서는 순천대 의대 유치 방침에 대한 반발 분위기가 지속 중이다. “지역 대학 간 경쟁이 아닌, 전남·서남권 전체의 의료체계 발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민사회 요청안도 거론됐다. 의료계 및 일선 시민단체는 2019년 채택된 지역 공공의대 신설과 마찬가지로, ‘실질적인 의료 취약지 개선’을 위해 정부와 도 차원의 추가대책을 촉구했다. 반면, 순천시는 “신속한 의대 신설 추진과 첨단 연구시설, 산학협력 의료 생태계 조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적극 환영 입장을 보였다. 민관, 정치권, 현장 의료인 등을 아우르는 다각적 논의가 예고됐다.
의대 신설 자체에 대한 비판도 일부 제기된다. 일각에선 단순히 정원 확대로만 접근할 경우, 장기적으론 충원 실패·교육의 질 저하·수도권 유출 등 2차 의료 불균형이 재생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른 광역 시군 단위 사례, 특히 강원권·경북권 의료공백 문제와의 연계 비교 역시 필요하다. 의료 현장 전문가들은 일회적 의대 신설이 아니라, 지역 의료기관-대학-지자체 간 지속적 인력 유입·정주여건 개선 방안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26학년도 순천대학교 의과대학 신설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전남지역 의료인력 양성과 분배에 각종 후속조치가 요구된다. 후속 논의의 초점은 의료자원 지역 간 불균형 해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 대책 마련에 있다. 인접 지역 대학과의 연구·진료 협력, 원격진료 인프라 확충, 의사 인력의 정주 환경 개선 등 측면에서의 정책적 준비가 더욱 절실해졌다. 당장 목포 서부권 주민 다수는 “현실적 의료 접근성이 근본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정치권도 후속 거버넌스 협상안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순천대 의대 신설은 단순한 대학 간 유치전이 아닌, 지역 의료격차 해소를 둘러싼 실질적 사회적 쟁점으로 비화되고 있다. 남은 과제는 이 과정에서 소외된 현장, 그리고 분배의 공백이 발생하는 지역에 어떻게 보다 실효성 있는 보완책을 마련할 것인가에 모인다. 지역 간 의료 불균형 문제와 정부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는 앞으로도 현행 의대신설 정책 논의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이현우 ([email protected])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