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의 ‘2028 부산 총선 직할’ 발언, 지역정치 주권 논란과 그 파장

2028년 부산 총선을 두고 김 대표가 “제 직할로 치를 것”이라고 밝힌 발언이 정가에 상당한 파장을 낳고 있다. 정당 대표가 특정 지역 선거를 직접 관리하겠다는 선언은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부산 지역 정당위원장 및 지역 정치인들의 반발, 당내 주도권 경쟁, 그리고 지역 유권자들의 자치권 침해 논란이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 이 발언의 내막과 배경, 그리고 향후 파급효과는 오랜 기간 정치 현장을 분석해온 기자로서 심층적으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정확한 발언 시점은 지난 8월 말, 주요 당직자 및 부산 지역위원들, 여론조사 관계자까지 대거 참석한 전략 회의 자리였다. 김 대표는 “부산은 더는 과거의 부산이 아니다. 2028 총선만큼은 당 대표로서 직접 테이블을 꾸리고, 인재 영입·공천까지 제 직할 체제로 가겠다”는 강경한 메시지를 남겼다. 이 발언은 지역 조직의 고유 권한이었던 공천 후보 추천과 내적 합의 구조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집권 혹은 제1야당 대표가 선거를 ‘직할’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선례는 최근 20년 간 찾아볼 수 없다.

정치권 표면 아래에서는 이 발언의 배경과 목적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첫 번째 중론은 ‘부산 민심 이반’에 대한 위기감. 최근 지방 단체장 비리, 지역 개발 지연, 고질적 구도심-신도심 갈등 등을 배경으로 지지율 하락이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특히 2024 총선 이후 부산·경남(PK) 권역에서 중간 이하 성적표를 받은 당 지도부가, 대규모 인적 쇄신과 전략적 인재 영입 없이는 지역 내 기반 정비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시각이 지배적이다.

두 번째 쟁점은 부산 출신 기존 정치인들과 중앙 집권적 리더십 구도의 충돌이다. 이미 부산 내 3선·4선 중진들은 직할 체제에 대해 지역 자치와 책임 정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심지어 일부 중진 의원은 익명 인터뷰를 통해 “명분 없는 수도권 중심 ‘직할’은 부산 민심에 대한 도박”이라고 경고했다. 정당 내 인사들이 사실상 공천 불안에 휩싸이게 됐으며, 개인 정치 생명까지 걸린 총력전을 예고한 셈이다.

이와 함께, 이번 ‘직할’ 선언이 통상적으로 당 대표의 리더십과 책임정치 가치를 강화하겠다는 추진력의 의미임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는 단순한 지역관리 차원이 아니라, 당의 핵심 거점 전략을 서울·수도권, 부산·영남 두 개 축으로 재설계하겠다는 장기 플랜의 시그널로 읽힌다. 하지만 정치적 역학상 신인 영입·외부 전략 후보 배치가 이뤄진다 해도, 지역민의 정서와 기존 균열 계층의 이해관계가 조정될 가능성은 낮다.

이 과정에서 부산 유권자들은 커다란 정치 실험대 위에 놓인 셈이다. 수도권의 전략공천 논란과 마찬가지로, 지역 주민이 직접 조율한 인물보다는 중앙에서 낙점한 ‘외부 인사’ 혹은 우호적인 전략 후보가 유입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정치적 대리인’ 논란도 연결된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실질적 자기결정권 약화, 지역의 구체적 문제보다는 정당의 전략적 편제 논리에 따라 표심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다른 정당들 역시 부산을 ‘대표 직할’ 체제의 격전지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거대 양당 모두가 총력전을 공언할 경우, 지역 이슈보다 당내 세력 판도와 중앙정치의 대리전 구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 이 상황은 정치적 피로감과 지역정치 환멸을 촉진시킬 위험이 있다. 정당 내부적으로도 지역 조직 장악력 약화와 갈등 심화, 영남 연고 정치 기반 일부 붕괴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

결국, 김 대표의 이 발언이 ‘혁신’의 탄탄한 설계 없이 단순한 중앙집권적 구호에 머문다면 해당 지역의 근본적 변화보다는 단기적 정치적 계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지금 이 시점에서 지역정치 실험이 갖는 긍정적 효과와, 대표의 강경 드라이브가 빚을 구조적 모순까지 모두 조망할 필요가 있다. 부산 내 정치 주도권의 향방, 중앙과 지역 간 역할 분담의 재배분 과정, 그리고 해당 결정이 전국 정당 구조에 미칠 장기적 후과까지 깊은 분석이 요구된다.

‘부산 총선 직할’ 전략이 제2, 제3의 주요 권역으로 확산될 경우, 우리 정치 시스템은 다시금 중앙-지역 간 긴장 곡선 위로 올라서게 된다. 지역주권의 실질화라는 시대적 화두와 대표-조직 간 책임 배분이라는 근본 문제를 모두 점검해야 하는 시점이다.

— 서지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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