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방안에 박차: 속도전과 실효성의 동시 시험대
정부가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을 위한 구체적 실행을 본격화한다. 최근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로드맵’의 핵심은 우주, 사이버,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 기반의 방위산업 생태계를 조기에 구축하고,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안보 시장의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단순히 예산을 확충하는 차원을 넘어서, 관련 규제 개선, 인재 양성, 연구개발 투자의 전략적 분산 등 입체적 접근이 병행된다는 점이 이전 정책과의 차별점으로 평가된다.
정책 실행에는 다수의 쟁점이 교차한다. 우선, 정책 방향은 ‘신속성’에 방점을 찍는다. 최근 국제 정세 불안과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정부는 신속한 기업 발굴과 지원 과정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신설되는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지정제’와 군과 민간의 공동 R&D 촉진, 해외 진출 지원 등 맞춤형 패키지의 도입이 준비되고 있다. 방위력개선사업의 민간 참여 확대, 군 내 스타트업 테스트베드 운영 등 세부 방안이 제시된 것도 의미가 크다.
이 같은 진전에 대해, 정치권과 업계의 반응은 복합적이다. 여당은 ‘안보의 패러다임 전환’을 미룰 수 없다며, 변화의 속도를 높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여당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기존의 중후장대한 방산 체계만으로는 글로벌 시장 경쟁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반면, 야당은 속도전을 강조하다 발생할 수 있는 안전성 미비와 부처 간 역할 중복, 방산 대기업 중심 재편 우려를 지적한다. 야권 일부는 정부의 규제 개혁 드라이브가 예비적 검토와 현장 의견 수렴 없이 진행될 경우 자칫 신생·중소기업의 ‘들러리화’로 귀결될 수 있음을 경계한다. 업계 일각에서도 “스타트업 육성이라는 명분 아래 대형 기업에 대한 정책 지원이 쏠릴 위험이 여전하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실제 정책 효과 측면에서, 유사 사례를 참고할 필요도 크다. 미국·이스라엘 등 신안보 산업 강국의 경우 정부 주도의 국방 R&D 프로그램과 고위험·고수익 기업 투자 모델이 방위산업의 혁신을 이끈 바 있다. 이들 국가는 초기부터 민간기업, 특히 스타트업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동시, 기술 유출 및 윤리적 리스크 통제에도 방점을 두었다. 우리나라의 신제도는 글로벌 표준과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국내외 벤치마킹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신기술의 군 응용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제기될 인권, 노동, 개인정보 보호 등 사회적 쟁점에 대한 선제적 대응 체계도 중요하다. 실제 일부 시민단체는 AI 기반 무기 개발 확대 시 발생 가능한 윤리·통제 리스크, 예산 낭비 가능성을 우려한다.
정치권의 이해관계도 정교하게 맞물린다. 여당은 향후 총선 및 대선 국면에서 방산 첨단화와 일자리 창출, 국부 창출 프레임을 강화하기 위한 소재로 신안보 기업 육성을 활용하는 국면이다. 야당은 정부의 ‘속도·혁신 프레임’에 ‘포용·균형·투명성’을 내세우며, 관련 정책 심사와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친다. 정책의 실효성을 가늠할 구체적 지표로 ‘스타트업-중견기업-대기업 간 공정한 생태계 구축’, ‘안보·윤리 기준 내장’, ‘기술 독립 및 자립 기반 확대’ 등이 논의의 기준점으로 제시된다.
한편, 업계가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R&D 지원금, 규제 완화, 군납 기회 증대 세 요소의 상승효과다. 대기업은 원천기술·운영 경험, 중소기업은 시장의 민첩성·혁신 역량을 내세우면서 각자의 이해를 관철하려 한다. 스타트업 창업계에서는 여전히 행정절차 간소화와 정부 주도의 네트워크·테스트베드 제공, 외국 투자유치 기반을 집중적으로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우려 요소도 분명하다. 내부 실력 없는 ‘관계사 바지사장’식 지정, 대기업 통로 단순 하도급 등 거버넌스의 투명성이 흔들릴 경우, 국민 신뢰는 물론 글로벌 신뢰도 역시 금세 추락할 수 있다.
이번 육성 정책의 단기 평가지표로는 ▲신규 지정 혁신기업 수, ▲방위 관련 특허 출원 건수, ▲스타트업·중소기업의 정부 방위산업 조달 참여 비율 증대, ▲글로벌 방산 수출 실적, ▲정책 지원에 따른 고용효과 등이 꼽힌다. 이에 따라 정치·산업계 모두 중장기 효과에 주목하면서도 매년 실적을 투명하게 검증하고 부실판정은 신속히 환류하는 메커니즘이 절실하다는견해다. 대규모 예산 투입과 규제개혁, 실제 현장 체감, 윤리·안보 리스크까지 ‘삼중 체크’가 이뤄질 때 실질적 국가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의 빠른 실행은 지체할 수 없는 과제다. 그러나 정부 정책의 실효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다층적 관리, 정책 남용 및 부작용에 대비한 사후 점검의 강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명목상 지원’이 아닌 ‘실질적 기회 제공’에 정책의 방점이 찍일 수 있느냐가 올해 이 정책의 성패를 가늠할 핵심 전선이 될 전망이다.
— 최은정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