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에너지, 밴드 ‘Broken days’가 증명했다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Broken days’, 전국의 음악 꿈나무들이 모인 제3회 전국 청소년 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현장엔 각자의 색깔을 품은 젊은 밴드들이 모여 경쟁했고, 그 한복판에서 그들은 샤프한 사운드, 에너지 넘치는 합주, 탁월한 리더십까지 모두 보여줬다. 수상 순간, 멤버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방금 전 노래를 쏟아냈던 무대를 내려왔다. 비주류 악기 구성, 직접 만든 곡으로 평가받았던 그들. 마침표는 현장의 박수였다.
전국 청소년 음악경연대회는 꾸준히 성장 중이다. 올해 3회, 10대들의 자작곡과 밴드, 홍대 바닥에서 자주 보이는 연출들이 어색하지 않았다. Broken days는 서울권 예선 1위를 거쳐, 본선에서 댄스 음악 밴드, R&B팀을 제쳤다. 현장 평가는 간결. “새롭고 단단했다.”
특별히 눈에 띈 건 세 가지. 첫째, Broken days의 곡 선정. 공식 발표곡 ‘낙서’는 멤버들이 직접 작사·작곡에 참여한 개러지풍 록. 짧지만 강렬했다. 둘째, 팀워크. 각 파트는 기계처럼 정확하게 맞물렸고, 기타–베이스–드럼–보컬이 따로 놀지 않았다. 셋째, 퍼포먼스. 톡톡 튀는 움직임, 멤버 각자의 딜리버리 능력까지 포함해 확실히 남달랐다.
심사평에서는 “프로 뮤지션들도 참고할만한 곡 구성” “세련된 사운드 디자인”이라는 찬사가 나왔다. 특히 드럼 파트의 리듬감, 보컬 최유진의 무대 장악력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점수 역시 만장일치에 가까웠다. 현장 분위기는 마치 어른들의 경연 못지않게 뜨거웠다. 이미 영상 클립은 SNS 곳곳에 퍼졌고, 음악 커뮤니티엔 ‘이 팀 어디서 활동하냐’는 질문이 줄을 이었다.
Broken days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음악 하나로 통한다.” 팀 리더 김세윤은 “관객과 한 공간에 있다는 것, 그뿐”이라며 ‘음악 너머’를 강조했다. 대상 수상 직후 소속 교육청, 학교,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 연락이 빗발쳤다. 공연 제안도 이어졌다. SNS 인플루언서는 “90년대 감성+MZ발랄함 섞인 세대다”라며, 이들의 성장세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청소년 밴드 시장, 이제는 신진 아티스트 생태계로 주목받는다. 최근 2~3년간 경연대회 규모가 늘고, 상금·음원발매 기회가 늘었다. 커버 곡 중심에서 자작곡으로 흐름이 바뀌는 중. Broken days는 이런 트렌드의 한 가운데에서 ‘자작곡 대상’이라는 중요한 사례를 남겼다.
밴드 멤버들은 모두 고교 1~2학년. 악기 연습만 수년, 이미 유튜브 채널 구독자 1,000명을 넘겼다. 공연 영상의 댓글 창에는 ‘이대로 데뷔해도 되겠다’ ‘프로보다 더 신나보임’ 등 용감한 평가가 쏟아진다.
하지만 한 번의 대상이 모든 걸 보장하지는 않는다. 음악계에선 단발성 경연대회 우승팀이 정작 본격적인 시장 진입에서 고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밴드도 곧 앨범 제작 준비에 들어간다. 대중과 소통, 꾸준한 작업,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 국내 청소년 밴드 생태계가 더욱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이들처럼 신선하면서도 진지한 팀이 앞으로도 더 많이 필요하다.
Broken days의 대상은 하나의 시작이다. 10대 밴드가 ‘멋짐’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큰 변화다. 관건은 명랑하고 힘 있는 록 사운드가 음악 씬의 새로운 문을 열지에 달렸다. 앞으로도 페스티벌, 방송, 유튜브 등에서 이들의 ‘진짜 음악’을 기대해볼 만하다.
젊은 밴드의 돌풍, 지금 한국 음악계가 가장 흥미롭게 지켜볼 현상. 앞으로 ‘Broken days’와 그 뒤를 이을 팀들이 어디까지 진화할지 궁금하다.
— 남도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