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의 건강권, 민민공공 의료의 두 갈래에서 답을 찾다
김해시의료원 추진이 좌초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지역사회에 울려 퍼졌던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는 그 시간동안, 김해의 시민들은 여전히 충분한 의료 인프라와 더 나은 건강 서비스를 바라며 각자의 자리에서 숨죽여왔다. 기사에서 특히 언급된 것은 김해시민 57만명이 사실상 ‘의료 공백’ 속에 있다는 현실이다. 주변을 살펴보면, 구급차에 실려 창원, 부산까지 먼 길을 헤매야 겨우 전문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평범한 50대 남성인 박만수 씨는 심근경색 증세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시내 여러 병원을 전전했었다. 결국 원거리 대형병원까지 이송되는 동안, 치료 시간은 지체되고 가족의 마음도 타들어갔다. 그날 밤 긴급콜센터로 접수된 환자는 박 씨만이 아니었다. 의료원 추진단의 자료에 따르면, 같은 시기 한 달에만 230여 건 넘는 이송 사례가 기록됐다. 김해에 사는 시민들은 대형 사고뿐 아니라 일상적인 건강 문제 앞에서도 공공의료의 빈자리를 체감한다. 기사에서 언급된 ‘민간의료 정상화’는 김해의 의료 현실을 짚는 데 꼭 필요한 화두다.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1차, 2차 병원마저도 부족하고, 기존 민간병원 역시 인력 부족과 낮은 보험수가, 수익 악화로 인해 경영난을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김해시 내 200병상 규모의 A병원이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급작스레 문을 닫기도 했다. 입원치료를 받아야 했던 환자들은 순식간에 의료난민이 되고 말았다. 그 한가운데, 김해시와 보건당국의 대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비판이 잇따른다. 의료원 설립 타당성 조사는 2025년 중반으로 다시 미뤄졌다. 시민토론회, 전문가 간담회가 반복되고 있지만, 재정 부담과 운영 인력 수급 문제, 민간병원과의 마찰 등 현실적 어려움이 계속해서 볼모가 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지자체 주도의 공공병원 설립이 차질을 빚은 사례는 많다. 인구 40~70만 지방도시 가운데 도시공공병원이 없는 곳을 찾아보기 힘든데, 경남에서는 김해와 거제만이 여전히 빈자리를 안고 있다. 문제는 진짜 해답이 멀지 않다는 것이다. 지역 내 의료공백 해소를 죽기 살기로 외치며 시민 몇몇이 스스로 해낸 사례도 있다. 의사회, 간호사회, 주민 대책위가 함께 모여 초소형 협동의료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방식… 아직 전국적 대안으로 발전하긴 이르지만 김해식 ‘작은 공공’의 실험이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변방의 희망에 그치지 않으려면 결국 시-도-국가 거버넌스의 결단이 필수다. 시민들에게 건강이란 그저 ‘병이 생겼을 때 치료받을 수 있다’는 기술적 개념만이 아니다. 연로한 부모님의 건강검진, 가족 중 누군가 응급시 올바른 시간에 적절한 진료를 받는 생활 기반의 안심, 의료진이 떠나지 않고 지역 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일자리, 이 모든 것이 김해시민의 존엄을 품격 있게 지켜주는 조건이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 국회 보건복지위 모두 공공병원 사업의 확대 필요성을 재확인했지만, 정책 속도와 예산 배분에는 여전히 현실의 벽이 있다. 국가 차원에서는 재정 부담을 일부 분산하는 대신, 민간병원 경영 활성화 및 간호·의료인력 지역 분포 개선, 그리고 의료 취약지 우선 지원 정책을 동시에 조율해야 한다. 민간영역과 공공영역을 균형 있게 회복하지 않는다면, 결국 또다시 시민만이 피해자가 된다. 길고 험한 논쟁 끝에 남는 것은 결국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다. 병원비에 허덕이다 경제적 파탄을 겪은 40대 요양보호사, 코로나19 때 가까운 응급실조차 잡히지 않아 외지로 실려갔던 임산부 사례, 이러한 개인의 고통이 ‘정상화’를 외치는 사회적 목소리의 근원이 된다. 진정한 의료 정상화란, 병상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고, 의료진이 머무르고 싶은 환경을 조성하고, 아픈 이웃에게도 인색하지 않은 공동체를 여는 것이다. 김해에서, 그리고 오늘 한국에서, 우리가 마주한 ‘공공의료’란 구호가 아닌 생존 방식이어야 한다. 의료정책이 계획 수립과 실행 사이에서 더는 길을 헤매지 않기를, 시민의 목소리가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기를 오랜 기대와 조심스러운 염원을 담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