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파리패션위크에서 2연타 성공… K-패션의 한계를 넘다

국내 대표 기성복 브랜드 타임(TIME)이 무려 두 시즌 연속 파리패션위크에 공식 초청받는 쾌거를 이뤘다. 패션 트렌드의 심장이라 불리는 파리패션위크는 글로벌 하이엔드 하우스와 최정상 디자이너들이 각축전을 펼치는, ‘꿈의 무대’로 통하는데, 타임의 이번 성과는 한국 기성복 브랜드 중 최초다. 2025 F/W 시즌에 이어 2026 S/S 여성 컬렉션 쇼케이스까지 연결한 타임은 이제 단순한 국내 강자에서 K-클래식의 국제 표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톱 디자이너 홍희정이 이끄는 타임은 차분한 컬러와 구조적인 실루엣을 무기로, 이번 시즌 파리에서 ‘포멀과 캐주얼의 유려한 믹스’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해외 유력 매체와 컬렉션 리뷰어들은 ‘간결하면서도 오묘한 라인’, ‘트렌드에 매몰되지 않는 시간의 미학’을 극찬했다. 특히 미니멀하지만 무심한 듯 세련된 테일러드 재킷, 간결한 셔츠 드레스, 서정적 뉴트럴 팔레트가 현지 바이어와 셀럽의 PICK을 받으며 긍정적 후속 효과까지 이어진 상황. 국내외 컬렉션 리뷰를 살펴보면, 한국 브랜드의 실질적인 입지가 비로소 새 장을 맞이했음을 실감하게 한다.

파리패션위크 입성은 그 자체로도 뉴스거리지만, 중요한 것은 2회 연속 등재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는 것. 이전까지 K-패션은 한류 스타의 이슈몰이 혹은 유행성 Z-젤리 컬러 트렌드와 같이 일시적인 ‘이슈 메이커’ 이미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타임이 보여준 스테디한 행보는 “K-패션=유행 따라잡기” 공식에서 탈피, ‘컨템포러리 감성’에 기초한 본격적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신호탄이다. 더불어, 파리 무대에서의 재참여 자체가 엄격한 심사와 현지 시장성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의미라, 브랜드와 업계 전체에 미치는 상징성은 상당하다.

비슷한 시기, 일본과 중국 역시 자국 브랜드의 파리 진출을 늘리고 있지만, 메이크업이나 독특한 소재 위주의 일회성 퍼포먼스와 대조적으로, 타임의 방식은 장기적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정교한 상품성에 방점을 두는 진화형 전략으로 보인다. 특히 시즌별 단발적 컬렉션이 아닌, 타임만의 브랜드 미학을 컬렉션 전체에 녹여내는 아트워크는 ‘도메스틱 대장주’ 행보와 확연히 구별되는 지점이다. 국내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파리 연속 등재가 “국내 브랜드 소재력, 제작력, 감도 모두 글로벌 수요와 직결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한국 기성복 위상 재정립”이라는 평가를 보태고 있다. 패션업계의 한 인사는 “타임의 이번 연속 초청은 단순히 기업만의 일이 아니라, 전체 K-패션씬이 ‘수출형 시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레퍼런스”라고도 해석했다.

타임의 컬렉션은 ‘오묘한 회색의 카라 니트’, ‘날렵한 실루엣의 트렌치코트’, ‘터프함이 가미된 미니멀 롱 스커트’ 등 실생활에서 입기 쉬우면서도 시크함이 살아있는 아이템들이 가득했다. 파리 현지에서는 즉각적으로 현지 바이어와 셀러브리티로부터 주문 및 협찬 러브콜이 이어졌고, 양장 브랜드로서 국내외 유통 채널 확장의 발판까지 마련했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사실상 단순한 유행의 ‘스냅샷’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실용성·아틀리에 감도 모두를 잡아낸 전략으로 평가된다.

비슷한 글로벌 진입 성공사례로는 서울을 기반으로 한 ‘얼킨’의 신진 디자이너 진출이나 ‘한섬’ 등의 글로벌 협업이 있지만, 타임처럼 기성 라인 자체가 해외 컬렉터블 브랜드로 인정받은 경우는 드물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도 초고가 럭셔리 브랜드에 밀리지 않는 퀄리티와 ‘우리 옷’이라는 자부심이 동시에 충족되는, 의미 있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익숙한 WTAPS, 새터데이즈 NYC 등 글로벌 컨템포러리 대표 브랜드들과 나란히 컬렉션 리뷰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한국 패션판으로선 큰 뉴스다.

파리패션위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번 타임의 두 번째 도약은 단순히 이벤트성 쇼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브랜드 ‘가치의 수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트렌드와 클래식이 절묘하게 교차하는 이번 시즌, “TIME is NOW”라는 슬로건이 단순한 마케팅 카피를 넘어, K-패션 업계 전체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지금까지의 ‘빛나는 한 번의 반짝임’이 아니라, 꾸준한 실력과 브랜드 철학으로 세계 시장을 두드릴 때가 왔음을 직접 증명해주고 있는 셈이다.

이제 국내 패션 산업 전반에선 단일 브랜드의 글로벌 현지화뿐 아니라, 국내 패션 생태계 전반의 체질 개선과 ‘한국형 오리지널리티’ 구축 필요성까지 논의되고 있다. 타임의 파리패션위크 2회 연속 등재는 단순한 K-스타의 현지 행사보단 훨씬 큰 성장 신호다. K-pop, K-드라마를 넘어서, ‘K-패션’이 진짜 국제 언어로 받아들여지는 전환점이 바로 여기다. 이제는 단순 트렌드가 아닌, 세계 패션 판도 자체를 움직이는 강한 힘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 오라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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