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농구교실] “유소년 농구 발전 위한 빅스텝” KBL이 지방 연고지로 향한 이유
대한민국 프로농구연맹(KBL)이 올여름 뜻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연고지 홍보를 넘어서 유소년 농구의 저변 확대와 지역 농구 인프라 강화에 초점을 맞춘 ‘찾아가는 농구교실’이 전면적으로 펼쳐진 것. 그 중심에는 각 구단 코칭스태프와 프로 선수들이 직접 나서는 현장 실전교육 방식이 있다. 최근 전라남도, 경상북도 등 전통적으로 프로농구와 거리가 멀던 지방 도시들이 집중 지원의 대상으로 올랐다. 농구교실에는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 아이들이 참여했고, 위치별로 키·포지션별 훈련 프로그램 등 전문화된 커리큘럼이 도입됐다. 이 과정에서 KBL은 장기적으로 각 연고지의 미래 유망주 발굴, 농구팬 저변 확대, 지역과 구단간 상생 전략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실제로 현장을 보면 기존 엘리트 체육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생활체육 기반 위로 전문 퍼포먼스 기술 이전이 진행되는 양상이 짙다. 구단 유소년 담당 코치들은 포지션별 개별 멘토링, 모의 경기 상황 전개, 스킬 캠프 등 진화된 프로그램을 전개했다. 농구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은 볼 핸들링 기본기와 슛 메커니즘을, 이미 동호회 활동 경험이 있는 학생들에겐 조직 플레이와 팀 전술 이해까지 단계적으로 제공됐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눈높이를 철저히 고려했다. 경기장에서 이뤄지는 실제 프로 선수와의 멘토링, 즉석 퀴즈 및 승부 대결 등 현장감 있는 체험형 교육 현장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 행보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도시와 지역의 농구 격차 문제’에 대해 KBL이 적극적으로 답을 찾으려 한다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수도권과 일부 농구 명문 도시에만 인재·팬층·인프라 등이 집중되는 구조가 오랜 과제였다. 하지만 이번엔 김제, 남원, 문경, 포항 등 상대적으로 농구 인프라가 약한 도시에도 직관적으로 농구클럽 및 학교 체육 수업과 연계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직접 참여한 학생 수만 전국적으로 3,600여 명을 돌파했으며, 현장에선 체험 이후에도 지역 동호회와 프로구단 간 연계지원 시스템이 구축되는 등 후속 조치도 병행됐다.
타 종목과 비교해도 축구나 야구 등에 비해 농구의 대도시 의존 현상은 최근까지도 뚜렷했다. KBO(야구)나 K리그(축구)는 앞서 연고지 밀착형 아카데미 및 유소년 리그 시스템을 구축하며 지방 소셜 확장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반면 KBL은 프로화 초기부터 지방 농구 저변 부진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시즌 들어 KBL이 적극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비수도권 내 역할 강화에 힘을 싣는 모습은 ‘한국 농구 전체의 균형 성장’이라는 오래된 숙제에 나름의 해답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예산·인력 등 실질적 지원책 확대도 현장에서 실감되고 있다.
직접 만난 농구교실 참가 학생들은 “프로 선수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줄 몰랐다”, “팀플레이를 배워보고 싶었다. 친구들과 함께 뛰는 즐거움이 크다” 등 현장에서의 역동적 기운을 전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들이 디지털에만 몰입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스포츠로 땀 흘리며 성장하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반가운 변화로 다가왔다. 실제로 지역 관공서와 학교, 연고지 기업 등도 행사의 가치와 파급 효과에 대해 인식하는 기류다. 부분적으로 농구부 창단, 지역 리그 공조, 후속 아카데미 신설 등 장기적 시너지가 예고된다.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들도 남는다. 전통적 스포츠 취미 구조에서는 부모와 학교, 지역사회가 ‘농구는 수도권 엘리트만의 영역’이라 인식하는 편견이 강했다. 여기에 농구장 인프라 부족, 지도자 수급의 어려움, 연고지별 예산 편차와 같은 실무적 장벽도 존재한다. KBL은 연고 구단들과 공동으로, 지역 농구 저변 활성화를 위한 시설 개선 지원, 지도자 리더십 프로그램 확대, 생활체육 연계 강화 등에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실제 올해부터는 지역 내 동호회 밀집도가 높은 곳을 선별, 지도자 및 경기 장비 지원 사업까지 포함한다는 점에서 물리적 한계 극복을 위한 다층적 접근이 확인된다.
농구는 한 팀이 각자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 나갈 때 최대의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마찬가지로 지역 사회와 구단, KBL이 하나의 유기적인 팀처럼 맞물릴 때, 농구 저변 확대라는 궁극의 목표도 가까워진다. 유소년 농구 현장은 단지 선수 양성의 관문이 아니라, 스포츠 즐거움과 커뮤니티가 새롭게 확장되는 플랫폼이 되고 있다. 이번 ‘찾아가는 농구교실’은 한국 농구의 미래를 균형 있게 밝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지방 농구계, 그리고 KBL이 어떤 페이스로 지속 가능한 변화를 보여줄지, 현장에선 기대감과 긴장감이 교차하고 있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