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의 인생 2막, 미래모빌리티 일자리로 잇는다
현재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적으로 빠른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 20년간 중장년층(40~60대)의 노동시장 변화와 산업구조 재편은 많은 산업 부문에서 고용 충격을 야기했고, 사회적으로도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주요한 화두로 부상했다. 최근 정부와 지자체, 민간 기업이 협력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UAM(도심항공교통) 등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로 중장년 인력을 적극 유입시키는 정책과 지원책이 확대되고 있다.
여러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인력 다변화 필요성에 주목하고, 베테랑 경력자와 이른바 ‘실버 인재’의 역량을 산업 성장의 촉진제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구글,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들은 경력 전환 프로그램, 맞춤형 직무교육, 기술 인증과 실습 중심의 재취업 훈련 과정을 도입했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모빌리티와 IT 융합 분야에서 중장년 인재가 엔지니어, 품질관리, 시설운영, 서비스 기획,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역할로 지속 유입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우리나라도 이에 못지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모빌리티산업진흥원, 주요 대기업, 스타트업이 협력하여 드론 활용 물류서비스, 친환경차 정비, 자율주행 운전지원, 데이터 관제 등 신산업 일자리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특히, 기존 중장년의 고유 역량인 현장 경험, 위기관리에 기반한 서비스 마인드, 문제해결력 등이 AI, IoT, 빅데이터 등 신기술과 접목되면서 조직·산업의 안정성과 지속성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또한 실질적인 지원 정책이 병행된다.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 중심의 직업훈련 인프라 확충,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 산업계 연계 인턴십, 컨설팅, 창업지원 등 다각적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전기차 배터리 교체, 자율주행차 센서 점검, 드론 운항 관리 등 신기술 기반 직무를 직접 체험하도록 군 단위까지 현장 실습과 연계를 마련 중이다. 신기술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온라인 학습 플랫폼, 실습장 구축 지원책도 두드러진 변화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중요한 점 하나는 단순 인력 수급이 아니라, 중장년 세대의 잠재력과 노하우를 단기적 ‘일자리 나눔’을 넘어 중장기적 산업경쟁력 우위 요소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특히 항공, 드론, 전장(전동화), 자율주행 등 차량과 IT·항공·교통 융·복합 산업에서는 다년간의 실물운영 경험과 기술 노하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보급·확산을 앞당기는 촉매제로서 4050세대의 생애이력과 경력전환 스토리가 활용되고 있으며, 실제 ‘드론 정비 마스터’, ‘자율주행차량 지원관’과 같은 신직업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다양한 사회주체들의 협업도 두드러진다. 지자체는 지역별 특화 차량·항공 기술 인력 양성, 대학 및 직업학교는 커리큘럼 신설, 민간기업은 현장 맞춤 인턴십과 직무 멘토링을 도입하고 있다. 각 지역 혁신도시에는 테스트베드와 미래항공캠퍼스가 늘어중장년층도 직접 드론 운항체험, 소프트웨어 실습, 서비스 시나리오 작성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산업 변화가 빠른 만큼, 이번 정책적·시장적 접근이 단순한 고령근로자 보조일자리에서 그치지 않으려면 지속적 구조개선과 신기술 교육 고도화, 사회적 인식의 재구조화, 그리고 성과 공유 메커니즘 확립 등이 뒤따라야 한다. 독일, 미국의 사례와 비교할 때, 한국산업계의 미래 모빌리티 일자리 모델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노련한 인력이 첨단 산업에서 가치 창출의 ‘숨은 주역’이자 혁신 전환의 중요한 연결고리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경향은 글로벌 표준화 추세와도 맞닿아 있다. 유럽연합의 ‘그린 트랜스포트’ 전략, 일본의 공공교통-IT 융합 실험은 모두 숙련 인력의 산업 내 회전과 신기술 적응, 고령 근로자 복귀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우주항공, 드론, 전기트럭 분야에서 50대 이상 인재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 지속 고용 보장, 사회적 비용 최소화라는 측면에서도 미래모빌리티 일자리 확대의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 역시 특유의 산업생태계 강점과 학습속도를 활용한다면, 미래자동차·항공우주·전장부품·AI관제 등 핵심 성장분야의 인적 역량을 다양하고 포괄적으로 재편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산업계 전체의 지속 교육, 전환 직업훈련, 현장경험 전승, 신기술 수용성 제고 등 다층적 전략 구사가 필수적이다. 대전환의 시대, 중장년 인력이 미래모빌리티 성장과 기술혁신, 사회통합의 버팀목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 고다인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