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합적 국가 전략 위한 정책 조율의 필연성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건 의원이 ‘외교·경제·안보·기술 정책의 종합적 조율과 총결집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본 발언은 최근 동아시아 정세의 불확실성, 글로벌 공급망 분리 심화, 북핵 위기 재점화, 첨단기술과 경제안보의 연계성 부각 등 복합위기 상황에 대한 진단과 맞닿아 있다. 김 의원은 단일 영역의 대증적 대응이 아닌 범정부 차원의 유기적 협업을 통한 국가 역량 극대화가 절실하다는 점을 일갈했다. 본 발언은 정부내 ‘정책 일관성’과 ‘리스크 통합관리’, 더 나아가 미래 국가 플래닝의 토대 구축에 방점을 두고 있다.

2026년 중반 현재 대한민국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재정립, 미중 패권경쟁 장기화 및 북러·중러 밀착에 따른 외교환경 급변기를 맞고 있다. 위기와 기회의 경계가 모호한 이 국면에서 국익 취득을 위한 다차원적 전략의 필요성이 더욱 높게 대두된다. 공급망 불안,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 경제 블록화 등으로 외교는 전통적 안보·군사뿐 아니라 첨단산업 주도권 경쟁, 국익 중심 경제외교, 과학기술 융합전략 등과 불가분이다.

이에 김 의원이 강조하는 ‘외교·경제·안보·기술’의 통합적 정책 조율이 갖는 현실적 배경은 명확하다. 우선, 외교공간에서 경제주권과 기술표준 선점이 국가생존의 변수가 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이 추진하는 첨단기술동맹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전략이지만, 그 속에서 한국의 선택지는 점차 제한적이고 복잡해지고 있다. 북핵 위기 등 전통적 군사적 위협과 더불어, 유엔 안보리 분열 등으로 국제질서가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경제안보 태세 강화와 기술주권 확보는 정책결정의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각 부문 간 정책 미스매치가 현실화될 경우 외교적 협상력 저하, 경제 안보 리스크 심화, 글로벌 기술경쟁 패배 등 심각한 국가적 손실을 야기할 수 있음을 최근 사례들이 방증한다. 예컨대, 차량용 반도체 품귀와 글로벌 공급망 대란은 외교-산업-기술-정보 분야의 분절적 대응이 중첩되면서 초래된 복합위기다. 주요국의 글로벌 밸류체인 전략수정과 탄소중립·AI·양자정보 등 전략산업 분야 표준경쟁에 뒤처질 경우, 외교적 포지셔닝의 주도권 상실로 이어진다. 정책 조율 및 전략적 결집의 필요성이 부단히 제기되는 이유다.

이러한 상황에서 총결집 외교란 사안별 전담부처 대응이나 이벤트성 정상외교를 넘어, 국가 핵심 역량을 다층적으로 통합·배분하는 체계적 거버넌스를 의미한다. 실제로 미국 NSC·EU의 전략위원회 등은 외교, 경제, 안보, 과학기술 전문가 간 상시 소통·협조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분절된 정책을 조율하고 정책 선순환 구조를 촉진하고 있다. ‘총결집 외교’ 실현의 최대 관건 역시 부처 이기주의와 정보 불균형 해소, 장기적 플래닝을 위한 범정부 플랫폼화에 있다.

국내적으로도 정책조율 실패의 사례는 심심치 않게 목도되고 있다. 탈원전·재생에너지 정책과 소재·부품·장비 자립화 추진, ‘정치과학화’된 첨단기술 분배정책 등에서 각각 정책 일관성·협업부재가 파생한 사회비용이 반복적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의 지적대로, 이제는 대내외 리스크를 빠르게 통합진단하고 즉각적 대응과 중장기적 전략배분이 동시에 작동하는 거버넌스 혁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외적으로 보면 한미일 안보협력, 아세안 및 중동 등 신시장 진출, 기술력 기반 외교역량 극대화 등도 결국 ‘총결집’이 실행될 때 비로소 실질효과가 따를 수 있다. 특히 AI, 반도체, 우주·방위산업 등 국가 핵심산업의 성패도 국제외교 라운드와 실물경제, 기술개발 정책을 한 틀에 엮는 종합 전략의 성패에 달려 있다. 그 과정에서 신속한 정책조정과 대내적 사회적 신뢰구축이 쌍방향으로 복원되지 않으면, 한국 경제·외교·안보의 취약성이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

최근 일본, 대만, 미국 등 선진국들이 기술거점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부처간 칸막이 제거와 업계·학계와의 민관공조를 강화하는 움직임은 우리가 참고할 만한 사례다. 예를 들어 일본의 ‘기술외교관’ 제도와 미국 NSC 내 기술정책 직접심의 확대는 정책영역 간 통합의 실효적 모델로 주목받는다. 한국 정부도 이에 준하는 범정부 공식협의체 활성화, 대통령 직속 전략위원회 기능강화 등 장기적 제도화 노력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정리하자면, 김건 의원의 주장은 일회성 구호나 정치적 수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지금은 복합위기 시대에 걸맞은 연계형 거버넌스, 부처 간 실질적 정보공유와 전략조율, 그리고 ‘정책 선순환’을 담보할 구체적 실행체계 마련이 최우선 덕목이다. 과학기술 패권과 경제 블록화 국면, 그리고 전통적 안보 위협이 중첩된 현시점에서, 대한민국 미래 전략은 필연적으로 외교·경제·안보·기술의 ‘총결집을 통한 조율’이라는 대원칙 위에서 다시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 김도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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