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운용, 분당 롯데백화점 리모델링… ‘복합 랜드마크’로의 야심
6일 이지스자산운용이 분당 롯데백화점 리모델링을 본격화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내 리테일 부동산 업계의 변화, 그리고 분당이라는 핵심 지역의 상징적 자산이 대대적 변신에 돌입하는 이 장면은 단순한 점포 개보수에 머물지 않는다. 이지스운용은 국내외 부동산 투자 업계에서 굵직한 트랙레코드를 지닌 플레이어로, 이번 프로젝트 또한 단순 ‘백화점 리뉴얼’이 아니라 상업, 문화, 업무, 레저 등 다양한 기능이 혼합된 대규모 복합 공간 조성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간 이 부지는 분당 일대 상권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으나, 온라인 쇼핑 성장과 소비 행태 변화로 위상에 도전받아왔다. 바로 그 시점에 이지스운용은 롯데백화점을 단순 판매시설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의 거점’이자, 소위 말해 지역 경제·문화의 엔진으로 바꿔놓겠다는 의도를 드러낸다.
자세한 리모델링 계획을 보면, 기존 백화점 구조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복합오피스 공간, F&B, 쇼핑, 문화·예술이 융합된 새로운 도시형 랜드마크로 탈바꿈하는 것이 골자다. 1, 2층에는 기존과 다른 ‘오픈 스페이스 컨셉’이 도입되고, 상부층에는 첨단 업무 시설과 하이엔드 라운지, 그리고 트렌디한 레스토랑·카페가 자리하게 된다. 로컬 고객만 겨냥하는 게 아니라, 수도권 남부 전역의 다양한 방문객까지 포섭하려는 전략적 시도가 돋보인다. 최근 수도권은 서울 도심을 대체할 생활·업무 허브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이에 부합하는 신규 복합시설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미 스타필드,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이 이를 선점한 바 있지만, 이지스운용의 투자 스케일과 전국·글로벌 투자 네트워크, 오피스·리테일·문화 콘텐츠 큐레이션 노하우는 차별성을 부여한다.
분당 백화점 상권 리모델링의 추진 배경에는 대면 소비 감소, 백화점 업계의 매출 정체라는 구조적 도전이 있었다. 위드코로나를 거치며 오프라인 점포는 단순 구매의 장에서 ‘체험의 공간’ ‘커뮤니티 허브’로 진화하지 않으면 더 이상 생존이 힘든 환경이다. 최근 신세계, 현대 등 리테일 강자들 또한 백화점 공간을 ‘마이크로 시티’ 또는 ‘몰(Mall) 복합화’ 전략으로 브랜드를 재구성 중이다. 이지스운용 역시 이를 간파, 단순한 임차 수익에 그치지 않고 직접 기획하고 콘텐츠 투입, 시설의 중심 콘셉트부터 브랜드 셀렉션, 공간 구성까지 총괄한다. 주변 부동산 가치 상승 효과, 교통 인프라와의 유기적 연계, 브랜드 테넌트 유치 등 ‘도미노 효과’ 또한 기대된다.
흥미로운 점은, 분당의 토지 공급 여건과 상권 특성상 단순 상업시설로 기획한 과거 사례들이 이미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것. 실제로 온라인 커머스 확장, MZ 세대의 취향 변화, 신도시 개발에 따른 생활권 확장 등은 기존 백화점의 롤모델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이지스운용이 이번에도 단순 건물 리뉴얼이 아니라, 지역민과 방문객 간의 ‘공존 공간’이자 오픈 커뮤니티를 그리는 점은 최근 리테일·도시개발의 글로벌 트렌드와 궤를 같이 한다. 뉴욕 ‘허드슨야드’나 동경 ‘긴자 식스’ 등 복합개발 사례에서 보듯 도시재생과 부동산 가치상승, 그리고 지역문화 활성화라는 ‘삼중 효과’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한편, 리모델링 과정에는 상권 기존 임차인들의 이해관계 조정, 주차·접근동선 등 도시 인프라와의 유기적 연결, 기후 위기·친환경 설계 도입, 문화예술 콘텐츠 큐레이션 등 복잡하고 다층적인 과제가 남아 있다. 이지스운용은 이에 대해, 장기 임대차계약·브랜드 큐레이션·맞춤형 공간 구성 등으로 이해당사자들과의 협상, 그리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원칙 도입을 약속한다는 점을 피력했다. 특히 분당 신도시의 고급화·친환경화 트렌드를 반영, 스마트 건축·자원순환·에너지 효율화 설계까지 함께 추진한다는 점은 지역사회와의 상생 관심사와도 부합한다.
이번 리모델링의 궁극적 성패는, 백화점의 단순한 외형 변경이 ‘경험의 질’로 어떻게 이어질 것인지, 그리고 분당-판교-성남을 잇는 대규모 생활권 변혁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지스운용은 자산가치 극대화뿐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분당의 도시경쟁력·브랜드 위상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외 유사 사례와 비교해봤을 때, 적극적 콘텐츠 투입과 공간 혁신, 이해관계자 조정에 대한 감각적 리더십이 요구되며, 결과적으로 지역 기반 사회적 자본의 확장, 라이프스타일 진화, 부동산 시장의 체질 개선까지 직간접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잠시나마 정체된 채로 남아있던 분당 백화점의 유휴 공간이 새로운 실험적 복합 랜드마크로 흡수·재탄생할 수 있을지, 업계뿐 아니라 지역 소비자·이해관계자 모두가 주목해야 할 장면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