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남 주장’ 박수빈, K리그1 제주 이적 확정적…잘 나가는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에 힘 싣는다
성남FC의 캡틴 박수빈이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로의 이적을 사실상 확정 지으면서 여름 이적시장 최대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이번 이적의 직접적 배경에는 제주가 올 시즌 내내 이어오던 결정적 2선 미드필더 자원 부족이 있으며, 특히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이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성남의 주장으로서, 또 중심 미드필더로 활약해온 박수빈은 지난 2년간 압도적인 활동량과 경기 조율 능력, 그리고 빠른 전방 압박, 기민한 위치 선정으로 리그 내 미드필더 중 돋보이는 퍼포먼스를 보여줘왔다. 눈에 띄는 점은 박수빈이 단순 볼 배급 능력뿐 아니라, 지난 시즌 두 자릿수 득점, 돌파 성공 수, 90분당 예상득점(xG) 등 거의 모든 수치에서 성남 내 독보적이었다는 점. 성남은 그의 리더십과 중원 지배력을 100% 의지해왔고, 젊은 선수단에서 거의 유일하게 중심을 잡아주던 구심점이었다.
제주가 이번 이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볼 점유율과 미드필드 라인에서의 안정성이다. 올 시즌 코스타 감독 체제에서 제주가 높은 점유율 축구, 빠른 트랜지션 플레이를 추구하며 보여준 공격적인 4-3-3, 혹은 4-2-3-1 포메이션은 확실한 2선 자원 없이는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간 제주 미드필드의 불안정성은 볼 운반자와 연결고리 부재에서 비롯됐는데, 바로 그 포지션에서 박수빈의 존재감이 즉각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박수빈은 시야가 넓고, 상대 진영에서 찬스를 만들어내는 전환 패스 타이밍, 그리고 수비 전환 시 압박 동선에서 탁월함을 보여왔다. 성남에서 올 시즌 리커버리, 인터셉트 수가 리그 1위권이란 점도 주목해야 한다. 코스타 감독이 박수빈 영입에 적극 나선 것도 결국 전술적 완성도를 위한 승부수로 볼 수 있다.
제주 입장에서는 앞선 경기에서 부족했던 ‘경기 조율의 리듬’, 그리고 수비진과 공격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키 플레이어 부재의 고민이 박수빈 합류로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특히 올시즌 제주가 중원에서 자주 노출됐던 수비 트랜지션 약점, 원정 경기에서 포지셔닝이 흔들리며 실점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박수빈의 원터치 패스, 볼 터치 후 빠른 공간 침투, 압박 회피 드리블 능력 등은 이런 문제에 명확한 해결책이 되는 전술적 점이다. 실제 올시즌 성남이 경기 후반에도 버틸 수 있었던 힘은 박수빈이 빠진 경기와 아닌 경기에서 뚜렷하게 차이가 났다. 볼 점유율이 떨어지면 역습 리스크가 커지고, 리드 중 압박당할 때 안정성마저 흔들리던 성남인데, 박수빈의 동선 커버와 교통정리가 완화제 역할을 했다. 제주 역시 후반 집중력 저하에 시달렸고, 이 부분에서 강점을 보인 박수빈이 기대되는 배경이다.
주목할 부분은 박수빈이 이적과 동시에 ‘리더십’까지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제주 팀 내 리더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많았다. 결정적 순간에 선수단이 동요하거나, 이른 실점이나 판정 불운 뒤에 경기력 변화가 심했던 만큼 박수빈 특유의 ‘경기 흐름 멘털 관리’는 매우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이번 영입은 단순 실력 이상의 상징적, 심리적 효과도 노릴 수 있다. 단, 박수빈의 체력 소모량이 적지 않은 만큼, 후반기 혹사 리스크 관리는 제주가 반드시 챙겨야 할 실질 과제다. 연이은 스케줄, 특히 FA컵과 리그 동시 진행에서는 박수빈 활용 폭을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성남에서는 박수빈 공백이 불가피하게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2선 조합과 미드필더 운용에서 팀의 DNA 그 자체라고 할 만한 선수를 떠나보내야 하는 데다, 올 시즌 잦은 부상과 리빌딩 틈새에 추가 손실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벌써 성남 팬들 사이에선 핵심 전력에 대한 불신, 팀 운영에 관한 날선 반응이 이어진다. 일각에서는 팀 재정난 혹은 선수단 정비 명분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수빈 이적료와 급여 수준이 제주 내에서도 상위권에 포함될 전망이어서, 단기적 영향은 제주가,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성남의 리빌딩 성패가 이번 딜에 좌우될 수 있다. 최근 수년 간 K리그에서 이적 후 퍼포먼스 기복, 적응 실패 사례도 잦았던 만큼, 박수빈이 제주에서 어떤 면모를 보여줄지 현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적 시장 전반적으로도 박수빈의 딜은 ‘빅딜의 신호탄’이자, 올여름 K리그 근본 체질 개선을 움직이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각 구단 미드필더 시장이 좁아진 상황에서 젊고 검증된 국내선수가 핵심 자원으로 이동하는 것은 리그 경쟁구도, 전술적 역동성 모두에 강한 자극제가 된다. 코스타 감독과 박수빈의 이적 궁합이 실제 그라운드 위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또 성남이 공백을 어떤 방식으로 메꾸는지, 시즌 후반 레이스의 가장 굵직한 승부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 한지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