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안산시, ‘글로벌 디아스포라 청년 포럼’ 개최…동포정책 변화의 신호탄 될까
재외동포청과 안산시가 공동 주최한 ‘글로벌 디아스포라 청년 포럼’이 최근 안산시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세계 각국 재외동포 청년들이 모여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정부와 지자체에 정책 제안을 직접 내놓는 참여형 포럼으로 기획됐다. 재외동포 정책이 중앙정부 주도로만 이루어지던 관행에서 벗어나, 지역과 청년의 목소리가 공식화된 경로를 통해 반영되는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포럼에서는 경제·문화·교육 등 분야별 세션이 진행됐으며, 해외 이주 경험을 지닌 청년 패널들이 한국 내 정착 지원의 현실, 모국 내 소수자 집단으로서 겪는 차별 문제, 국가별 네트워킹의 필요성 등을 논의했다. 정책 제안 세션에서는 ‘재외동포 청년 국적 이중화’, 해외 경험 인재의 공공부문 채용 확대, 디지털 소통 플랫폼 구축 등 구체적 항목이 발표되었고, 재외동포청과 안산시 관계자들은 실제 정책화 방안 검토를 약속했다.
정부는 2025년 재외동포청 신설 후 한인 디아스포라 정책을 확대해왔으나, 실질적인 제도 개선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특히 MZ세대 한인 젊은 층이 모국 사회와 구성원으로서 동떨어지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기존의 ‘정책수혜자 모델’에서 이들을 ‘주체적 기여자’로 인정하는 정책 변화가 더디다는 지적이 반복돼왔다. 여야는 기본적으로 동포 정책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으나, 예산과 정책 성과를 놓고 △여권: “국익 선도형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야권: “생색내기 이벤트식 집행 비판 및 시스템 혁신 요구” 등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번 포럼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표심 공략의 일환이라는 해석과, 지방 중소도시가 글로벌 이슈에서 발언권을 키우는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안산시는 200여개국 다문화 인구와 산업단지의 이주민 노동자를 포용하는 복잡한 구조를 오랫동안 특징으로 해왔다. ‘글로벌 디아스포라’라는 프레임이 지역참여-국가정책연계를 본격적으로 시도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구조적 한계와 과제도 명확하다. 첫째, 정책 전달 체계가 여전히 탑다운(Top-down) 방식에 매여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 둘째, 재외동포 사회의 다양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채 ‘한민족 정체성 강화’라는 도식으로 축소될 위험이 있다. 실제 체류자격, 언어, 세대, 사회적 지위 등이 모두 다른 재외동포 집단을 단일 정책 프레임으로 묶을 수 없으며, 국가 차원의 한인정책과 지역다문화정책이 혼재·충돌하는 상황이 반복돼왔다.
또한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구축 요구는 시급하지만, 주무 부처 내 IT 역량과 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청년 참가자들은 비대면 네트워킹 강화, 온라인 멘토링, 법률/행정지원 실시간 제공 등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실제 정책 공간에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예산 소요, 행정 협업, 개인정보 보호 등 후속 조치가 수반될 수밖에 없다.
여야 정치권의 대응도 주목할 대목이다. 집권여당은 한인동포 네트워크 활용을 국익 및 경제안보 차원에서 강조하며, 총선 공약에 ‘글로벌 코리안 펠로우십’ 신설 등을 적극 반영할 움직임이다. 반면 야당은 정부의 컨벤션성 행태, 동포계 표심 겨냥 이벤트화, 결정된 예산의 실효성 부재를 집중 비판한다. 특히 ‘참여 보장’ 이후 실질적인 정책 피드백 루프 구축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 역시 일회성 행사에 그칠 것이란 구체적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정치·사회 전반적으로 이번 포럼은 당장 큰 성과를 내기보다는 정책 실험의 성격이 짙다. 앞으로 유사한 청년 플랫폼 행사들이 전국 지방정부로 확산될지, 실제 동포정책 트렌드가 ‘통합적 네트워크→개별 맞춤형 지원’으로 옮겨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기존 사회적 편견, 예산 현실, 행정 절차상의 제약 등 구조적 문제를 뛰어넘는 범정부적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질적으로 이번 포럼은 ‘동포정책의 주체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 물음을 남긴다.
정책 결정을 독점하던 중앙-기성세대 구조가 얼마나 개방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 기성정치와 실무행정의 벽이 진정 허물어질지 정치권과 사회 전체가 주목해야 한다. 이 같은 움직임이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의 모멘텀으로 이어질지, 다음 국회와 정부의 행보가 대한민국 재외동포 청년정책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 최은정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