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대 중화요리, 대중의 입맛 속으로 ‘깐풍기’와 ‘마라샹궈’ 상륙

중국집을 뒤흔드는 새로운 ‘서민미식’ 바람이 또 한 번 불고 있다. 이번엔 3000원대 중화요리가 핵심 화두다. 프랜차이즈 편의 식품업계가 잇달아 내놓은 깐풍기, 마라샹궈 포함 5종의 합리적 가격 신제품이 시장을 장악하며 한국인의 식탁 풍경을 다채롭게 바꿔가고 있다. 진입장벽 낮춘 ‘가성비’와 대중적 이국미의 조화, 그리고 이를 즐기는 소비자의 심리까지, 현장에는 작지 않은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이번 신제품 라인업은 최근 2~3년 새 거세진 ‘중식 간편식 트렌드’를 또 한 번 진화시킨다. 대표 기업 A사는 마라샹궈, 깐풍기 외에도 꿔바로우, 유린기, 고추잡채 등 인기 중화요리 메뉴를 각각 3000~3900원 선에 출시, 전통 시장과 프리미엄 레스토랑 사이에 있던 가격의 간극을 메웠다. 주요 온라인몰과 대형 마트는 물론 푸드테크 기반 배달 앱에서도 이들 신제품이 상위권을 싹쓸이 중. 과거 중국요리라면 ‘집들이·외식용 특별식’이란 인식이 강했다면, 이제는 언택트 세대가 학교·직장·집에서 편하게 즐기는 ‘합리적 일상식’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무엇이 이러한 소비양상을 이끌었을까? 우선 밀레니얼, Z세대의 식(食) 습관이 핵심 동력이다. 합리적 가격에 ‘이국적이고 화려한 맛’을 접하는 경험에 기꺼이 지갑을 연다. 여기에 SNS 인증 문화, ‘집콕 미식’ 유행, 시즈닝(Seazoning) 기반의 자극적 맛 추구 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이번 중화요리 신제품 시리즈는 테이크아웃, 전자레인지 4분 완성 ‘쿡 편의성’, 한입 간식·식사 대용 가능성, 홀/배달/편의점 입점 구조 등을 모두 갖춰 ‘다목적 간식류’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중국집 혼밥의 새 지평’, ‘점심값 인상 시대 최강 선택지’라는 반응까지도 나온다.

업계의 경쟁 구도도 흥미롭다. 주요 편의점과 대형마트 F사, B사, PB브랜드 등은 앞다퉈 ‘3000~4000원대’ 한정 중화요리 1+1 행사, 대용량 에디션, 자체 협업 소스 개발 등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는 ‘매운맛 스케일’과 ‘현지식 대중화’라는 키워드로 SNS 공략까지 병행, 눈과 입을 동시에 건드리는 감각적 마케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트렌드 분석 결과도 이를 증명한다. 네이버 데이터랩 기준 “깐풍기 편의점”, “마라샹궈 집에서” 등의 검색량은 1년새 두 배 이상 증가, 화제성을 방증한다.

이 같은 변화의 심층에는 서민가치에 대한 시대의 갈구가 자리한다. 외식 물가 상승, 혼밥 혼술 문화의 확산, 식사의 개별화 등이 비싼 레스토랑 중심의 전통 소비 패턴을 뒤흔들고 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미식 경험’을 하려는 소비자들은 냉장·냉동·HMR(가정간편식) 신제품으로 대거 유입된다. 특히 깐풍기와 마라샹궈를 중심으로 ‘맵달’·‘마라’류가 레트로 감성과 2020년대 특유의 강렬한 맛 트렌드를 동시에 소구, 업계는 이 교차지점에서 차별화된 제품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깐풍치킨-탕수육이라는 ‘기존 익숙함’에, 알싸한 마라와 강렬한 중화스파이스, 쫄깃한 튀김식감까지 결합한 신제품은, ‘새로운 일상 메뉴의 기준’으로 소비자의 기억에 남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브랜드별 ‘포장 디자인’ 경쟁도 첨예하게 펼쳐지는 양상이다. 최근 깐풍기와 마라샹궈 HMR에서 중국풍 레터링·일러스트·네온컬러·코믹풍 캐릭터를 활용한 패키지들이 SNS 바이럴을 주도하며 구매욕을 자극한다. 소비자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시각적 유희에서까지 트렌드를 느끼며, ‘내가 고른 간편식’ 자체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스테이트먼트가 된다. 이 모든 요소가 ‘합리적 소비’에 맞닿아 있다.

여기에 MZ세대의 ‘혼밥/혼술/랜선파티’ 흐름도 중화요리 가정간편식을 궁극의 소셜 푸드로 키운다. 홀로 먹는 식사의 부담감 없이, ‘집들이’, ‘랜선영화’, ‘술 안주’ 등 다목적 미식 상황에서 다양한 메뉴를 소규모 단가로 곁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잡한 주문과정, 미니멈 세트, 주방 조리시간 등 과거의 번거로움이 사라진 점도 구매 심리에 플러스 요인. 업계 한 관계자는 “중화요리를 3000원대라는 심리적 벽 아래로 내리는 순간, 집밥과 외식, 레스토랑 체험의 미묘한 경계까지 무너졌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깐풍기와 마라샹궈를 ‘금세 사라지는 유행’이 아닌 ‘신상 일상식’으로 체감하는 현상에는, 경제적 여건, 정확한 트렌드 캐치, 그리고 ‘맛+재미+비주얼’ 같은 감각적 요소의 역할이 크다. 업계 관계자들의 신제품 R&D 리포트 또한 “단발성 시즌 메뉴에 그치지 않도록 꾸준한 원재료 및 소스 품질 유지, 각종 SNS 인증 챌린지와 컬래버레이션, 프로모션이 향후 관건”이라고 언급한다. 이는 중화요리급 간편식의 대중화가 그저 유행이 아니라 ‘일상 속 합리적 미식의 확장판’임을 보여준다.

한편, 깐풍기·마라샹궈 편의식의 성장에는 건강, 영양, 나트륨 문제 등 소비자의 우려도 일부 남아 있다. 하지만 식품기업들은 저나트륨·로칼로리·에어프라이어 전용식 등으로 세부 수요층을 계속 공략 중. 소비자의 건강과 즐거움, 합리와 감각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 나가는 트렌드가 계속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날, 3000원대 깐풍기와 마라샹궈가 한국인의 ‘집밥 DNA’와 맞닿으며 서민식탁을 더 넓고, 경쾌하며, 감각적으로 바꾸고 있다. 변신을 거듭하는 중화요리 ‘합리적 미식’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 배소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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