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메디 칼럼] 성장기 자녀, 키 이상으로 척추 건강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8월의 막바지에 다다른 요즘, 가정마다 자녀의 성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이어진다. 2026년 현재 학령기 아이들의 키 성장세는 경기 침체와 맞물려 더욱 화두가 됐다. 부쩍 커가는 자녀를 바라보며 학부모들은 신체발달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키 성장만큼이나 ‘성장기 자녀의 척추 건강’이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척추 건강이 단순한 자세 교정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 전반의 성장과 인지·심리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점차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점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학습과 스마트 기기 사용 시간이 늘면서 아이들의 자세가 변하고 있다. 실제로 대한정형외과학회와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등 전문가들은 성장기 아동·청소년의 척추 측만증과 거북목증후군, 자세 불균형이 급속도로 확산 중임을 경고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10대 청소년의 척추 질환 진료 건수가 전년도 대비 24% 이상 증가했다. 취학아동과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특히 높게 나타난다. 성장판이 닫히기 전, 키 성장의 골든타임이 몸의 축이 흐트러진 상태로 흘러간다면 그 여파는 예기치 못한 곳까지 미칠 수밖에 없다.
올해 7월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전국 중·고교생의 약 38%가 ‘장시간 앉은 자세로 인한 허리 통증’을 경험한다고 답했다.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서 정형학적 성장 방해 및 운동기능 저하, 만성 통증 및 집중력 저하 등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한 청년 사례로, 중학생 시절 하루 평균 11시간을 책상·스마트패드 앞에서 보낸 김태완(가명, 17세) 군은 “키는 크게 자랐지만 만성 두통과 허리통증, 우울감이 생겼다”고 호소했다. 이후 물리치료와 자세교정 운동을 병행하며 증상이 호전되는 모습을 통해 ‘키와 척추 균형’의 현실적 상관관계를 입증했다.
그렇다면 왜 많은 학부모들은 올해도 여전히 ‘키’에만 집중할까. 전문가들은 한국의 공교육 및 입시환경, 사회적 ‘키 선호’에 매몰된 담론구조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성장기 청소년들이 신체 이미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키’가 지나치게 강조되면, 진정한 신체 균형이나 건강으로부터 관심이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실제로 소아정형외과 전문의 이수민 교수(서울아산병원)는 “청소년기 척추 건강 문제는 성장판 손상, 만성 통증, 집중력 저하를 유발해 궁극적으로 사회진출 초기 역량저하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척추라는 신체의 기본 골격이 건강해야만, 키 성장의 의미 역시 온전히 실현될 수 있다는 뜻이다.
청년·청소년층에서 척추 질환이 확산되는 현상은 일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사회로 이행하는 구조적 변화, 교육 시스템·생활 양식의 일상화와 맞닿아 있다. 장시간 앉아있는 수업 시스템, ‘집-학원-도서관’으로 이어지는 고정된 생활 패턴, 운동 부족 등은 모두 아이들의 신체 균형을 무너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등교육 단계에서 학생 주도의 스트레칭 교육, 체육 시간 확대, 자세 모니터링 등 예방적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높다. 진단이 어려운 만큼 초기 불균형을 방치하기 쉽고, 일단 잘못된 자세가 굳어지면 개개인·가계는 물론 사회 전반 부담도 커진다.
국가 차원의 정책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정부 관계 부처는 ‘성장기 아동 청소년 척추 건강 관리 실태조사’ 및 ‘척추 모니터링 시범 프로그램’ 도입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학교별 실질적 지원 격차, 일선 의료기관과 가정-학교 간 정보 전달 미비, 가구소득별 건강 불평등 등의 한계가 남아 있다. 케이스별 분석에서는 저소득층, 맞벌이·한부모 가정 등 구조적 돌봄·정보취약 가정에서 오히려 사각지대가 크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현재의 사회적 안전망이 ‘키 성장’이라는 단일 지표에 머물러 있을 때, 오히려 신체적·정신적 건강 불균형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신호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성장기 자녀의 건강을 바라보는 시각을 좀 더 넓혀야 한다. 키의 숫자 너머 아이들의 척추와 전체적 균형, 심리적 안정까지 관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교육 현장, 가정, 다양한 청년 활동 영역에서 ‘키+척추 균형 성장’이라는 의제를 일상화하는 작은 실천이 쌓이면, 향후 성인 세대의 사회적 비용 절감이라는 큰 변화를 이끌 수도 있다. 변화의 시작점은 바로 우리 일상이다. 가족 식탁에서, 교실에서, 학원에서 아이의 자세를 한 번 더 살피고,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건강 습관을 형성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가장 직접적이고 중요한 사회적 안전망이 될 것이다.
확장된 시선, 작지만 구체적인 실천으로 미래 세대의 근간을 지켜가는 것이야말로 성숙한 사회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한다.
— 강지우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