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거의 못 해’ 김건희 건강 증언에 울먹인 방청석,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나

재판정의 적막을 깨뜨린 것은 한 마디 증언이었다. “최근에는 식사를 거의 못하고 있다.” 2026년 8월, 김건희 여사의 건강 이상설을 두고 분분한 소문이 서울 서초동 법원 앞에 가득했다. 피고인 김 여사 소식이 언론을 여러 차례 타며, 법정에서 진행 중인 재판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운 방청객들 속에는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그리고 이날, 담당 변호인의 발언이 흘러나가자 방청석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이들이 보였다. 복잡해진 뉴스 소비와 고단한 한국 사회에서 누군가의 ‘식사’를 두고 울컥하는 이 심정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해야 할까?

도심의 작은 카페에서 만난 50대의 김정숙 씨는 “사람이 밥을 제대로 못 먹는다는 게 마음 아프죠. 상대가 누구이든 같이 걱정하게 되는 게 인지상정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방청객 중 한 명이었던 박모(45)씨 역시 “이 나라 정치가 어찌 돌아가는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힘들어하면 분명한 사정이 있을 거다. 많이 먹고 힘내시라고 전하고 싶었다.”며 감정을 드러냈다. 그들의 시선 속에는 확실한 정치적 편향 이전에, 누구든 고통받는 이를 마주할 때 피어오르는 공감이 자리했다.

그러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커뮤니티 상에서는 날카로운 시선도 적지 않다. “건강 이상설, 동정심 끌기 아니냐”는 반신반의부터 “정치적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비판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교차한다. 실명 인증이 필요한 커뮤니티 익명의 글을 보면 “정상적으로 식사 못 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넘쳐난다. 왜 유독 김건희 씨만 이슈가 되는가?”라며 피로감을 토로하는 글도 적지 않다. 이들 뒤에는 최근 가중되는 사회적 갈등, 극한의 피로감을 견디는 각기 다른 시민들의 실상이 엿보인다.

사건의 ‘본질’을 고민할 때, 우리는 타인의 아픔에 대한 본능적 공감과 동시에 무뎌짐도 경험한다. 2026년 대한민국 헌정 사상 유례 없이 현역 영부인에 대한 사법 절차와 건강 소식이 동시에 보도되는 특수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건강 이슈가 본인 방어 논리로 작용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표하는 언론인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장에서 방청한 이들, 그리고 누리꾼 상당수는 여전히 사람다운 기준으로 손을 뻗는다.

김 여사가 정치권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 아래, 매캐한 비난과 연민이 혼재하는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최근 여러 다른 공인 관련 건강 이슈와 달리, 그녀의 ‘식사’를 두고 벌어지는 정서적 진폭은 유독 크다. 한국 사회의 극심한 ‘피로 현상’과, 현안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이 충돌하는 갈등 구조와도 맞닿는다. 사회학자 유지현(경희대 사회학과 교수)은 “권력자이든 시민이든 건강을 잃는 순간 누군가의 딸·아내·이웃이 된다”며 “공인의 아픔 역시 개인의 아픔으로 해석되는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에게 연민이 쏠린다는 점이 현 사회의 온도를 입증하기도 한다. 최근 통계를 보면, 전국 단위에서 최근 5년간 만성 복합질환(식욕부진 등 정신·신체 결합 증상) 환자가 30% 넘게 증가했다는 보도도 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정윤호 씨는 “언론이 보여주는, 권력을 가진 이들의 아픔이 오히려 우리와 닿아있는 것 같다”며 “내 얘기 같아서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권력층의 ‘사람’ 김건희를 보고, 내 옆의 ‘사람’ 자신을 보는 복합적 감정이 드러난 순간이다.

누군가는 김 여사의 건강 문제에 정치적 계산을 덧씌우려 한다. 누군가는 그녀가 처한 처지를 진심으로 안타까워 한다. 하지만 여러 방청객의 눈물, 식사를 못 해 쓰러진다는 증언 앞에서 두 감정 모두 ‘대한민국 사회가 깊어지는 방식’을 대변한다. 감정이 복잡하게 얽히고, 뉴스는 점점 더 뜨거워지지만, 끝내 남는 질문은 이렇다. ‘이제 우리는 권력 앞에서조차 사람이 아프면 함께 아플 수 있을까?’

핸드폰 너머로, 작은 법정의 빛 한 줄기가 더 많은 사람을 따뜻하게 비춰주길 바란다. 누가 됐든, 건강의 가치가 소모품이 아닌 공동체의 자산임을 잊지 않는 하루이면 좋겠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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