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72억 투자에도 무득점, EPL 꼴찌로 추락한 토트넘 – 손흥민 없는 2년 차, 어디까지 추락하는가?

2026-27 시즌 EPL 개막 2경기, 토트넘 홋스퍼는 0득점 2연패로 깊은 수렁에 빠졌다. 2년 전 손흥민이 팀을 떠나면서 전력 약화가 우려되던 토트넘은 이적시장에서만 무려 5672억 원을 투입했음에도 완전한 팀 붕괴 조짐을 드러내고 있다. 개막전에서 노리치에게 0-1, 2라운드에서는 셰필드 유나이티드에게 0-2로 완패, 180분간 유효 슈팅조차 찾기 힘든 침묵의 행보다. 손흥민의 빈자리는 수치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었다. 전방 압박, 순간 침투, 그리고 결정적 순간에 활로를 뚫던 창조적 움직임, 손흥민의 존재 자체가 상대 팀의 수비라인을 스스로 불안하게 만들었다. 지난 2년간 토트넘은 대체자를 찾는다며, 리그와 유럽을 종횡무진하는 공격 자원들에게 눈을 돌렸지만, 여전한 ‘NO SON, NO SHOT’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팀의 전술적 역동성 부재는 수치로 명확하다. 2경기 동안 xG(기대득점)는 0.48에 그쳤다. 유럽 빅5 리그 최소 기록이다. 경기는 매번 비슷하다. 미드필드는 무용지물처럼 좌·우를 오가지만 최전방에서 마무리할 선수가 없다. 2023-24 시즌 손흥민의 마지막 시즌에서, 토트넘은 오프 더 볼 무브먼트, 뒷공간 침투, 세트피스 상황 등에서 프리미어리그 최상급 지표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토트넘은 전적 2할 하위권 팀과 별반 차이 없는 효율성만 보여줄 뿐이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냈을까?

첫째, 손흥민 이탈 이후 토트넘은 전방 3선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네덜란드 출신 공격수 페르호이펠, 과거 리옹의 유망주 바카요코 등 저연령 고전력 자원을 수집했으나 EPL식 빠른 템포 축구, 그리고 강한 압박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페르호이펠은 포스트업, 타깃형 스타일임에도 EPL 특유의 속도와 피지컬 전투에서 완전히 밀렸다. 경험 부족은 결정적 순간 최전방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직결되고 있다.

둘째, 팀의 전략적 설계 자체의 미스매치다. 지난 시즌 영입한 미드필더 엔조 케르너는 전진 패스 성공률은 높지만, 압박 탈출 이후의 2차·3차 동작에서 지원받을 동료가 없다. 상대는 중앙 밀집 수비를 바탕으로 토트넘 미드필더들의 전개 패턴을 읽고 있으며, 측면 풀백의 오버래핑마저 지체되어 전장의 폭 자체가 줄었다. 흔히 볼 수 있던 ‘손흥민—케인 패턴’(중앙-손흥민 뒷침투/케인 배후 패스)은 사라진 지 오래, 이제는 능동적인 2선의 직진성도 없다.

셋째, 투자 방향성의 한계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토트넘은 공격력 보강 명분으로 1,200억 원 대의 윙어 부근, 800억의 스트라이커 영입에 집중했지만 실제로 EPL 검증된 자원은 없다. 뒷공간 침투 능력, 1:1 돌파력, 확실한 피니셔, 그리고 리더십까지 겸비한 선수를 찾기는 쉽지 않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 같은 전천후 공격수의 가치는 숫자 그 이상임을, 토트넘의 현 상황이 역설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K리그와 EPL을 지켜봐온 입장에서, 토트넘의 전술 셋업은 중원-공격라인의 파이프라인이 차단된 채, 점유율만 높고 효율은 최악인 전형적인 ‘데드볼 포제션’을 연상시킨다. 투입되는 자본은 폭탄 수준이지만, 라인 간 거리와 밸런스 유지, 그리고 빌드업 과정에서의 화학작용이 아예 실종됐다. 단순히 손흥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2년간 무리한 유망주 중심 리빌드, 감독의 잦은 교체, 스카우팅의 단편적 영입 등, 구단을 둘러싼 전략 자체가 EPL 실제 경쟁구도에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영국 스포츠 전문지 ‘텔레그래프’와 ‘가디언’ 역시, 토트넘의 지금 위기가 전방 핵심 전력 이탈뿐 아니라 장기적 브랜딩-관리 전략의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한다.

물론 축구란 예측 불허의 스포츠고, 시즌 중반 이후 각성하거나, 젊은 선수들이 기량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상위권 팀들이 개막부터 승점 레이스를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올 시즌 EPL 판도에서, 토트넘이 지금의 구멍난 전술 구조를 방치한다면, 힘 있는 중위권 팀에게조차 완패를 반복할 것이 자명하다. ‘No Son, No Party’라는 뼈아픈 농담이 이제는 리그 팬들과 스탯으로부터 모두 입증되고 있다는 점이 상징적이다. 그 어느 때보다 전술적 전환과 공격진 재편이 시급하다. 더 이상의 시간 낭비와 투자 실패가 반복된다면, 토트넘의 유럽무대 복귀도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 김태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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