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장 실종사건 미입력·삭제, 시스템 관리에 드러난 공백과 책임
지난 9월 1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부산경남 일대 경찰서, 이른바 ‘부경장’에서 발생한 실종 사건 63건이 공식 기록에서 삭제되거나 아예 미입력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중에는 안타깝게도 이미 숨진 30대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충격이 적지 않다. 실종 신고가 처리되는 과정에 대한 기록 부실 문제는 단순 행정의 실수 차원을 넘어, 가족 및 지역사회에 미치는 파장을 생각할 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번 누락은 최근 2년간 꾸준히 반복되어 온 것으로, 실종 가족과 시민의 안전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경찰서 내부 전산시스템에 실종 관련 자료가 누락되는 동안 가족들은 기다리며 불안에 떨었고, 일부는 수색 방향마저 상실한 채 좌절을 겪어야 했다.
누락된 63건 중에는 중대한 사회적 신뢰를 저해할 만한 사례들이 눈에 띈다. 경찰은 책임자 실수, 시스템 이중입력 오류, 담당자 퇴직과 인수인계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을 제시했으나, 본질적으로는 일관된 통제와 감시체계의 부재가 문제의 핵심이다. 실제로 비슷한 사례가 타 시군 경찰서에서도 간헐적으로 보고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단순한 특수사례가 아니라 전국적인 시스템 관리 공백의 한 단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울, 인천, 대구 등지에서도 데이터 입력 오류로 인해 실종 신고 접수 후 추적이 지연되거나 아예 진행되지 못했던 사회보도의 결과가 확인된 바 있다.
국가 행정 시스템에서 가장 기초적인 원칙은 ‘기록의 완전성’이다. 실종자 정보와 관련된 내부 처리 기록은 그 자체로 사안의 실마리가 되며, 실종자의 생명 및 안전 확보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특히 경찰 내 실종 전담팀 체계가 강화된 이후, 온라인 전산망과 경보 시스템이 도입되어왔다. 하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수작업 보고, 담당자별 매뉴얼 이해도 차이, 업무 인수인계 소홀 등 아날로그적 오류가 만연한 실정이다. 경찰 내부 직원과 실종자 가족 인터뷰를 종합해보면, 시스템 오류가 발생할 때마다 ‘책임은 결국 어느 한 명의 개인 실수로 수렴’되는 행태가 반복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행정 시스템 자체에 대한 냉정한 진단과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또한 신고 접수 이후 가족들의 고통이 장기화된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기록이 누락된 가족은 장기간 정확한 진행상황을 안내받지 못한 채 기다려야 하며, 내 사건이 어디서 어떻게 처리되는지조차 알지 못하게 된다. 실종 신고 접수-조사-수색-종결의 전 단계에서 투명한 안내와 절차 공개가 보장돼야만 가족들이 신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담당자 부서의 변화, 휴직·퇴직자 발생, 연휴 등으로 본의 아니게 시스템 접속 및 정보 입력이 누락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경찰청 관계자는 “내부 교육 강화와 시스템 이중 체크 체계 보강”을 대책으로 내놓았지만, 실제 일선 경찰서 민원서비스 수준은 아직 취약하다.
사례를 살펴보면, 얼마 전 부산에서 30대 여성의 실종 신고가 이뤄졌으나 약 3주간 기록된 자료가 실종담당 서버에 반영되지 않은 탓에 가족의 수색 요청이 헛돌았고, 결국 안타까운 결과로 마무리된 일이 있었다. 숨진 이의 가족은 “경찰이 수색 노력을 했다고 해도, 최초 신고 그대로 처리만 됐어도 결과가 달랐을지 모른다는 아쉬움이 있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 같은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실종사건 데이터 누락은 단순히 행정 내부의 일탈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시민의 실질적 안전망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단순 행정망 오류 이상의 문제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사회복지와 청년·아동 인권 이슈를 다루는 한 상담가는 “실종 신고는 사회적 약자·위기 가족에 실질적 도움의 시작인데, 그 첫 단추인 접수부터가 누락된다면 국가시스템에 대한 불신만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실종자 가족 피해지원단체와의 인터뷰에서는, “안전망이 아닌 시스템미비망에 내 가족이 갇힌 셈”이라는 날선 진단도 나온다. 복지와 보호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정책기조와 현장 운영의 괴리, 보편적 행정업무의 사각지대가 보다 섬세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경찰 당국과 지방행정 전산관리 부서는 이번 사태를 강력한 경고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데이터 관리와 시민 안내 시스템 보강, 그리고 실질적인 신고·수색 프로세스의 투명화가 병행되어야만 한다. 실종사건의 기록은 단순 숫자가 아닌, 실제 가족들의 안타까움과 사회의 책임이 응축된 ‘사회적 신뢰의 표시’라는 점을 결코 망각해선 안 될 것이다. 본격적인 가을 연휴와 개학 시즌에 들어서는 9월, 더욱 철저한 시스템 점검과 전담인력 교육이 요청된다. 행정 내부에 반복돼온 오류가 시민의 신뢰와 삶을 무너뜨리는 일이 더 이상 재발하지 않아야 하겠다. 실종된 이들을 기억하는 것과 잊지 않는 시스템, 그 경계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진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최현서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