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들고 키우는 감정, 중국 Z세대의 ‘감정소비’ 열풍
지금 중국을 걷다보면, 작은 방 안의 푸릇한 싹, 마음을 조용히 채우는 손끝의 온기, 그리고 자신만을 위한 작은 무언가를 말없이 키워가는 젊은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감정소비’라는 단어가 낯설지만 묘하게 가슴에 남는다. 이들은 이제 물건을 단순히 사거나, 남들과 경쟁하듯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 직접 만들고, 가꾼다. 중국 Z세대가 사랑하는 이 ‘감정소비’의 바람은 사회 전반을 차분히, 그러나 힘있게 변화시키고 있다.
빨갛거나 하얗게 피어난 작은 꽃들, 잎사귀 위에 맺힌 이슬방울, 혹은 토끼모양 쿠키를 오븐 앞에서 들뜬 마음으로 지켜보는 순간들. 중국 주요 도시의 20·30대들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자신을 위로하고, 내면을 보듬을 수 있는 감정의 통로를 직접 만든다. 한껏 조용하지만 분명한 움직임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취미공방, 소규모 베이킹 클래스, 수공예품 마켓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같은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 곳곳에서도 취향을 공유하는 젊은이들이 직접 모여 무언가를 만들고 키우며 ‘느림’을 경험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예는 ‘먼지꽃’(苔玉:이끼공)이나 작은 다육식물을 키우는 ‘테라리움’ 트렌드다. 시멘트로 만든 작은 화분 안에 사랑스러운 싹이 자라는 순간, 젊은 Z세대들은 그 속에서 나만의 ‘마음 돌봄’을 경험한다. 오래 전부터 생활에 여유를 찾고 싶었던 이들의 작은 소망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바탕으로 더 빨리, 더 넓게 퍼지고 있다. 단순히 장식용품을 구매하는 대신, 직접 재료를 골라 식물이나 굿즈, 소품을 제작하는 D.I.Y(Do It Yourself) 플랫폼이 최근 2~3년 사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신경 써서 꾸민 감성 공간과 정성스럽게 써내려 간 손글씨, 그리고 수많은 ‘디지털 맥시멀리스트’ 이미지 피드. 이들은 소비 대상을 넘어 소비 행위를 ‘자신을 위한 작은 의식’으로 깎고 빚는다. 소비에 담긴 감정, 즉 나만의 행복과 자기만족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중국 대표 소셜 플랫폼 샤오홍슈(小红书) 등에는 ‘혼자서 작은 축제를 연다’란 해시태그와 함께 마음을 쏟아 만든 ‘홈메이드 베이킹’이나 ‘1인 방꾸미기’ 후기들이 꾸준히 포스팅된다. 20대 초반 여성 A씨는 ‘가게에서 사는 빵 맛도 좋지만 내 손으로 만든 쿠키를 친구와 나누는 시간이 훨씬 기억에 남는다’고 고백한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움을 경험하지 못한 Z세대라지만, 정작 이들이 관심을 갖는 건 ‘값비싼 소유’가 아니라 ‘오래 남는 추억’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팬데믹 이후, 급변하는 사회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찾으려는 욕구가 커진 것이 이같은 감정소비 트렌드를 만들었다고 분석한다. 원데이 클래스, 오프라인 크래프트 공방, 나만의 작은 텃밭 가꾸기 등이 최근 중국 모빌리티 데이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가활동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일회성 소비와 단순 소비재 시장, 그리고 고가 명품에 열광하던 과거 소비 트렌드와는 사뭇 다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회사 닐슨IQ가 2026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MZ세대 중 65% 이상이 ‘경험 중심 소비’를 선호하며, 자신의 정서적 만족이 소유의 가치보다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주는 ‘소확행’을 직접 만드는 것이, 오히려 작은 사치나 일상적 소비보다 큰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심지어 온라인에서 친구들과 직접 만든 쿠키나 케이크, 작은 손수건을 주고받으면서, 서로의 감정과 취향을 존중하며 ‘감성 네트워크’를 쌓아가는 것도 중요한 트렌드다. ‘함께 만들기’는 자신의 정서적 고립감을 줄이고 진정한 소통의 시작포인트로 여겨진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공방이나 클래스에서는 구성원 간 협업 기회를 늘리고, ‘함께 키우는 식물’처럼 공동체 의식을 확장하려는 노력도 분명히 보인다.
이러한 감정소비는 사회 전반에 부드러운 파동을 일으킨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개개인이 자신의 가치와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소비는 더 이상 남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세계를 채우고 돌보는 행동이 된 것이다. 소비에 담긴 사연, 손끝에 남은 따뜻함, 새로운 경험에서 오는 자신감이 Z세대를 움직인다.
이런 움직임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청년층에게도 시사점을 던진다.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느린 행위, 손끝의 따스함, 그리고 타인과 진심을 나누는 경험이 우리 삶을 견고하게 만든다. 물가상승과 긴장감 도는 시대지만, 이들의 조용한 변화가 다시 많은 이들에게 소소하면서도 깊은 위로를 건넨다.
— 하예린 ([email protected])

진짜 신기하네요☺️
감정소비?ㅋㅋ 신기한 단어다 ㅋㅋ
테라리움 만들고 뭐 만들고… 이젠 손재주도 트렌드라고 우기는 시대! 근데 어쩔 수 없지, 세상 팍팍해질수록 이런 거라도 챙겨야지!! 사진 올릴 땐 조명 각도 신경 많이 쓰겠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