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 손상 경고, 응급의학과가 짚은 심각한 식습관

최근 응급의학과 현장에서는 췌장질환 환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맞아 기름진 외식과 폭음·폭식 사례가 급증하면서 췌장의 과부하로 응급실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 7월 30일, 서울 시내 3개 응급실 의료진들에 따르면 기존 만성소화기질환자 외에 젊은 층 20~40대 환자도 췌장염 증상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빈도가 크게 늘었다. 경증 복통부터 응급수술로 이어진 사례까지 다양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최근엔 단 한 끼의 잦은 음주와 치킨, 삼겹살, 햄버거 등의 고지방·고단백 식사가 췌장에 큰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대표적 고위험군은 야식 빈번, 술+기름진 음식 동반, 짠 자극음식 지속섭취, 식사 간격 불규칙 등으로 요약된다. 실제로 국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도 2025년~2026년 1년 새 급성췌장염 진단 환자가 전국적으로 12% 늘었다. 휴가철 술자리, 고칼로리 야식, 가공식품 과잉섭취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췌장은 소화효소와 인슐린 등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전문의 진단에 따르면, 일시적 무리에도 과민하게 반응해 염증을 일으키고, 반복되면 장기적 구조손상·기능저하로 이어진다. 초기 급성췌장염은 복부팽만, 구역, 고열·고통 등 비특이적 증상으로 시작한다. 한 환자는 “야근 후 맥주와 야식치킨을 먹은 뒤 새벽 구토와 복통에 구급차로 실려갔다”는 경험을 전했다. 의료진은 반복 폭식·과음이 췌장 내 지방 축적과 미세혈관 손상, 염증 악순환을 유발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당뇨, 고지혈증, 비만·고혈압이 있는 중장년층은 단 한 번의 자극에도 중증 급성염으로 악화돼 신속 진단·치료가 필요하다. 통상 경련성 복통이 24시간 이내 호전 안 된다면 즉시 응급실로 이동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해당 분야 교수들은 강하게 당부했다.

강남 소재 한 삼성병원 응급센터에서는 최근 들어 젊은 여성 3명이 연속적으로 급성췌장염 진단을 받아 입원 치료를 받았다. 모두 다이어트와 음주 등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응급의학과 A 전문의는 식습관 위험군을 “아침 결식→점심 폭식→야식형 과식→잦은 회식→신체활동 부족” 등 연쇄적 생활패턴이라고 분석했다. 대한췌담도학회가 지난해 발표한 임상경고문에서도, 매년 췌장질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대다수 환자들이 위험 신호를 초기 복통, 미열 정도로 가볍게 여기다 악화돼 내원한다고 경고했다. 통계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엔 2만 5000여 명의 급성췌장염 환자가 공식 보고되었는데, 이는 3년 만에 연 20% 가까운 증가율이다. 해외 주요학회에서도 최근 세계적으로 ‘Fast Food Pancreatitis’라 불릴 정도로 가공식품과 고지방/고단백 식사를 골자로 한 췌장 급성질환 위험이 지적된다.

일선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환자의 생활습관 변화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크다. 의사들은 평소 건강상담 과정에서 “음주 줄이고, 절대 폭식 삼가고, 식사시간 규칙화, 신선 식재료 위주 식단 전환, 야식 금지”를 준수해야만 한다고 반복 설명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인 가구, 직장인, 학생 등은 불규칙한 도시생활에서 쉽사리 위험행동을 피하지 못한다. 최근 한국영양학회, 대한췌담도학회 공동 리포트에서도 실질적 예방책으로 △야식 피하기 △술 섭취 간격 늘리기 △포화지방·당류 적게 섭취 △일일 3~4회 꾸준한 식사 △폭식·편식 피하기가 제시됐다. 대체 음료(탄산수, 무가당차)와 웰빙 간식(과일·견과류 등)으로의 전환도 강조된다. 문제는 이런 권고안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지켜지는가에 대한 실효성이다. 특히 20~40대 젊은층이 건강 위협 신호에 둔감하거나, 업무 스트레스·야근 등으로 무기력하게 식생활을 방치한다는 점이 의료계의 공통된 우려다.

건강보험공단, 보건복지부, 서울시 등 주요 기관에서도 지난 6월부터 ‘췌장 건강 캠페인’을 전개해 대국민 홍보에 나섰다. 급성 통증·반복 복통, 야간 구역·구토, 만성 피로·체중 급감 등 증상이 의심된다면 미루지 말고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 집중 홍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흡연과 함께 술, 단음식·지방 과다가 췌장염 주요 촉진제임을 매년 각종 캠페인을 통해 알리고 있으나 실효성은 미미하다”며, “고열량 식사, 잦은 야식 문화 자체가 뿌리깊어 예방노력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환자 인터뷰에서도 “췌장 쪽 통증인지 몰라 약국에서 소화제만 먹다 악화됐다” “배가 아프면 쉬다가 낫겠지 했다가 응급실로 바로 갔다”는 사례가 잇따랐다. 다만 반복성·만성 췌장염으로 진행되면 평생 약물치료와 식이조절이 불가피해, 초기에 경고를 간과하는 태도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현장 의료진들은 매년 휴가철이면 급성췌장염과 장기손상 등 응급 환자가 체감적으로 증가한다고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에 따르면 2026년 5~7월 사이 전국 응급실 췌장질환 내원은 근 10% 이상 증가했다. 그 배경엔 사회적으로 만연한 과음과 고지방, 불규칙 식습관이 자리하며, 개인별로 위험신호를 조기에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화불량, 잦은 복부팽만, 평소와 다른 피로감이 2~3일 이상 지속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전문진단을 받아야 하며, 단순 식습관이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으로 비화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경계해야 한다.

— 이현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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