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종합사회복지관, 부모 자조모임 상담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어떻게 희망의 연결고리가 되는가

경기도 포천시의 한 사회복지관에서는 지난 달부터 사뭇 특별한 모임이 연일 열린다. 이름하여 ‘부모 자조모임 상담역량 강화 프로그램’. 이 작은 시도의 시작점에는 늘어만 가는 부모의 고민과 홀로 싸워야 했던 침묵이 있다. 복지관의 회의실, 바닥에 깔린 매트 위에서는 큰 박수 소리 대신 나지막한 위로의 말들이 오간다. 내 아이가 세상의 기준에 꼭 맞춰 자라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 남몰래 터져 나오는 지침과 죄책감, 그리고 다름 아닌 나 자신에 대한 용서와 이해가 오간다.

올해 부모의 상담 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상담 전문가, 사회복지사, 심리치료사 등이 직접 손을 잡았다. 참여자들 대부분은 한 번쯤 가족 안에서, 혹은 양육의 벼랑 끝에서 상처를 마주했던 이들이었다. 그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경험을 들추어보는 용기를 얻는다. 한 참가자는 처음엔 “남들 앞에서 말하기엔 부끄럽지만, 아무래도 얘기하지 않으면 나만 괴로워질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이 한마디에서 오늘날 육아 사회의 현주소가 오롯이 드러난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은 포천시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자조모임은 단순한 구호단체기 보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란 공감의 장입니다.” 실제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올 상반기 전국 지자체 공공 상담 프로그램 참여율은 작년 대비 25%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상담 역량 강화라는 명목으로 학부모들을 직접 불러내 ‘이야기 듣기’ 위주의 방식이 주효했다. 한 참가자는 ‘부모는 상처에 무뎌져서 아이에게 세심히 다가가기 어렵다’며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아이에게 따뜻하게 웃어본 경험을 강조했다.

자조모임의 긍정적 효과를 증진시킨 건 무엇보다 ‘공존하는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이 모임에선 양육의 노하우도, 마음의 상처도, 때론 아주 작은 일상적인 웃음도 공유된다. 여기엔 경쟁이나 평가란 단어가 없다. 누군가는 “내가 잘못한 부분이 뭐였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어깨를 쭉 펴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현장에 동행한 상담 전문가는 “부모가 먼저 치유를 받아야 가정이 건강해진다”며, 가족상담 역량을 단순한 ‘심리 검사’가 아니라 ‘함께 아파하고, 함께 성장하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사실상 포천시종합사회복지관의 이번 프로그램은 전국 ‘부모 자조모임’ 시범사업의 좋은 모델로 손꼽히고 있다. 유사 사업을 운영 중인 서울 은평구, 부산 수영구 등 지자체에서도 상담 역량 강화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커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출산율 하락과, 가족 소통 부재로 인한 양육난이 심화된 시점에서 이런 자조모임과 상담의 결합이 ‘양육 스트레스 해소의 새로운 물꼬’가 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공동양육의 경험을 갖춘 부모와, 상담사의 지도가 맞물릴 때, 아이에게 전해지는 온기의 깊이도 남다르다.

이야기는 한발 더 나아간다. 최근에는 새터민, 다문화 가정, 1인가구 부모, 초등저학년 ‘부적응 위기 가정’ 등 다양한 배경의 가족들도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였다. 포천 복지관 측은 이들을 위한 맞춤형 소그룹 ‘상담 멘토단’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곳의 문을 두드리는 부모들은 대체로 공통점을 안고 있다. 자신의 약함을 말로 꺼내는 데에 오랜 시간이 필요했고, 한 번 용기를 내본 끝에 ‘여기서만큼은 다 털어놔도 된다’는 안도감을 얻게 된다는 점이다.

가시적 성장 뒤엔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었다. 상담사들은 상담 이후 개별 평가를 실시, 부모의 심리적 안정도와 일상 스트레스 지수, 가족 내 갈등경험 수치를 추적해 프로그램 발전에 반영한다. 또한, ‘마음나눔 일기장’ 프로젝트 등 심리치유 활동을 병행한다. 복지관 관계자는 “한 번의 모임이 변화의 전부는 아니지만, 연속된 만남이 한 가정의 회복 탄력성을 결정짓는다”며, 프로그램의 중장기적 확장이 필요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문득 돌이켜보면, 가장 소외되기 쉬운 이들은 거창한 정책이나 제도가 아니라, 바로 ‘나의 문제에 스스로 외면하던’ 우리 자신일지 모른다. 사회는 부모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비난하곤 하지만, 이 모임은 부모들의 목소리를 통해 ‘완벽하지 않아도, 서로 기대며 살아가는 따뜻함’이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자산임을 일깨운다.

포천의 작은 복지관에서 피어나는 부모 상담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많은 지역사회에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부모와 아이, 그리고 지역 전체가 치유의 과정을 함께 걸을 때, 우리는 비로소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 변화의 희망을 다시 한 번 믿을 수 있다.

— 김민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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